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의 15일 경고파업을 앞두고 있는 14일, 여성노동자들이 “자본과 정부에 대한 분노로 민주노총 총파업 투쟁에 선봉이 될 것”을 선언하고 나섰다.
▲ 이정원 기자 |
14일, 민주노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KTX승무지부, 금속노조 기륭분회, 르네상스호텔노조, 한원CC노조, 학습지노조, 전국공무원노조, 보건의료노조, 건설연맹, 전교조에 소속되어 있는 여성노동자들이 참여했다. 또한 이들과 목소리를 함께 내기 위해 최순영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박인순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윤금순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등이 참여했다.
여성노동자들은 현재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등 저임금,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또한 특수고용노동자, 임시직, 시간직 노동자들의 대다수를 여성노동자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낸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정규직이 483만 명(54.2%), 비정규직이 408만 명(45.8%)로 정규직이 많지만 여성은 정규직이 208만 명(32.3%), 비정규직이 436만 명(67.7%)으로 정규직에 비해 비정규직이 2배 이상 많은 상황이다. 특히 장기임시근로의 경우 남성이 24.3%를 차지하는 것에 비해 여성은 40%에 달했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노동자로 사는 것보다 여성노동자로 살아가는 현실이 더욱 척박하다는 것은 이제 두말할 필요도 없다”라며 “한국사회의 여성노동자는 비정규직으로 고용불안, 저임금, 빈곤층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 이정원 기자 |
"여성노동자의 존엄성을 위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또한 여성노동자들은 열악한 노동조건 뿐 아니라 투쟁하는 과정에서도 일상적인 성폭력과 인권유린에 내몰려 있는 상황이다. 지난 여름 포항건설노조 가족인 지현숙 씨는 경찰의 폭력으로 유산을 당하기도 했으며, 세종병원, 기륭분회, 전국공무원노조 등 사측이 용역까지 동원해 폭력을 행사한 사업장에서는 용역반원들의 성폭력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된 바 있지만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여성노동자들은 이들의 폭력에 대해 “치가 떨린다”라며 “투쟁현장에서 당하는 성폭력과 인권유린은 여성노동자에 대한 존엄을 무너뜨리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 이정원 기자 |
이에 여성노동자들은 “우리는 1996-97년, 백화점에서 일하던 20대 여성노동자들이, 공장 라인에서 기계 조립을 하던 3-40대 여성노동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던 여성노동자들이 자신의 작업 현장을 뒤로 한 채, 거리로 달려나와 노동법 날치기 개악반대를 외치던 겨울을 기억하고 있다”라며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여성노동자들은 민중과 함께 세상을 바꾸기 위한 투쟁에 일어설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