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직 걸고 총파업 묻는 것”

[인터뷰] 한미FTA저지 위해 총파업 결의,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

지난 21일 비가 오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집행부는 청와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FTA저지를 위한 총파업을 전조합원에게 묻겠다고 밝혔다. 의미심장한 총파업 결의였다. 2차 서울 본협상을 앞두고 있었고, 언론들이 정신을 잃고 월드컵으로 도배를 하고 있던 시점이었다.

반면 지난 6월 30일 신학림 위원장을 만난 기자의 마음은 그다지 편치 만은 않았다. 총파업 찬반투표를 앞둔 시점이었고, 월드컵이 사실상 마무리된 이후 언론의 공공성 훼손과 다양성 상실의 전모를 보여준 이번 월드컵 보도에 대한 사회시민단체의 이른바 ‘언론 심판론’이 제기되고 있었던 까닭이다. 어찌되었던 총파업에 대한 기특함(?)은 기특함이고, 싫은 소리가 안 나올 수 없는 상황.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이 언론노조에서 제작한 책자를 설명하고 있다./용오 기자

그러나 기대와 달리 신학림 위원장은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한미FTA 이외에도 방송위원 선정과 헌재의 신문관계법 위헌 판정 등 최근 말이 부쩍 늘었고, 인터뷰 당일만 두 건의 기자회견을 해치운 이후였다. 더군다나 지난 월드컵에서 보여주었던 언론의 보도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등 그의 자진 고백으로 더 이상의 곤란한 질문이 곤란하기도 했다.

“부결되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에 재고의 가치도 없다는 듯 신학림 위원장은 “부결은 생각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청와대 앞에서 갖은 기자회견에서 밝혔던 그 모습 그대로, “부결되면 위원장직을 내놓겠다”며 어깨에 힘을 준다. 뿐만 아니라 언론노조에서 발간했다는 '죽음의 거래 한미FTA'라는 책자를 소개하며 한미FTA가 방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줄줄이 설명을 잇는데, 기자의 생각이지만 이는 일종의 위원장 개인의 최면걸기로 해석된다. 위원장 직을 내건 찬반투표 직전, 이에 대한 부담감이 없지 않을 터였다.

한편 오는 3일부터 6일까지 나흘간 언론노조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이다.

총파업 결의의 과정들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특히 KBS노조의 경우 사장추천제 쟁점이 있었고 MBC노조 경우 월드컵에 올인 하는 경향 속에서 사측과 노조의 힘관계가 상당히 복잡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각 노조별 속사정도 분분할 터인데, 제안하기까지의 과정 어떠한가?

  /용오 기자
한미FTA저지를위한범국민운동본부에 소속된 단체로서 또한 시청각미디어분야공대위에 소속된 단체로서 한미FTA는 반드시 저지되어야 한다. 파업을 통해 한미FTA저지의 한 몫을 담당하는 것은 언론노동자들이 국민들에게 해야 하는 의무와 같다. 또한 이는 언론노동자 발등에 떨어져있는 것이기도 하다. 선택에 여지가 없는 싸움이며 피해갈 수 없는 투쟁이다. 언론노동자들이 파업 할 수박에 없음을 결심했고 중앙집행위원회에 취지를 설명하고, 회의를 거쳐 총파업 찬반투표를 전 조합원에게 묻기로 했다. 단 한명의 반대도 없었다. 파업찬반 투표를 집중해서 7월 10~14일까지 하루 파업하고 사태 추이를 보면서 이후에 필요하면 파업을 전개할 것이다.

법률적으로 이야기하면 합법적 파업은 임금이나 단체협약과 같은 사유로 하는 것이 합법적 파업이다. 엄밀히 노동관계법만 두고 보면 이번 총파업은 불법파업이다. 그러나 한미FTA저지 투쟁에 있어 이번 파업은 불법이냐 합법이냐를 뛰어넘는 것이다. 헌법에 의한 저항권을 의미하는 것이다. 한미FTA는 서민과 절대다수의 노동자 농민의 삶에 지속적이고 치명적인 타격을 가져오는 것이다.

“부결 생각도 않는다. 혹여 부결될 시 위원장을 사퇴하겠다”

어려움 속에서 언론노조 지도부가 나서서 총파업 찬반투표까지 시행하게 되었다. 가능성은 어찌보는가? 또한 혹시 총파업이 부결되었을 경우, 대책도 있는가?

  /용오 기자
부결될 것이라고 생각지 않는다. 분명히 가결될 것이다. 만약 부결되면 언론노조 위원장을 사퇴할 것이다. 지부, 본부의 위원장 등 간부들이 FTA 본질이 무엇인지 몰랐기 때문에 꼭 파업을 해야 하느냐라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현재 모든 간부들이 확실히 파업을 결의하고 한미FTA 저지의 중요성을 충분히 느끼고 있어 높은 찬성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으로는 한미FTA저지 투쟁은 방송노동자들의 생존권 투쟁이기도 하고, 나라를 재앙에서 구하는 싸움이기도 하다. 신성한 투쟁이다. 그래서 조합원들에게 소명의식도 있다. 중앙집행위의 회의를 하기도 했지만, 돌입 시기나 방식은 위원장 권한이기 때문에 정치적이고 도의적이며 법률적인 책임은 모두 지겠다. 한미FTA 저지하는 과정에서 감옥을 가라면 가고, 피를 흘리라면 흘리겠고, 목숨을 내놓으라면 내놓겠다.

아무래도 한미FTA에 대한 언론노조 내부의 위기의식 같은 것도 있었을 것 같다. 언론노조 조합원의 경우, 전문기술직이다보니 노동자성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한미FTA의 파장에 대한 언론노조 조합원들의 위기의식은 어느 정도 고양이 되어 있는가?

언론노조의 사업장이 총 140개다. KBS,MBC 각각 19개의 지역방송사가 있고, SBS와 같은 지역 민방이 9개, 그밖에 신문,통신,출판,인쇄,라디오와 같은 작은 사업장까지 모두 140군데가 된다. 일일이는 아니지만 왠만한 지부에 교육 및 특강을 배치하려한다. 이종회 진보네트워크 대표와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전규찬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정태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양문석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처장 등이 강사로 나서 조합원 특강에 들어간다. 한미FTA가 갖는 본질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아가기 위해 작은 책자도 만들었다. 조합원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10000권 이상 찍었다.

시장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방송에는 공공성은 없다

여하튼 어려움 속에서 다음 주 월요일부터 총파업 찬반투표가 실시된다. 한미FTA가 언론노동자에게 미칠 직간접적인 영향은 무엇이고, 이에 대한 미디어공공성 어떻게 될 것 같은가?이에 대해 어떤 대응을 하고 있는가?

  /용오 기자

언론노조는 방송분야에서 세 가지 절체절명에 과제가 있다. 첫째가 공영방송 체제를 지키는 것. 공영방송으로써 얼마나 충실하게 자기역할을 하느냐의 평가는 각자 위치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럼에도 공영방송 체제를 지킨다는 것은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는 것이다.

두 번째는 지상파방송의 무료보편적 서비스이다. 지상파는 돈을 내고 봐서는 안된다. 케이블이나 위성방송과 다르다. 그냥 무료가 아니라 고정수신이나 달리는 자동차에서도 무료로보아야 하고 휴대수신장치를 통해서도 돈내지 않고 봐야 한다. 그러나 통신사업자들이 방송사업자로 무차별적으로 아무런 제어를 받지 않고 난입해 공영방송체제나 무료보편적서비스를 위축시키도록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

세 번째는 한미FTA를 통해 미국정부가 요구하는 것은 케이블 방송시장의 개방 확대다. 또한 방송쿼터 축소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지켜내야 한다.

또한 방송광고 판매제도가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프로그램에 광고를 직접 판매하지 않고 코바코(한국방송광고공사)에서 대행하고 있다. 물론 코바코 운영상의 방식은 개혁이 되어야 하지만 제도자체는 이 제도가 있기 때문에 시사교양, 다큐, 토론 이런 프로그램에도 광고가 붙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코바코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지난 황우석 사태에서도 보여졌듯이 광고주들이 입맛에 맞지 않는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광고를 주지 않겠다는 등 광고를 무기로 제작자체를 못하게 되거나, 방영조차 못하게 되는 경우가 생길 것이다. 작은 방송사들, 라디오 등 여론의 다양성이 필요한 분야에서 타격을 받을 수 있는 부작용이 초래될 것이다. FTA를 절대 수용할 수 없다.

“월드컵보도에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한편 월드컵 기간 중 한미FTA나 평택항쟁과 같은 현안들이 사장되었다. 이런 기간 중 언론노조의 지침과 방향이 있었는가?

  /용오 기자
사실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못했다.아무리 비판받아도 할말이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다. KBS스페셜을 통해서 멕시코 사례를 통해 한미FTA의 재앙에 대한 보도가 한차례 있었고, 오는 7월 4일 MBC 피디수첩도 방송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9일에 일요스페셜 팀이 한미FTA에 관련된 후속보도를 방영할 것으로 안다. 기자회견도 하고 방송사장도 만나서 이야기도 했으나 소용없었다. 그러나 변명의 여지가 없다.

현재 언론노조는 한미FTA저지를위한시청각미디어공대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 단위는 미디어영역에서 다양한 층위에 있는 단위 혹은 개인이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존에 언론개혁운동의 흐름에 있었고 현역 언론인으로 구성되어 있는 언론노조가 이 단위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공동교육, 토론회, 홍보, 선전을 주로 하고 있다. 또한 7월 1일에는 영화인대책위와 스크린쿼터 축소를 철회할 것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와 기자회견, 문화제를 기획했다. 또한 오늘 청와대 입구에서도 기자회견을 통해서 밝혔듯이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은 방송위원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반대의 입장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이를 위해 부적절한 방송위원들의 출근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을 계획을 하고 있다.

마지막 질문. 최근 신문법 위헌 판결에서부터 방송위원 선정과 관련하여 언론노조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특히 신문법의 경우 시장지배력에 대한 이견이 분분한 것으로 아는데, 이에 대한 언론노조의 입장 및 앞으로의 대응에 대해 간략한 언급을 부탁한다.

한마디로 총체적인 공공성의 위기다. 언론 공공성의 위기는 과거의 경우 정치권력의 통제에 의한 것이었는데, 사업주 시장과 통신사업자 등 자본에 의한 위기가 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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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노조 , 신학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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