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경제정책연구원, 수치조작 논란이란?

흑자감소전망치 73억달러->47억달러가 된 이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정부 출연 국책연구기관이다. 정부, 기업, 언론 들에서 한미FTA의 경제 효과를 주장할 경우 가장 많이 인용되는 자료를 생산하는 곳이 바로 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고, 그들의 보고서들이다. 그런데 최근 그들의 보고서에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한미FTA의 무역효과를 전망한 보고서에서 무역흑자 감소 전망치가 축소되, 수치조작 논란이 불거졌던 것이다.

24일 토론회에서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민주노동당과 함께 보고서에서 사용된 CGE 모형에 대한 공개 검증을 하기로 했음'을 들며 구체적 검증 방법을 협의하고 있다고 수치조작 논란을 일축했다.

1월 보고서, 그리고 수치조작이 불거진 3월 보고서

한미FTA와 관련 가장 많이 인용되는 보고서는 지난 1월에 발간된 ‘한미FTA의 필요성과 경제적 효과(1월 보고서)’ 보고서와 전경련 등과 함께한 3월 세미나에서 발표된 ‘한미FTA의 의의와 기대효과(3월 보고서)’ 보고서 이다. 이 중 3월 보고서가 수치조작의 의혹을 받고 있다.

1월 보고서는 한미 FTA로 인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효과가 1.99%(135억 달러)였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2달 만에 나온 3월 보고서에서는 이 수치가 7.75%(352억 달러)로 급증한 것으로 나왔다. 그리고 대미무역흑자 감소 전망치는 73억 달러에서 47억 달러로 축소됐다.

물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 해설' 해명자료를 통해 '1월 보고서에는 관세 철폐의 효과와 자본 축적의 효과만을 고려했으나, 3월 보고서에는 이 두 가지 효과 외에도 생산성 증가의 효과를 추가 계산했기 때문에 GDP 증가율이 1.99%에서 7.75%로 상승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리고 이경태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쌀을 포함했느냐의 여부에 따른 수치변동일 뿐, 조작은 아니다"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권영길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이미 쌀을 제외한 연구결과를 3월 23일에 공개했고, 이 보고서는 무역수지만 축소되었을 뿐, GDP, 고용, 후생수준 등은 쌀을 포함했다는 73억불 감소 보고서와 같았다"고 같은 모델에서 특정 가정만을 달리한 경우로 나온 결과임을 지적했다.

권영길 의원은 유병삼 연세대 교수(계량경제학)의 “분석모형인 ‘일반균형연산 모형’은 계수나 정책변수 중 하나만 바뀌어도 종속변수 값들이 모두 변하는 것으로, 무역 방정식만 따로 놀 수 없다”는 설명을 드며 '나머지 수치는 그대로 둔 채 무역수지만 바뀐 ‘조작의 핵심’에 대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련해 정태인 전 비서관은 7.75%의 실질 GDP 증가란, 한미FTA 이후 어느 시점에 2000년대 이후 한국의 평균 GDP 성장률이 4~5%인 것이 11~13%로 급증한다는 얘기라고 설명하며 '비상식적인 수치'라고 주장했다.

또한 7.75% GDP 증가되면 73억 달러, 7% 남짓이며 47억 달러라는 같은 모델에서 가정을 달리한 경우에 나온 각각의 수치이므로 7.75% GDP 성장과 47억 달러 무역수지 악화 전망치가 나란이 인용될 수 없음을 수치임을 들었다.

이어 이런 결과는 ‘자본축적모형(장기동태모형)에 생산성 1% 추가 상승이라고 하는 이중의 가정을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런 비상식적인 수치 발표가 연구원의 경제학자들의 비현실적인 감각인지, 외압때문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도 지난 11일 대정부 질의를 통해 한미FTA체결에 따른 경제효과에 대한 공개적인 검증을 요구했고 한덕수 당시 총리대행은 이에 ‘공개적으로 응하겠다’고 답한 바 있 있다. 권영길 의원은 “누가 거짓을 말하고 있는지는 공개검증을 통해 해명이 되면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CGE 모형이란?

이해영 정책위원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CGE모형 분석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원문을 인용하면..

이 모델은 첫째 가상현실에 불과한 완전시장경제를 상정하고 있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항상 완전 일치된다고 가정한다. 둘째, 교역 당사국은 완전 고용 상태임을 전제로 한다. 즉 한 산업부문에서의 실업은 자동적으로 다른 산업부문에서의 고용에 의해 상쇄될 것임을 가정한다.

셋째, 투자와 관련해 이 모델은 B국의 투자증가가 A국 국내투자의 전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님을 가정한다. 다시 말해 협정이 없다면 국내에 투자되었을 자본이 B국으로 유출될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넷째, 이 모델은 A국의 소비자가 A국의 제품을 무조건 선호할 것이라고 가정한다. 그 결과 무역자유화 기업내(intra-firm)무역‘이 전적으로 간과된다.

다섯째, 이 모델은 또한 직접 투자와 투기성 간접 투자를 구분하지 않는다. 대개의 경우 증권투자의 비중이 훨씬 더 크다고 할 때 이는 심각한 착시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여섯째, CGE는 체결국들간에 엄존하는 기술격차를 포착하지 못한다.

결국 CGE모형을 통해 도출된 결론은 잘 해야 ‘참고용’ 이상의 가치를 가지기 어려움에도 마치 이것이 ‘사실’ 혹은 ‘증거’처럼 원용되고 정책판단의 근거로 사용되는 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소지가 다분하다.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라은영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