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노동자들이 공동으로 성명서를 채택하고 한미FTA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모았다.
6일 오전 시 30분(워싱턴 D.C. 현지시각), 리차드 트룸카 AFL-CIO(미국노총산별연맹)사무총장, 안바 버거 승리혁신연맹 위원장, 김태일 민주노총 사무총장, 백헌기 한국노총 사무총장은 백악관 앞 헤이-아마다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한미FTA는 NAFTA 모델의 전처를 똑같이 밟고 있다”며 “한미FTA협상을 출범시킨 결정과 사전 협상 과정이 노동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와 충분한 협의과정 없이 추진되었다”고 지적했다. 양국노총에 따르면 NAFTA로 인해 미국에서 1백만 개가 넘는 일자리와 고용 기회가 희생되었으며, 미국 임금에 대한 하향 압력을 증가시키는 대신 기업 이동성과 유연성을 가속화시키고 심화되었다.
이어 양국노총은 “미국과 한국 공히 안정적이고 좋은 임금의 일자리가 임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체되면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에 대한 침해가 위기적 상황에 처해 있다”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FTA협상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비롯해 시민사회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노동친화적인 양국의 무역과 경제협력 모델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한국 뿐 아니라 미국 노동자에게도 이롭지 않은 한미FTA"
공동성명 채택에 대해 민주노총은 “이번 공동성명은 한미FTA가 비단 한국 노동자뿐만 아니라 미국 노동자에게도 결코 이롭지 않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것”이라며 “협상 중단을 요구한 것은 그만큼 지금까지 체결된 FTA가 파괴적인 결과만을 가져왔음을 경고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밝혔다.
이번 공동성명에 이어 민주노총은 7월 10~14일까지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미FTA 2차 협상 기간 동안에는 미국 노동계 대표를 한국으로 초청해 공동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문]한미 FTA에 대한 노동자 공동 성명서
Joint Labor Declaration on the Proposed Korea-US FTA
1. 미국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미국노총산별회의(The American Federation of Labor and Congress of Industrial Organizations (AFL-CIO))와 승리혁신연맹(the Change to Win Federation), 그리고 한국 노동조합을 대표하는 민주노총(KCTU)과 한국노총(FKTU)은 공히 한미 FTA(KORUS FTA) 협상이 이번 주 출범한 데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
2. 양국 정부의 발표와 사전 협상을 보면, 한미 자유무역협정은 노동자의 권리와 환경에 대한 미약한 보호 공공의 이익을 보호하고(regulate)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정부 권한의 침해, 다국적기업 투자와 이익을 위한 강력한 보호 조항 등 실패한 NAFTA 모델의 전철을 똑같이 밟고 있다고 확신한다. 우리는 또한 이러한 협상을 출범시킨 결정과 사전 협상 과정이 노동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와 충분한 협의과정 없이 추진되었다는 점에 대해 제기한다.
3. 지난 12년 간, NAFTA는 미국에서 1백만 개가 넘는 일자리와 고용 기회를 희생시키고, 미국 임금에 대한 하향 압력을 증가시키는 대신, 기업 이동성과 유연성을 가속화시키고 심화시켰다. 멕시코 노동자의 임금은 실제로 하락하거나 정체되었고, 불평등은 악화되었으며, 빈곤층은 증가했다. 미국 노동자들은 FTA에 노동자의 권리와 환경 기준을 보호하고, 공공서비스의 보호를 위한 강력하고 강제력이 있는 조항들이 포함되어야만 한다고 주장했음에도, 부시 행정부는 지금까지 체결된 많은 FTA에서 이러한 문제제기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았다.
4. 마찬가지로 한국 사회에서 IMF 구제금융은 투기적 투자를 증가시키고 '고용 없는 성장'에 기반한 경제 질서를 야기한 신자유주의 및 시장주도 '개혁' 과정을 촉진시켰다. 이러한 '개혁' 과정이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비정규직화와 공공서비스에 대한 사유화, 상품화를 야기시켰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는 노동조합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이러한 경향을 촉진하고 심화시키는 무역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5. 우리는 양국 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직으로서, 양국의 노동기본권과 노동기준 현황에 대해 특히 많은 우려를 표명하고자 한다. 한미 양국에서 공히 안정적이고 좋은 임금의(well-payig) 일자리가 임시직과 비정규직으로 대체되면서, 노동자들의 인권과 노동권에 대한 침해가 위기적 상황에 처해 있음을 공유한다. 또한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역시 충분히 보장되지 않고 있음을 공유한다. 우리는 양국 정부가 작업장에서의 근본 원칙과 권리에 관한 ILO 선언을 존중하고, 양국 정부에 대한 ILO 결사의 자유위원회 권고안을 즉각 이행해야 하며, 나아가 노동자들의 권리와 삶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ILO 87호와 98호 협약을 비롯한 핵심협약을 비준할 것을 촉구한다. 특히 한국의 경우, 노조활동에 대한 업무방해죄의 적용, 직권중재 남용, 공무원노조 탄압 등에 대해 수 차례에 걸친 ILO의 실질적 개선 권고를 무시하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한국 정부에 위 상황의 개선을 위한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
6. 양국의 무역과 경제협력은 핵심 노동기본권, 공공/사회서비스, 식품안전과 식량안보, 환경, 공공 건강과 교육에 대한 보호 과정이 동반되어야만 한다. 하지만 사전 협상이 진행된 이후, 현행 한미 FTA는 전혀 이러한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협상가들의 발본적인 변화가 없는 한, NAFTA의 실패를 반복적으로 재생산할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7. 우리는 한미 양국 정부가 한미 FTA 협상 과정에서 나온 문서들을 협정체결 후 3년 동안 일반 국민에 공개하지 않기로 합의한 점에 주목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협상의 효율성'과 제3국과의 FTA 협상을 진행할 때 전략이 노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우리는 양국 정부가 이러한 문서들을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
8. 이에 양국의 노동조직은 향후 협상의 내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지속적인 공동대응을 펼쳐나갈 것을 결의하면서, 양국 정부에 아래의 사항을 요구한다.
첫째, 우리는 '표준 FTA'가 양국 노동자에게 미치는 경제·사회적 영향에 대해 노동조합과 시민사회단체의 충분한 참여 속에서 전면적으로 평가할 것을 양국 정부에 요구한다. 특히 '표준 FTA'가 노동기본권과 고용, 임금 보건의료와 교육을 포함한 공공서비스 문화다양성, 식량안보 등에 미친 영향이 반드시 평가되어야 한다. 이 평가 보고서는 미국 의회와 한국 국회에 제출되어야만 하고, 양국 국민에게 공개되어야만 한다.
둘째, 한미 양국 정부는 협상 과정에서 나온 문서들을 협상 체결 후 3년 동안 공개하지 않기로 한 합의를 철회하고, 모든 과정을 투명하고 민주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셋째, 한미 양국의 무역 및 경제 협력이 NAFTA, 한-칠레 FTA, 그리고 기존 FTA의 부정적 모델을 밟지 않도록 해야만 한다. 특히, 기업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공공의 건강과 안전, 노동기본권, 환경, 필수 공공서비스, 그리고 공정한 경제발전을 침해하는 북미자유협정(NAFTA) 방식의 무역 규칙은 배제되어야만 한다.
넷째, 한미 양국 정부는 무역 및 경제협력의 전제 조건으로, 87호와 98호 협약을 시작으로 ILO 핵심 협약을 비준해야만 하며, 양국 정부에 대한 ILO 결사의자유위원회 권고안을 즉각 이행해야 한다.
다섯째, 우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FTA 협상을 중단하고, 노동조합을 비롯하여 시민사회단체와 충분한 협의를 통해 노동친화적인 양국의 무역과 경제협력 모델의 형성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한다.
9. 한미 양국 정부가 위에 서술된 긴급한 요구들을 충분히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우리는 한미 FTA 협상을 강력하게 반대할 것이며, 이 협정이 이행되지 않도록 함께 투쟁할 것이다.
2006. 6. 6. (화)
리차드 트룸카(Richard Trumka),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 사무총장
안나 버거(Anna Burger), 승리혁신연맹(Change to Win Federation) 위원장
김태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Korean Confederation of Trade Unions) 사무총장
백헌기, 한국노동조합총연맹(Federation of Korean Trade Unions)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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