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권중재가 파업을 불러왔다”

[인터뷰] 파업 선언한 이준상 발전노조 위원장

"직권중재가 파업의 직접적 계기“

4일 01시 30분부로 파업을 선언한 이준상 발전노조 위원장을 만났다.


이준상 위원장은 이번 파업의 결정적 원인을 중노위의 직권중재로 꼽았다. 이준상 위원장은 “파업을 막겠다는 직권중재가 파업을 불러 온다”라며 “발전회사는 어차피 직권중재 회부하면 불법이고 파업 못할 텐데 라며 교섭을 해태해왔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문제는 직권중재 대상인 필수공익사업장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이다.

사측이 직권중재에 기대 교섭을 해태하고, 일방적으로 교섭 불가 통보를 할 때 발전노조는 파업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앞두고 양보안까지 내는 등 최대한 쟁점을 좁혀가려고 노력했다. 이준상 위원장은 “우리는 00시로 예정했던 파업시간까지 미뤄가며 마지막까지 협상에 임하려고 했다”며 “상황이 이렇게 되고 보니 우리의 노력이 부끄럽기도 하고, 한스럽기도 하고, 사치처럼 느껴진다”라고 전했다.

“마지막까지 교섭하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발전 노사는 미타결 쟁점 14가지를 남겨 놓고 있었다. 발전노조는 마지막 조정회의에서 핵심쟁점에 대해 양보안까지 제출했었다. 그러나 사측은 “수용할 수 없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이준상 위원장은 “기가 막힌 상황이다”라며 “이건 결렬된 것도 아니고 노조를 파업으로 몰아가기 위한 수순이다”라고 말했다.

이준상 위원장은 “노조는 마지막 일괄타결을 위해 핵심 쟁점 인 교대근무자의 주40시간 근무와 조합원 자격대상 확대만이라도 사측이 전향적인 안을 내면 대폭 양보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도 통하지 않았다. 이준상 위원장은 “사측이 마치 정부의 ‘교섭을 중단하고 총력 탄압 투쟁 돌입’ 투쟁 명령을 받은 것 같다”라며 허탈해 하기도 했다.

갈등 열쇠 쥔 산자부, 정세균 장관은 해외 출장 중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발전 노사의 문제를 풀 수 있는 고리는 정부가 가지고 있다. 산자부는 발전회사의 노사관계에서부터 경영까지 모든 부분에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준상 위원장은 “교섭이 안 되는 것은 발전회사가 산자부의 통제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라며 “정부의 개입이야 말로 노사관계를 극단으로 몰아가는 주범이다”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강력히 탄압하는 이유에 대해 이준상 위원장은 낙하산 인사의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이준상 위원장은 “산자부에서 일하던 사람들은 이미 발전회사의 경영진으로 와 있다”라며 “노조가 견고하면 자신들이 왔을 때 힘드니까 미리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발전노조가 파업에 들어간 지금, 정세균 산자부 장관은 12일 일정으로 해외 출장을 나갔다. 그동안 산자부는 발전노조가 끊임없이 공식 면담을 요청했지만 장관은커녕 차관급이나 실무단도 만나지 못했다. 노사관계 전반을 관여하고 있음에도 노동자들의 요구는 외면하고, 파업을 불법으로 몰아 가는데만 급급한 것이다.

“전력대란을 막기 위해 파업을 선택했다”

이런 상황에서 발전노동자들의 정당한 파업은 불법이라 낙인찍혀, 전력대란 운운하는 언론에 의해 무수한 공격을 당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준상 위원장은 “전력대란을 우려하는 것이 누구인가. 바로 우리 노동자들이다”라며 “그래서 우리는 양보안 까지 내면서 합의를 만들어가려고 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발전노동자들의 싸움은 자신의 밥그릇만 채우기 위한 것이 아니다. 이준상 위원장은 “우리가 임단협을 다 포기하더라도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해, 전력의 공공성 확대를 위해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준상 위원장은 조합원들에게 당부의 말도 남겼다. 이준상 위원장은 “여기까지 올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위원장으로서 침통하다”라며 “우리가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이 상황까지 왔으니까 전체 조합원이 하나가 되어 끝까지 함께 하자”라고 조합원들에게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고려대학교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에게도 미안한 심정을 전했다. 이준상 위원장은 “많은 사람이 움직이다 보니까 많이 지저분해지고 불편한 것도 많을 것이다”라며 “우리 모두를 위한 싸움에 함께 할 수 있었으면 하고, 피해는 최소한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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