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화는 스크린쿼터가 없었다면 나오지 못했을 것'

스크린쿼터 원상 회복 주장, 146번째 1인시위 임권택 감독

  임권택감독이 자신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 촬영을 중단하고 스크린쿼터 축소에 반대하는 1인 시위를 하고있다. /이정원기자

임권택 감독이 3일 오후 6시, 스크린쿼터 사수를 위한 영화인 1인 시위의 마지막 146번째 주자로 나섰다.

임권택 감독은 ‘참여정부가 반쪽 낸 우리 영화의 미래, 스크린쿼터 원상회복을 향한 투쟁, 오늘부터 시작입니다’의 피켓을 들었다. 그리고 이날은 40여명의 영화인들이 함께 참석해 힘을 보태며 마지막 1인 시위의 대미를 장식했다.

지난 2월 4일 영하 15도의 맹추위 속에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부터 시작된 영화인들의 1인 시위는 그간 172명의 주자가 146일간 계속 진행돼 왔다.

자리에 함께한 안성기 영화인대책위 공동위원장은 "더 심한 우리의 몸짓이 필요했을 때 오히려 반대로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1인시위를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어 "1인 시위가 남긴 것은 영화인들의 밥그릇 싸움이라는 오해에서 한미 FTA 반대 운동으로 시각이 옮겨졌다는 것“을 성과로 꼽았다.

이날의 1인 시위자인 임권택 감독은 자신이 그간 만들어 온 영화들은 지칭하며 "스크린쿼터라는 보호막이 없었다면 도저히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수익만을 따진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작품들 이었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또한 대만 영화계의 예를 들며 "어느 순간부터 투자자들이 미국, 홍콩 영화가 돈이 된다고 그쪽 영화만 가져다 개봉해 수지를 맞추기 시작했다. 나중에는 영화를 만들 사람이 없었다. 미술, 촬영 등의 인력이 사방으로 흩어져 다른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영화 한 편 찍으려면 사방에서 인력을 긁어모아야 간신히 찍을 수 있었다. 우리도 얼마 가지 않아 그런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는 스크린쿼터를 원래대로 되돌려 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양기환 대변인은 "1인 시위는 오늘로 끝나지만, 영화인들의 싸움은 2차 본협상 기간에 이어, 철야농성은 30일까지 계속된다"고 밝히며 추가 일정은 30일에 밝힐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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