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모임’, 한미FTA 우려 입장 발표

성명서 초안에 국회의원마다 입장차, 결의수준 미약

한미FTA 2차 협상 첫날인 10일, 국회 안 움직임도 오전부터 분주한 상황이다.

‘한미FTA를 연구하는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들은 10시 20분경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민주적 절차 없이 강행되는 한미FTA 협상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국민과 함께 한미FTA의 모든 과정을 철저히 검증할 것이다"라는 입장을 발표했다.

국회의원모임 공동대표인 김태홍 열린우리당 의원은 성명서 낭독에 앞서 "한미FTA 2차 협상을 맞아 각지에서 시위를 하고 내일부터 언론노조에서 총파업을 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태홍 의원은 성명서를 통해 "협상 개시 선언 이후 한미 양국 정부간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행돼 왔다"며 "그럼에도 국민이나 대의기관인 국회에 대해서는 협상의 진행상황을 알리지 않고, 국가적 중대한 사안을 진행하면서 국회가 배제되고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김태홍 의원은 "오늘 정부 협상 대표단이 협상장에서 미국측에 제출할 양허안에는 국민과 국회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둔다"고 못 박았다.

아울러 "우리에겐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권리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며 ”현재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고 있는 한미FTA의 체결과정과 협상 내용을 철저하고 꼼꼼하게 검증할 것"임을 다짐했다.

한편, 국회의원모임은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8시 조찬 겸 간담회로 먼저 모여 성명서 수정 등 현안을 점검했다. 간담회에서는 신학림 전국언론노조 위원장이 참석해 한미FTA의 위험성과 협상기간 파업을 결의한 언론노조 입장을 모임 소속 국회의원들에게 설명했다.

신학림 위원장은 "협상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회와 국민이 칼자루를 쥐고 있다"면서 "이제는 국회에 기대하는 방법과 민중적 저항에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해, 국회의원들의 활동을 촉구했다.

그러나 정작 간담회는 실망스런 모습이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먼저 통외통위 보고에 참석해, “비공개 자료를 보았으나 알고 보니 이는 이미 언론에 전부 노출된 내용들 이었다”며 2차 협상이 진행 중인 현 시점에도 사실상 연구모임 소속 국회의원들조차 협상문 내용을 알 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2차 협상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한 시점에서 일부 의원들은 한미FTA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파악 조차 하지 못한 모습마저 보였다.

한 의원은 신학림 언론노조 위원장의 브리핑이 끝나자 질문을 하겠다며, "협정 체결 후 3년간 관련내용을 공개할 수 없다고 하는데, 그런 전례가 (다른 나라에도)있느냐"는 질문을 언론계 쪽 분위기와 파업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러 온 신학림 위원장에게 던졌다. 이에 신학림 위원장은 “외교부 쪽에 문의해야 할 것 같다”고 답변해 분위기가 머쓱해 지기도 했다.

성명서 초안을 놓고도 의원들 끼리 의견이 갈리는 등, 예정된 기자회견 시간을 넘길 정도로 각 의원들의 한미FTA 에 대한 입장차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초안에 대해 "고심한 흔적이 있으나, 속도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과 우리가 제대로 하겠다는 내용이 전부인데, 이 정도 입장표명은 안 하니만 못하다. 국민 모두가 생각하는 내용을 국회가 되풀이 할 필요가 있는냐"며 불만을 제기했다.

심상정 의원은 "쟁점은 공개문제다. 미국도 통상법에 따르면 국회에 수시로 완전히 보고하기로 되어있다. 국회의 기본적인 권한과 책임은 무엇인가? 협상내용을 알아야 하는 것인데, 의원이 전혀 모르고 진행되는 협상을 국회가 인정하고 갈 것인가? 이는 국회를 우습게 아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 문제제기를 해야 하고 이런 내용이 성명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기갑 의원도 "단순히 보고뿐 아니라 의견수렴까지 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것만으로도 식물국회라는 소릴를 들어 마땅하다. 내용파악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

임종인 열린우리당 의원은 "성명서 내용이 너무 미약하다. 구체적인 지적이 필요하다. 정보공개와 졸속추진은 안 된다는 내용정도는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런 성명서가 나오는 것은 모임의 이름 때문“이라며 ”한미FTA 모임의 명칭이 연구하는 모임이다 보니 애매한 성명서 내용이 나오는 것"이라고 모임의 성격을 문제 삼았다. 그러자 여기저기서 "차라리 반대 모임을 따로 만들라"는 등 잡음이 오갔다.

채수찬 열린우리당 의원은 “정부가 통합협정문이나 초안문 등 전혀 공개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국회의원에게는 이미 열람이 허락됐다"고 주장했다. 또한 "통상절차법은 내용이 중요한 것"이라며 "미국법과 우리 법은 다르다. 따져 본 적도 없는 법을 통과하라는 것은 무리"라고 일축하고 성명서 원안대로 처리할 것을 주장했다. 그러면서 ”성명서 초안을 미리 검토도 않고 왔느냐“고 불만스러워했다.

결국 당초 기자회견 예정이었던 9시 30분까지 간담회를 통한 성명서 수정이 불가능해, 김태홍 의원 사무실에서 재차 점검 후 10시 30분 기자회견을 갖는데 합의 하고 모임을 마쳤다.

잠시 후 10시 30분, 기자회견은 앞서 공방이 오간 성명서 초안에서 몇 가지 표현이 바뀌고 2-3줄이 삽입되는 선에서 원안과 거의 차이가 없는 형태로 발표되었다.

한 의원은 성명서 초안을 검토하다 "성명서에는 협상을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적혀있다. 그러나 성명 내는 것 말고, 실제로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느냐"며 자조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성명 발표 시에 했던 국회의원들의 '우려'처럼 정작 그들의 대응이 결의 수준에서 머물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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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 2차 협상 , 국회의원 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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