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호 승무원들도 외주위탁 반대투쟁 나섰다

철도공사, 24일까지 KTX관광레저로 전적동의 강요

철도공사가 KTX 승무업무에 이어 새마을호 승무업무도 'KTX관광레저(주)'로 위탁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철도노조와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23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외주위탁 거부투쟁을 선언했다.

철도공사는 지난 16일 각 열차승무사무소에 공문을 발송해 "현재 계약직으로 운영되고 있는 새마을호 승무원을 계열사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안정된 고용을 보장하기 위하여 내년부터 새마을호 승무사업을 계열사인 KTX관광레저(주)에 위탁운영 하고자 한다"며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전적 동의를 파악해 24일까지 전적동의서를 발송할 것을 지시했다.


이에 대해 여성계와 여러 사회단체, 8개월째 투쟁중인 KTX승무원들도 최근 "'안정된 고용 보장'이라는 말은 거짓말"이라며 외주위탁의 위험성을 폭로하고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 그동안 KTX승무원들의 투쟁으로 KTX관광레저 회사 자체의 문제점, 외주위탁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고용불안, 철도공사의 위탁을 가장한 불법파견 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미 알려진 바 있다.

철도공사 무차별 외주위탁, 모든 철도노동자를 비정규직화하려나

기자회견에 정복을 입고 참석한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다소 어색한 표정이었지만 "철도공사가 '대다수 승무원들이 외주위탁에 동의했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탁을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 현재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철도공사에 직접고용된 계약직 노동자들로, "전적을 거부하면 재계약하지 않을 것" "11월 30일까지 계약만료 통보서를 보낼 것"이라는 공사측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철의 철도노조 미조직비정규직특별위원회 대표는 "지난 2003년 여러분의 선배들이 적은 숫자에도 9개월간 투쟁해서 정규직화를 쟁취한 바 있다. 처음 모일땐 두렵지만 힘들게 모였고 결코 적은 숫자가 아니다"고 격려하면서 "여러분은 모두 자회사로의 위탁을 반대하고 있고 그것은 정당한 요구다. 철도노조도 모든 책임을 지고 여러분의 투쟁을 엄호하겠다"고 말했다.

철도공사 역무계약직 소속이라고 밝힌 김복희 씨는 "철도공사의 직접고용 비정규직들이 단결해서 이번 외주위탁을 반드시 막아내야 한다"며 "새마을호 승무원들이 외주위탁으로 넘어가면 역무계약직도 위탁되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8개월 투쟁 KTX지부도 새마을호 투쟁에 지지 격려

새마을호 승무원들의 투쟁선포에 함께 자리한 정혜인 부산KTX지부장은 "공사에서 우리뿐만이 아니라 새마을호 승무원과 역무계약직까지 자회사로 외주위탁한다는 계획을 듣고 너무나 놀랍고 안타까웠다"면서 "KTX승무원들도 처음 투쟁을 시작할 때 카메라 세례를 피하기 바빴고 팔뚝질도 어색했지만, 싸우지 않으면 우리의 권리를 지킬 수 없단 사실을 8개월간 온몸으로 투쟁한 끝에 깨달았다"고 말했다.

정혜인 지부장은 "투쟁하기 위해 모인 동지들이 아름답고 자랑스럽다"며 "KTX승무원들은 내년 1월 1일을 가족과 함께 보내겠다는 다짐으로 싸우고 있으며 새마을호 승무원들과 힘을 모아 같이 싸웠으면 좋겠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서울 청량리 대전 익산 순천 동대구 부산 등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110여 명의 새마을호 승무원들은 현재 '외주위탁 철회'라고 적힌 리본을 승무시 패용하고 있으며 위탁반대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의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용산에 위치한 철도노조 회의실에서 새마을호 승무원 총회를 개최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