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일자리 빼앗는 정부와 자본, 그리고 이용득 위원장

[기자의 눈] 공공연맹 일본원정투쟁단에 시비건 조선, 동아, 연합에게

노동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떠난 공공연맹 일본원정투쟁단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과 정세균 산업자원부 장관이 손을 잡고 일본 도쿄에서 ‘한국투자유치환경설명회’를 개최한 26일, 설명회가 열리는 호텔 밖에서는 공공연맹 발전노조 조합원들과 산업평가원지부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들은 정부의 잘못된 예산 운영을 고발했다는 이유로, 발전소 민영화를 막기위해 파업을 했다는 이유로 산자부의 모진 탄압을 견뎌내고 있는 노동자들이었다. 또한 9월 11일 한국노총과 정부, 재계의 ‘필수공익사업장의 대체근로허용’ 합의로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노동3권을 빼앗긴 공공부문 노동자들이었다.

공공연맹 노동자들은 “노동자들을 끔찍하게 탄압하고 착취하는 상태에서 일본기업의 한국투자는 한국과 일본 노동자 모두에게 어떤 의미도 없다”라고 외쳤다. 이들의 외침에 일본 전노협 노동자들도 힘을 합쳐 연대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고리타분하다 못해 역겨운 그들의 논리

그러나 이에 대한 주류언론의 반응은 냉담하다 못해 “조직의 명”까지 걱정하는 선정적인 기사들을 쏟아 놓았다.

[사설] 민주노총, 일본까지 가 외자유치 훼방놓다, 조선일보, 9월 26일
[사설] 해외 투자유치 훼방 놓아 일자리 내쫓는 민노총, 동아일보, 9월 27일
[시론] 조직의 명을 재촉하는 민노총 관계자들, 연합뉴스, 9월 27일


이들의 공통적인 의견은 “노동자의 최고의 권익은 일자리 확보를 통한 생계의 안정”인데 민주노총이 “투자유치를 방해함으로써 결국 국민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이 한국의 국가경쟁력이 24위에 그친다고 발표한 큰 원인이 비협조적인 노사관계에 있다는 고리타분한(!) 근거까지 대가며 공공연맹 노동자들을 공격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한 술 더 떠 “민주노총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몫을 가로 채 배가 부른 처지이고, 이라크 파병이나 평택 미군기지 이전 문제 등 노동자 권익과는 아무 관계도 없는 사안을 놓고 불법, 폭력 파업으로 나라 경제를 마비시켜도 노동귀족답게 ‘무노동 유임금’의 혜택을 누리는 조직이다”라며 그동안 맘에 안들었던 민주노총의 일거수 일투족에 시비를 걸고 넘어졌다.

연합뉴스는 “민노총 관계자들이 건전한 판단능력이나 이성을 완전히 일었다고 우리는 판단한다”라며 속마음까지 털어놓고, “이용득 위원장이 한국 노동자들을 배신한 인물이라는 주장도 민노총만의 주장임을 깨달아야 한다”고 훈수를 두었다.

동아일보는 공공연맹 조합원들이 “이 위원장은 노동기본권을 팔고, 정 장관은 노동자를 탄압한다. 이것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인가”라고 쓴 플랑카드를 든 것에 대해 “이러고서도 민주노총이 대한민국의 노조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맹비난했다.

조선, 동아, 연합이 말하듯이 민주노총 노동자들이 일본까지 찾아와서 투자설명회를 방해했다면 최소한 ‘왜’ 그들이 비싼 차비를 들여서 일본까지 갔는지에 대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 그러나 그들의 보도에서는 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공공연맹 노동자들의 울부짖음은 그저 방해꾼들이 몰려와 30분 동안 벌인 헤프닝 일 뿐이었다.

노동자들은 왜 일본으로 갔나

공공연맹 조합원들이 일본까지 날아가서 하고자 한 얘기는 “한국의 민중들과 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것은 정부가 외국 자본가들에게 땅과 현금같은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이 탄압받지 않고 정당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이며, 해고와 구조조정 걱정 없이 생존을 보장받는 것”이라는 것이었다. ILO에서도 십 수번 권고했듯이 “공공부문 노동자들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는 것이다.

정부와 손잡고 나가서 “노사관계에 문제 있으면 나한테 오라”는 말도 안되는 얘기를 하는게 아니라, 노사관계 ‘선진화’ 방안이라며 자본가들에게 해고를 더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진정 노동자의 대표답게 노동자의 기본권을 지키는 싸움을 하라는 얘기를 하고자 한 것이다.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은 누구인가

한국 사회의 노동자들의 기본권을 빼앗고,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은 누군가. 동아일보가 말하듯이 “올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가 71억 달러인 데 비해 외국인의 한국 투자는 49억 달러에 그치고 있는 상황”은 “귀족노조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일신의 안락에 젖은 그들” 민주노총 때문에 그런 것이 아니라 자본의 기본 속성 때문이다. 신자유주의에서 자본에게 국적은 없다. 그저 돈이 되는 곳에 옮겨 다니면서 노동자들을 착취해 이윤을 남기면 그만이다. 외환은행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튀어버린 론스타가 그렇고, 오리온 전기 노동자들을 거리로 내몰고 튀어버린 메틀린페터슨이 그렇다.

또한 “해고의 유연성을 더욱 확대시키는 획기적 진전”이라고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극찬한 노사관계선진화 방안으로 한국사회에서 자본가만 살아남게 만들고 있는 정부, 그리고 이에 합의한 이용득 위원장이 노동자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고 있는 것이다.

죽지 않고 건강하게 노동할 권리, 안정적으로 노동할 권리, 인간답게 살 권리를 노동자에게서 빼앗아 하루에 8명의 노동자가 산재로 죽어가고, 살기위해 몸부림치는 노동자들을 하루에 1명씩 구속시키고 있는 한국이라는 나라에 수 십, 수 백 억이 투자되면 뭐하는가.

노동자 죽이고 모른 채 하는 진짜 강심장들

조선일보는 “민주노총은 자신들의 파업 때문에 일자리를 놓친 하도급, 협력업체와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호구지책에는 눈 한번 깜짝하지 않는 강심장들”이라고 했다.

진짜 강심장은 포스코의 불법하도급 하에서 밥 먹을 자리도 없어 공사현장에서 흙먼지 섞인 밥을 먹다 “식당을 쓰게 해달라” “화장실을 가게 해달라”고 몸부림 치다 경찰의 소화기에 맞아 죽은 하중근 열사를 “넘어져서 죽었다”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정부다. 진짜 강심장은 대우자동차판매에서 정리해고 협박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사망한 노동자, 최동규 씨의 울부짖음을 컨테이너 박스로, 용역경비를 고용해 가로막는 자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