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외부 충격' 그 대상은 공공서비스

물, 교육, 필수공공서비스 영역의 시장화 정책 비판

한미FTA 협상은 노무현 대통령의 말처럼 ‘외부 충격을 통한 내부 구조조정’ 방책이다. 98년 부터 시작됐던 공공영역의 최후의 보루들이 한미FTA를 통해 시장의 좌판위에 올려졌다. 협상 분과를 통해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공공서비스와 관련된 협상은 소리소문 없이 진행되고 있다. 이런 현재의 상황을 진단, 이후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한미FTA저지 공공서비스 공동대책위원회는 18일 ‘브레이크 없는 한미FTA, 공공서비스 부문 대응방안’이란 주제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물, 교육 등의 공공서비스 영역의 국내법 및 정책 도입과정을 진단하고 한미FTA와 어떻게 맞물려 있는가를 분석했다. 이어 하반기 이런 정부 정책과 한미FTA협상 저지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

북핵실험과 한미FTA..반대 이유는 변하지 않았다

배성인 한미FTA저지 교수학술공대위 정책위원이 ‘한미FTA를 둘러싼 정세와 3차 협상 그리고 하반기 민중진영의 대응 방안’이란 주제로 토론회의 서문을 열었다.

3차 까지 진행된 한미FTA협상, 바로 이어진 9월 한미 정상회담 그리고 최근 북핵실험으로 소용돌이 치고 있는 굵직한 사건들을 정리하며 배성인 정책위원은 “북핵실험으로 개성공단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서 당분간 배제될 가능성 높고,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졌다”고 해석, “정치적 성격을 띠고 있는 북의 핵실험 문제, 북핵 국면이 장기화 되면 한미FTA, 평택, 국립대법인화, 노사관계로드맵, 비정규 입법의 의제가 탄력을 잃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배성인 정책위원은 "하반기 11월 총력 투쟁에 결집, 반자본투쟁을 발전시켜 총자본에 맞선 총노동의 투쟁으로 전면화 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꼽고, "북핵문제, 평택문제, 미군기지 오염문제, 직도 공군사격장 설치문제, 노동법 개악 저지 등과 당면 주요 현안 모두 묶어 전 사회적인 투쟁으로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기국회의 대응, 광우병 쇠고기 수입, 약가 문제 등 구체적인 예를 들며 대국민 여론을 환기시키며 '11월 22일 민중총궐기'와 이후 싸움에 매진해야 함을 강조했다.

경쟁, 투자서비스 분과. 공공서비스 민영화(사유화)의 요구

그간 수면 아래에 놓여 있던 공공서비스 영역과 관련해 한미FTA 3차 협상에서 △독점 공기업의 정의와 의무 범위 문제 △시장가격의 문제 등이 ‘서비스와 투자’, ‘경쟁 분과’에서 거론됐음이 드러났다.

미국협상단은 2차 협상까지 공기업 혹은 공공서비스와 관련해 ‘포괄적 의무조항’을 만들자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으나 3차 협상에서 모든 공기업에 ‘정부로부터 위임받은 권한을 행사할 때 협정의 제반 의무를 이행’하고, ‘상대국 투자자 및 상품 서비스 제공자에게 비차별적 대우를 한다’는 조항을 제시하였으며 독점이며 공기업인 경우 ‘판매, 구매 등 영업활동은 상업적 고려에 따라 수행’, ‘독점적 지위 남용 금지’라는 두가지 의무 조항을 추가하도록 요구했다.

박준형 공공연맹 조직부장은 “이런 미국 협상단의 요구는 사실상 공기업의 민영화(사유화)를 주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협상단이 요구한 '독점, 공기업'은 사실상 필수 공공서비스 산업을 의미하고, 구체적으로 전기, 가스, 수도, 철도 등 에 대한 시장 가격과 시장 경쟁을 요청한 것이다. 도시가스 소매 요금이 제한돼 있고, 철도의 경우도 지원금이 있는 상황에서 시장가격으로 요금 경쟁을 하라고 하는 것은 이런 요금 제한과 지원 부분을 없애라는 것이고, 결국 공공서비스 요금의 인상이 불가피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그리고 이는 공공부문 사업의 민영화(사유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연결 고리인 셈이다.

이어 이후 4차 협상에서는 한전의 석탄 구매 방식 결정 등 정부 조달 영역에서 공공서비스 영역에 대한 구체적 요구가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이말숙 공무원노조 부위원장은 지난 2월 발표된 '물산업 육성 방안 발표'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는 상하수도 민간위탁 및 민영화(사유화) 정책을 분석했다.

현재 정부 정책은 상하수도 부문은 2015년 까지 20조 규모로 키워 세계적인 물 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놓고 있다. 이 대상인 수자원 공사는 결국 초국적 물기업들과 경쟁해야 한다.

이말숙 부위원장은 “경쟁 체제가 도입된다면 강원도 지역처럼 비용이 많이 드는 지역 상수도의 경우 손해나는 물값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음은 자명한 사실"임을 분명히 했다.

이어 인천 광역시와 프랑스 베올리아가 양해 각서를 체결한 사례를 들며 "정부가 특광역시 관리하는 수도사업은 공사화 하고, 나머지는 지방자치 단체에게 맡겼지만 이미 인천지역에 민간기업이 들어와 있는 상황"임을 설명하며 "블루 골드라 불리는 물 산업이 공공성을 유지할 가능성은 낮고 초국적 물자본에게 넘어가는 것은 시간문제일 뿐"이라고 경고했다.

관련해 공무원노조는 '물 공동행동 대책위'를 구성, 출범을 준비하고 있고, 지역내에서 민간위탁의 폐해를 알리고 지방자치 단체를 압박하는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더 개방할 것이 없는 교육.. 교육 귀족이 생긴다

이철호 참교육연구소 소장은 “초중등 교육을 개방하지 않는게 아니라 이미 개방 대상이 없을 만큼 충분히 개방돼 있기 때문에 추가 개방할게 없을 정도”라고 역설했다.

이철호 소장은 "노무현 정부는 정원 축소, 국립대 법인화 등 다양한 구조조정 방식을 시도했지만 사실상 구조조정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정부의 시도를 설명하며, "한미FTA로 고등교육시장을 개방하면 그 여파로 지방 사립대를 중심으로 구조조정 될 것을 전망하며 정부가 의도적으로 진행하는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미 외국 대학이 원격교육의 방식으로 인터넷 강의를 하거나 국내에 분교를 세우고 있다. 이철호 소장은 "하나의 대학이 30만의 학생을 동시에 유치하고 있고, 이미 한국에서도 원격강의를 하고 있는 상황"임을 들며 "그 추세가 확대, 증가 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한미FTA 협상으로 인한 교육시장 개방은 한국의 교육 시스템 전체를 뒤바꿀 것"임을 강조했다.

또한 이런 해외 원격 영리교육 기관들의 유입에 '공정 경쟁의 룰을 적용', 국내 교육 산업 자본들 또한 영리법인화를 요구할 것이기 때문에 "교육의 영리법인화 도입은 시간 문제일 뿐"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웬디 커틀러 미 수석대표가 관심있다고 언급한 대학능력평가인 SAT 평가제가 도입 될 경우, "논술, 수능, 내신 등 대학에서 입학 전형을 정하는 상황에서 SAT가 도입된다면, 이 평가제도 도입 자체가 귀족학교와 신분이 검증된 아이들을 입학시키게 하는 잣대로 기준하게 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이철호 소장은 "내신 따려는 아이들은 동네 보습학원 다니겠지만 SAT 준비하는 아이들의 경우 질적으로 다른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아이들일 것이기 때문"이라며 귀족학교 탄생을 예고했다.

이어 전문직 취업 비자 확보는 양국에서 통용되는 자격 체계 마련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국내 전문직 양성 체계 자체가 바뀌게 될 것으로 '트레이닝 서비스 시장'도 '일시적 입국' 분과 협상과 맞물려 개방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철호 소장은 "이미 교육시장 개방화는 영리법인화, 일시입국 비자문제, 테스팅 서비스 등 협상이 실제 이뤄지고 있고, 현실에서는 더 빨리 들어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직 정부만 '대상이 아니라'며 태평하다"고 정부의 실책이 재앙을 불러올 것을 경고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최덕현 한미FTA 저지 범국본 공동집행위원장은 "지금 현재 신자유주의 정책이 노무현 정권이 우리가 어떻게 대응하던 간에 관계 없이 밀어 붙이고 있는 상황"임을 역설, "모든 공공영역의 민영화(사유화)는 최종적으로 가격의 상승(소비자 부담 가중)으로 인한 빈곤의 가속화 일 뿐"임을 재확인 했다.

이어 "싸움을 해야 하고 요구받고 상황에서 공공 부문만 특화 시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보자"고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최덕현 공동집행위원장은 "FTA 협상에만 집중하면서 그외 국내에서 진행되는 개폐과정, 개방의 확대되고 있는 파장을 제대로 분석하지 못했던 부분이 아쉽다"고 덧붙이며, "선전 중심점을 각 부문에 나타나는 자발적 자유화 조치가 어떻게 민중의 삶에 영향을 미칠 것이며 FTA와는 어떤 관계인지 연구하고 이 내용을 근거로 현장과 민중, 대중들을 설득, 조직화 하는게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각 단위의 임박한 사안과 의제들이 있지만 "하반기 투쟁과 11월 투쟁은 공대위 소속단위가 같은 투쟁으로 만들고 의지 갖고 조직해야 한다"며 이날 토론 참가자들에게 '현장 조직에 주체적으로 나설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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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현수

    FTA협상에 있어서 공공서비스 분야는 말 그대로 공공을 위한 것이어야 한다. 아무리 질 좋은 서비스가 파생되어도 그것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은 한정적이게 된다면 그것은 공공서비스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것이며, 공공서비스는 국민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이라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