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신라호텔 앞, "난 공포를 느꼈다"

[현장인터뷰](1) - 박행란, 오석순 조합원

10일 한미FTA 2차 협상과 더불어 경찰 공권력의 무자비한 폭력행사도 시작됐다. 이유 없이 지하철 출구를 막고 있다. 혹시 협상단에 들릴까 방송차를 강제 견인해 갔다. 분명 사람들이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에 대한 배려 없이 막무가내 그 차제였다.

  지하철 출구를 아예 막아버린 전경들 / 최은정 기자

이날 신라호텔 근처에 배치된 경찰병력은 10개 중대 천여 명, 서울 장충 체육관 주변에 19개 중대 천 9백여 명 등 모두 3천여 명이 투입되어 있다. 경찰청은 12일 집회 때는 협상장 주변과 집회 장소를 중심으로 경찰병력 백여 개 중대, 만여 명을 투입할 예정이다.

6개 부처 장관들과 경찰청은 ‘준법 집회는 최대한 보장하지만 불법 집회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 밝히고 있다. 10일 오전의 모습은 준법과 불법의 차이가 없었다. 기자회견은 집회가 아니기 때문에 신고 사항이 아니다. 그럼에도 무조건 '불법 집회'로 몰아간다. 이날 신라호텔 앞에 있었던 사람들은 오전 내내 통틀어도 200여명 이 될까 말까한 소수 였다.

다수의 언론들이 대규모 집회와 ‘불법’행위 등을 언급하지만 기자회견 조차 막아서는 경찰들의 불법 행위가 오히려 도를 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보장’ 이지만, 실제로는 ‘공권력을 이용한 묵살’ 이다. 협상 첫 날 이 정도라면, 12일의 상황은 이미 충분히 예상가능한 상황이다.

10일 오전 신라호텔 앞에서 민주노총 윙카 방송차량을 견인해 가려는 경찰의 시도가 수차례 있었다. 견인차로 견인하려 했으나 윙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쇠줄이 끊어졌다. 급기야 사람이 타고 있는 차를 운전해 끌어내 갔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을 하며 방송차 지키기에 나섰던 기륭전자 분회의 여성 조합원 두명을 현장에서 만났다.

  박행란 기륭분회 조합원
박행란 조합원, 반대하는 사람은 짐승만도 못한가?

기자회견을 하겠다고 도열해 있었는데 경찰들이 방패를 앞세우고 밀고 들어왔다. 방송차를 끌고 가려고 해 못 끌고 가게 몸으로 막았다. 협상하는 사람들 들으라고 큰 소리로 기자회견 하는건데, 방송차 없이 어떻게 기자회견을 하겠나.

이 몸싸움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연행하려 했다. 그래서 이미 경찰차에 끌려간 조합원들 내려 놓으라 하면서 싸웠다. 차량 안에 있던 조합원들은 포박당해서 두드려 맞았다고 들었다.

말이 안 된다. 지금의 상황은 군사 독재보다도 더 심한 상황인 거다. 해도 너무한다. 그들에게 한미FTA에 반대한다고 모인 사람들은 짐승만도 못한 상황인 거다. 방패로 찍으면서 워커 발로 차면서 밀고 들어오니 맨몸으로 서 있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맞고 다칠 수밖에 없다. 맨손으로 저항하다 보니 맞기도 많이 맞았다.

한미FTA는 절대 안 된다. 멕시코 사례 못 봤나. 불 보듯 뻔하다. 이미 IMF 이후 한국 사회가 어떻게 됐는지 다들 겪지 않았나. 협상이 진행되는 것을 그냥 지켜보고 있으면 안 된다. 국민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고 결사적으로 반대하며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륭분회 오석순 조합원
오석순 조합원, 여성 조합원 잡아가겠다고 수 십명의 전경들이 달겨들고

기자회견할 당시 차를 견인해 간다고 해서 차 밑에 들어가 있었다. 전경들이 기자들을 끌어내고 혼자 안에 있었는데 남성 전경들이 한쪽에서는 밀고 때리면서 반대편에서는 잡아당기고 해서 끌려 나왔다.

그 상황에서 기자들이 아무것도 찍지도 못했고, 심하게 때리면서 잡아당겼고 밖으로 끌려나온 상태에서도 전경 한 사람이 머리를 누르고, 한 쪽 팔에 두 사람씩 손목 잡고 어깨 양쪽을 누르고 다리는 다리대로 V자로 벌려 들고 꽉 잡고 허벅지는 발로 밟고 한 명은 다리 잡고 이렇게 10분 넘게 그렇게 있었다.

어차피 그 장소에 나 밖에 없었고 해서 앉게만 해달라고 전경들에게 얘기했는데도 아무도 듣지 않고 그 상태를 유지했다. 경찰이송차량이 옆에 서니까 여경들 6명인가 8명이 와서 체포해간다고 하면서 미란다 원칙을 떠들면서 차에 싣는 과정이 있었고 그렇게 해서 연행될 뻔 했던 거다.

정말 참담하다. 백주대낮에 여성 노동자 하나를 잡아가겠다고 수많은 전경들이 달겨들어 에워싸고 폭력을 행사하는 현장에서 난 꼼짝없이 혼자 당했다. 하늘이 깜깜하고 막막했다. 이들은 사람 죽이고도 발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 밑에 있을 때도 굉장히 공포스러웠다. 왜냐면 차를 가운데 두고 사방에서 경찰들이 방패로 바닥을 막 탕탕 치면서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 소리가 지금도 맴돈다. 도대체 저들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연행과정에서 다친 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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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노동자

    지난번 지방선거때 열우당 미친놈들이 국민들에게 "민주평화세력을 지켜달라" 라고 읍소했다고 한다. 이렇게 하고도 자신들이 민주평화세력인가?

    이런 미친정권은 빨리 무너뜨려야 한다. 반민주 폭력세력인 현정부는 미친정부다.

  • 은하철도

    노무현 정권과 한나라 당은 쌍생아다!
    한미 FTA 당장 중당하고 민중 생존권 존중하라!

  • 바다여 바다여

    5공때는 "정의사회구현", 지금은 "참여 정부"
    5공때는 '정의'가 없었고, 지금은 '참여'가 없다.
    국민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논의해야 한다.

  • 김동영

    민주노동자에
    민주는 없다.
    오직 파시스트들만 존재할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