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1일 한국노총의 합의로 입법 발의된 노사관계로드맵에 대표적 개악안인 필수공익사업장에 대체인력투입, 필수공익사업장 확대 등으로 직격탄을 맞은 보건의료노조가 87명의 집단 삭발로 총파업을 결의했다.
8일, 보건의료노조는 국회 앞에서 700여 명의 간부 및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열고 △노사관계로드맵 폐기 △노동기본권 쟁취 △비정규개악법안 폐기 △한미FTA 저지 △무상의료 실현 △영남대의료원 민주노조 사수 등을 요구했다.
▲ 이정원 기자 |
홍명옥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핵무기보다 더 무서운 것이 9.11 야합이다”라며 “거꾸로 미쳐 돌아가는 정권의 노동법 개악을 막기 위해, 노동자의 심장인 노동법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이 날 진행된 집단 삭발 투쟁에 대해 홍명옥 위원장은 “전태일 열사의 투쟁으로 노동자의 삶이 바뀌었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죽음으로 이 땅의 양심을 깨우고 있다”라며 “우리의 삭발은 세상을 바꾸는 투쟁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조준호 민주노총 위원장도 격려사를 통해 “우리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라며 “이제 나라를 팔아먹고, 노동자를 다 죽이는 노무현 대통령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 총파업으로 그 댓가를 치루게 하겠다”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 날 집회에는 한국노총의 야합에 반대하며 보건의료노조와의 연대투쟁을 위해 한국노총 소속 연세대의료원노조가 함께 참여하기도 했으며, 96일 째 사측의 폭력만행에 맞서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영남대의료원지부도 함께 했다.
▲ 이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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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87명 집단 삭발
집회는 87명의 간부, 지부장들의 집단 삭발로 마무리 되었다. 집단 삭발을 진행한 지부장들은 “머리가 다 자라기 전에 노동법 개악을 반드시 막아내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결의문을 통해 “지난 19년 역사 속에서 모진 시련과 억압, 탄압을 뚫고 구시대 악법 직권중재 철폐투쟁을 벌여온 우리는 노동3권 쟁취를 외쳤던 그 절절한 심정으로 다시 투쟁에 나섰다”라며 “노사관계 로드맵이 국회를 통과하면 사측의 불성실 교섭과 교섭해태, 노조탄압의 광풍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도부 삭발식을 시작으로 결사투쟁에 나설 것”이라며 “노동의 미래를 개척하고, 보건의료노조의 희망을 쟁취하고, 국민건강권을 실현하기 위해 하반기 투쟁 승리를 위한 결사항전의 각오를 다진다”라고 결의했다.
▲ 보건의료노조 간부들은 "머리카락이 다 자라기 전에 노동법 개악을 막아내겠다"라고 결의했다./이정원 기자 |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8~9일, 1박 2일 동안 총력투쟁을 진행한다. 8일 오전 10시 30분 국회에서 진행된 노사관계로드맵 관련 대토론회로 시작된 일정은 9일 11시 광화문에서의 결의대회를 마지막으로 마무리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