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폭로! 광우병 쇠고기 수입, 대국민 사기극 (3)

미국 광우병 소의 나이를 이빨로 판정하는 것이 과학적이라고?

올 5월로 예정되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3월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여 미루어졌다. 당시 광우병 소의 나이가 논란이 되었던 이유는 미국 정부와 쇠고기 수입재개 협상을 하면서 98년 4월 이후에 태어난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쇠고기 수입을 중단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98년 4월 이전에 태어난 8살 이상의 소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더라도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소의 출생기록을 문서로 남기는 경우가 10% 정도 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절대적인 나이를 확정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문제가 발생했다.

  미국 소의 정확한 나이를 알 수 없다고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는 농림부의 가축방역협의회 회의자료(2005.11.29)

사실 우리 정부도 이러한 문제점을 사전에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2005년 11월 29일, 농림부 축산국에서 가축방역협의회 회의자료로 준비한〈BSE 관련 미국산 쇠고기 안전성 검토〉문건을 보면, “미국 내 전체 사육두수 중 월령감별이 가능한 것은 15~20%”라고 적혀 있다.

뿐만 아니라 농림부 문건에는 “(미국 내 ) BSE 발생시 신속하고 철저한 추적 및 쇠고기 안전성 확보를 위하여 미국 소의 개체식별시스템의 조기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막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 직전에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자 농림부는 상식을 벗어나는 행태를 보여주었다.

미국 농무부(USDA)는 역학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객관적ㆍ과학적ㆍ합리적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광우병 소의 나이가 10살 이상이라고 우기면서, 이 소가 1997년 사료금지법 이전에 광우병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

이에 뒤질세라 한국 농림부도 미국의 비과학적인 주장을 그대로 수용하여 미국에 현지조사단을 파견하여 치아조사만으로 8살 이상이라고 판정했다. 한국정부는 광우병 소의 나이를 이빨로 판정하는 것이 과학적인 방법이라면서 건국대 수의대 장병준 학장, 한국종축개량협회 이종헌 사무국장, 농림부 가축방역과 장기윤 사무관 등 3명의 치아감별 전문가(?)를 미국에 파견한 것이다.

  일본 정부가 국제수역사무국(OIE)에 제출한 공식문서.“대부분의 나라가 출생 기록을 동반한 전국규모의 개체식별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 일본 정부는 치열판정으로는 8세 미만인지, 8세 이상인지를 판별할 수없다”며 치아검사가 과학적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올 2월에 국제수역사무국(OIE)에 공식 제출한 문서를 통하여 “대부분의 나라가 출생 기록을 동반한 전국규모의 개체식별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은 상황에서 (…) 일본 정부는 치열판정으로는 8세 미만인지, 8세 이상인지를 판별할 수없다”고 밝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등 유럽국가들과 일본, 캐나다 등에서 출생 기록과 개체식별시스템을 전격도입하여 이력추적제(traceability)를 실시하게 된 주된 이유중의 하나가 바로 치아검사로 나이를 판정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미국 농무부와 한국 농림부는 이빨로 나이를 알아 맞출 수 있는 어떤 비법을 개발했길래, 광우병 소의 나이가 “8살 이상이다”(한국 정부) 또는 “10살 이상이다”(미국 정부)고 공언할 수 있단 말인가.

  미국 앨라배마 주의 광우병 소가 몇 살인지 논란이 일어나자 미국 측에서 보내온 치아 사진 자료들. 왼쪽 아래와 오른쪽 아래는 모두 11살 짜리 소의 치아사진이다. 이 사진을 비교해보면 출생기록이 없다면 이빨만으로 나이를 판정할 수 없다는 과학적 결론에 도달한다.

미국 정부에서 보내온 사진 몇 장만으로도 치아검사법은 신뢰할 수 없는 비과학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금방 드러난다. 위 사진에서 왼쪽 위에 있는 것이 앨라배마 주에서 광우병에 걸린 소의 치아 사진이다. 그리고 왼쪽 아래에 있는 것이 미국 정부가 보낸 건강한 11살 암소의 치아사진이다.

그런데 오른쪽에 있는 미국 정부가 보낸 치아감별 사진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오른쪽 위에 있는 사진이 8살, 오른쪽 아래에 있는 사진이 11살짜리 소의 이빨이다.

미국 정부에서 똑 같이 11살이라고 보낸 이빨 사진 두 장(왼쪽 아래, 오른쪽 아래)만 비교해봐도 치아검사에 의한 나이판정은 고무줄처럼 마음대로 늘어났다가 줄어들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황우석 사태를 통하여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노무현 정부는 미국 광우병 소 나이판정도 엉터리 전문가를 동원하여 대국민 사기극을 펼쳤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대, 지난 4월에 농림부가 성급하게 결론을 내린 미국 광우병 소의 나이는 아직도 오리무중이다. 광우병 소의 나이를 이빨로 알아내는 것은 ’과학적으로 판정할 수 없다”는 견해가 객관적 진실이다
덧붙이는 말

이 글은 박상표 국민건강을위한수의사연대 편집국장의 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