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는 15일 '한미FTA 협상목표'를 밝히고, 상품무역 일반, 농업, 원산지/통관 등 분야별 협상목표를 공개했다. 특히 원산지/통관 분야와 관련 △FTA에 따른 특례관세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원산지기준 확정 △개성공단 생산물품에 대한 원산지 인정 근거 마련 △양국간 통관절차의 간소화,신속화로 교역 촉진을 지원하고, 원활한 협정 이행을 위한 양국 관세당국간 협력장치 마련 등의 협상목표를 제시했다.
협정문 초안 요지로는 △상대국 상품에 FTA협정상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하기 위한 원산지기준을 규정 △역외가공 특례(한EFTA 방식)를 규정하여 개성공단 생산물품에 대한 원산지 인정 근거 마련 △상품의 수출입 과정에 수반되는 통관절차적 내용을 규정(원산지 자율증명제, 원산지 사전판정제, 원산지 검증제도, 양국 관세당국간 협력방안) 등을 담고 있다.
한미FTA 협상에서 원산지 문제가 주목받는 이유는 개성공단 생산물품의 대일, 대미 수출길 봉쇄 여부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북이 적성국, 테러국 규정을 받는 조건에서 개성공단 생산물품이 원산지 인정을 받지 못하면 사실상 100% 고관세의 벽을 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은 크게 위축받게 된다.
한편 지난 9일 노무현 대통령은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6월 방북에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다. 북한에 대해 완전히 열어놓고 있다.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을 얘기해도 좋으니 만나서 얘기하자. 더 많은 양보를 할 수 있다"며 대북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른바 '울란바토르' 발언은 남북관계와 관련, 정상회담과 대북지원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이 명시적으로 입장을 표명했다는 점에서 발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조건'을 달지 않고 제도적,물질적 지원을 하겠다는 것은 곧 '북핵' 해결에 진척이 없어도 경협을 확대할 수 있다는 것으로, 기존 '선 북핵 해결, 후 정상회담 개최' 입장에 변화가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철도,도로 연결 등 3대 경협에서 올해부터는 농업, 광공업, 경공업, 임업, 수산업 등 이른바 5대 신경협으로의 확대와 관련한 획기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성공단을 포함한 남북경협과 관련, 한국 정부와 미국의 입장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제이 레코프위츠 미국 북한담당인권특사,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은 그동안 개성공단 노동자의 임금과 인권 문제를 수시로 언급하며 개성공단 등 남북경협에 비판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통일부는 고경빈 통일부 개성공단사업지원단장 등이 지난 4월 18일 워싱턴에서 개최된 KEI(한국경제연구소)·AEI(미국기업연구소) 주최 개성공단사업 관련 토론회에서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임금, 노동조건에 대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설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레프코위츠 특사가 정확한 사실이 파악되지 않은 상황에서 여전히 편견을 가지고 이 문제를 바라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런 맥락에서 한미FTA 협상초안에 실린 원산지/통관 관련 개성공단 문제는 한미FTA 본협상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은 개성공단 원산지 문제에 대해 쉽게 양보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즉 개성공단 생산물품을 북한산으로 규정하고 10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개성공단 생산품의 역외 수출 활로는 사실상 봉쇄되며, 개성공단과 남북경협의 미래 역시 큰 영향을 받게 된다. 그러나 미국이 다른 부문의 개방을 요구하면서 원산지 적용을 허용하는 바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추이에 많은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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