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학술단체협의회 연합 심포지움의 기조발제는 ‘한미FTA, 세계화 그리고 한국사회의 대안적 발전 전략’의 제목으로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맡아 논지를 풀었다.
이정우 교수는 전 청와대 정책실장으로 지난 7월 ‘한미FTA 협상 원점 재검토’를 촉구한 150여 명의 경제 학자중 한 명 이기도 하다. '2030'이나 부동산 정책 등 현 '참여 정부' 정책을 옹호하면서도, 현 정부의 정책 설계자 이며 조력자였던 이정우 교수도 한미FTA 협상에는 반대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들은 분명하다.
이정우 교수는 발제를 통해 “세계화는 현재 시대의 대세”이고, "FTA가 일반적으로 득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한미FTA는 그렇지 않다“는 개인적 의견을 밝혔다.
자본의 세계화, 시민사회 운동의 세계화
이정우 교수는 ‘세계화’를 둘러싼 찬반 논란의 양측 입장을 살펴보며 조심스럽게 발제를 시작했다.
세계화 반대 진영에서는 ‘바닥을 향한 경주’로, 부국은 더 성장하는 반면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으로 내몰린 빈국에서는 임금, 노동조건, 사회적 권리, 환경 등에서 불리한 조건 제시할 수밖에 없고 결과 세계적인 빈부 격차가 더 심해진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에서 세계화와 양극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세계화가 양극화의 주범으로 의심받고 있는 게 사실이고, 그것이 광범위한 반세계화운동의 추동력이 되고 있음을 덧붙였다.
반면 “세계화 자체를 세계의 불평등 심화의 원인으로 바로 단정하기에는 간단히 않은 여러 가지 고려사항이 있다”며 빈곤이 감소한 주요 국가인 중국과 인도는 세계화에 적극 참가한 나라였다는 점과 세계화가 확산된 1980년 대 이후 최근 20년 세계의 불평등은 감소하고 있음을 들었다.
더불어 “세계화가 세계적 대세라고 할 것 같으면 그것을 견제하는 흐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시민사회, NGO의 성장”을 강조했다. 1999년 세계를 놀라게 했던 WTO 각료회의 저지를 위한 싸움 및 주요 나라에서 NGO 수가 증가했음을 예로 들었다.
다자주의의 교착, FTA 는 차선책일 뿐
이정우 교수는 “세계경제통합에는 지역통합과 다자주의라는 상반된 두 개의 길”이 있음을 전제로 하며 "지역주의가 성공 할수록 다자주의는 점차 멀어지는 속성이 있다"며 3가지 근거를 들었다.
첫째는 양자간 협상을 통한 FTA가 많이 맺어질수록 거기서 발생하는 국지적 이익으로 인해 다자협상에 참가할 매력이 떨어진다는 점 둘째는 다양한 내용의 FTA가 맺어질수록 세계의 무역질서는 극도로 혼란스러워지고, 도하개발라운드 같은 단일 원리를 갖는 다자주의가 성립하기 어려워진다는 점(스파게티 효과) 셋째는 한 나라의 통상담당 인력이 제한되어 있는 상황에서 많은 인력이 FTA 몰두하면 그 만큼 다자주의에 정력을 쏟기 어려워진다는 등의 이유를 들었다.
WTO의 다자주의가 난관에 봉착한 상황에서 FTA 로 맺어지는 지역주의를 설명하며 이정우 교수는 “원래 세계무역질서를 위해 바람직한 원리는 다자주의이고 지역통합은 기껏해야 후방 진지의 의미를 가질 뿐”이라며 “FTA를 하나의 차선의 길로 생각해야지 현재 한미FTA 추진 세력들이 말하듯 최선의 길, 유일한 길로 봐서는 안 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정우 교수는 “FTA는 일반적으로 득이 되지만 한미FTA는 그렇지 않다”며 미국이 체결한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을 근거를 들었다. 미국이 맺은 NAFTA의 경우 미국의 GDP 0.02% 증가한 것으로 추정되고, 캐나다, 멕시코 성장효과는 그 보다 크나 지금 국내 일부 연구소에서 추정하듯 그렇게 큰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사실 멕시코는 43개국과 12개의 FTA를 맺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FTA를 맺은 나라이지만 1990년 이후 경제성장률이 2.8%로 극히 저조하고, 심지어 멕시코가 더 이상 FTA를 맺지 않겠다는 'FTA 모라토리움'을 선언한 상황이다. 멕시코의 상황은 익히 알려진 대로 심각하다. 고용 총효과가 미비하고 95년 페소화 위기의 발생, 실질임금 20% 하락, 불평등 심화, 지역격차의 확대, 금융의 90% 외국인 장악 됐다.
또한 이정우 교수는 현재 국내 한미FTA 찬성하는 측에서 대단히 큰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과대 선전하는 경향이 있음 지적 하며, “한미FTA가 영미형 경제 체제로의 채택, 미국과의 경제 통합이 빠른 속도로 추구될 것”임을 강조 했다. 이정우 교수는 수출, 고용, 성장 등에 미칠 영향이 불투명한 반명 농업에서의 피해가 확실한 상황임을 들며, “과연 얻을 것이 무엇인가”를 반문했다.
나아가 “무조건 세계화를 반대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은 아니며, 세계화 시대 격랑을 헤처 나갈 책임이 우리 어깨 위에 지워지고 있다”며 “발전국가 모델과 시장주의 모델의 장단점을 골고루 경험한 지금 우리는 두 모델의 한계를 넘어서서 가장 적합한 모델을 스스로 모색해야 할 임무를 피할 수 없다”며 학술단체들의 향후 과제를 제시했다.
이어 “관치도 아니고, 시장만능도 아닌 공공의 확대로, 성장지상에서 분배와의 조화로, 이 두가지 근본적 노선 변화는 거창한 것 같지만 실은 과거의 지나친 불균형, 불합리를 시정하는 차원의 정상화 노력에 지나지 않는다”며 “진보학계에 주어진 중차대한 임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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