KTX지부, "폭력 진압 책임 끝까지 묻겠다"

철도공사, "KTX승무원들이 화를 자초하고 있다"

[%=영상1%]




27일 벌어진 KTX 승무원들에 대한 경찰의 폭력 진압과 관련, KTX열차승무지부가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철도공사가 경찰 병력 투입을 요청한 이유로 '경영진 감금'을 든 것에 대해 KTX지부는 "철도공사 서울 사옥과 같은 거대한 빌딩에서 1층 로비 농성을 벌이는 것을 두고 경영진을 감금했다는 주장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오히려 경찰은 이철 사장이 KTX 승무원들과 면담을 원치 않고 있으며 진압을 원하자 무리하게 경찰을 투입한 것이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KTX지부가 공개한 경찰의 폭력 진압 증거사진. 무장한 전투경찰이 KTX승무원의 가슴 부위를 밀쳐내고 있다. [출처: KTX열차승무지부]

27일 농성 당시 KTX지부는 서울역사로 통하는 구름다리에 일부 승무원들을 배치한 것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이철 사장이 있는 6층에 접근조차 하지 않고 1층에서 농성을 벌였었다.

KTX지부는 "경찰은 체면을 중시하여 면담을 거부하고, 승무원 강제진압을 원하는 이철 사장과 철도공사의 사병 노릇을 했다고 비난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면서 "폭력사태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밝혔다. KTX 승무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경찰청장은 폭력 진압의 책임을 물어 남대문 경찰서장과 지휘 책임자를 엄중 문책할 것 △경찰은 폭력 진압으로 다친 승무원들에게 사과하고 치료비 일체를 부담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27일 벌어진 폭력 진압으로 인해 10여 명의 승무원들이 허리 골절, 갈비뼈 골절, 뇌진탕, 요추부 염좌 등의 증세로 서대문 적십자병원과 용산 중앙대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KTX지부는 28일 오전 10시 서울역 대합실에서 이철 사장의 대화 거부와 경찰의 폭력 진압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고, 오후 1시에는 남대문경찰서를 방문, 항의서한을 전달했다.

  KTX승무원들이 28일 오전 10시 서울역 대합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경찰의 폭력 진압을 규탄하고 있다.

철도공사, "대화 불가는 승무원들이 자초한 것"

한편 KTX 승무원 폭력 진압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민주노동당이 발표하자, 철도공사가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27일 발표한 성명서에서 "이철이 추구해 온 민주화는 주먹과 발길질인가"라고 물으며, 과거 민주화 운동 경력을 가진 이철 사장에게 "평화적인 대화 요구에 주먹과 발길질로 응수하는 것이 민주화라고 생각하는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울러 "공사 1층 로비에서 면담 요구 농성을 벌인 것이 6층에서 회의중인 임원진을 감금하겠다는 위협으로 보이지 않는 것은 민주노동당만의 착각인가"라면서 "공사측은 이번 폭력 사태에 대해 책임있게 해명하고, 과잉 폭력 진압을 자행한 경찰 지휘 책임자는 사과하고 후속 조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철도공사는 이에 대해 "KTX 승무원들은 한국철도공사 서울 사옥에 무단 침입, 불법 점거한 것이며 큰 불상사 없이 해산 조치됐다"는 입장이다. KTX 승무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이철 사장과의 면담에 대해선 "승무원들이 불법 행위를 푼다면 대화할 것이며, 명백한 불법행위에 대해선 모든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한국철도공사가 28일 발표한 민주노동당 성명 반박 보도자료에 따르면 "승무원들의 대화 요구에 공사가 고의적으로 물리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크게 다르며, 대화 불가는 승무원들이 자초한 것"이라는 것. 철도공사는 "승무원들의 무단 점거로 5시간 넘게 업무가 마비됐으며 소란을 피우고 직원들을 위협하는 등 비이성적인 행위를 저질렀다"며 "사옥 곳곳에 불법 스티커를 붙이는 도를 넘어서는 행위를 서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이철 철도공사 사장 면담

이에 민주노동당 현애자 의원과 이해삼, 박인숙 최고위원이 28일 오후 1시 30분경 서울플라자호텔에서 이철 한국철도공사 사장과 만나, 전날 발생한 KTX 승무원 폭력 진압에 대해 항의하고 직접고용과 성차별적 고용구조 해소 등을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철 사장은 "여승무원 경찰 연행과 관련해서는 나도 민주노동당 못지 않게 안타깝다"면서 "안타깝지만 나는 직접 문제를 풀 수 있는 적절한 위치에 있지 못하며 노사문제는 사용자와 풀고 다른 것은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이미 수 차례 밝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동당이 밝힌 면담 내용에 따르면 이철 사장은 "우리 입장에서는 불법 주거침입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농성을 하면서 면담을 요청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성차별적 고용구조와 관련한 박인숙 최고위원의 질문에 대해서는 "철도공사 고용 구조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다는 것은 동의하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한 이철 사장은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런 문제가 제기된지도 얼마 안됐지만 앞으로 철도 분야에 여성 진출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되며, 성차별적 요소는 빠른 시일 내 조치를 취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해삼 최고위원이 제기한 '불법파견' 문제와 '1년 후 정규직화 약속'에 대해선 동석한 김천환 여객사업본부장이 답변했다. 김천환 본부장은 "민변에서 불법파견이라고 단정한 것은 승무원 입장만 대변한 것 같아 유감"이라면서 "1년 후 정규직화 약속은 철도유통 정규직을 말한 것이었으며, 복직을 신청하면 대부분 받아주겠다고 하는데 본인들이 신청하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태그

비정규직 , 민주노동당 , 여승무원 , 승무원 , 이철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최인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그래서..

    민주노동당사람들은 뭐라고 대답했는지도 알려주세요~

  • 궁금

    출처가 승무지부로 나와있는데. 과연 피해자의 동의를 얻고 게재한 것인가 궁금하다. 아무리 공권력에 의한 것이라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