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건비가 세계 최고 수준?

민주노총, 경총 '임금동결' 주장에 '노동자에게 책임 떠넘기기' 반박

"한국의 인건비가 세계 최고 수준이며, 대졸초임이 지나치게 높아 상당기간 동결할 필요가 있다"는 '황당'한 주장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14일 발표한 '임금 수준 및 생산성 국제비교' 보고서에서 "한국 대졸초임은 일본의 94.6% 수준이며 1천 명 이상 대기업 대졸초임은 일본보다 10% 이상 높아 기업 내 임금배분 왜곡현상이 심각하다"고 발표했다.

경총은 2006년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18,337달러로 35,490달러인 일본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데도 대졸초임 수준은 2,255만 원으로 2,384만 원인 일본의 94.6%에 달해 "경제규모에 비해 대졸초임이 비정상적으로 높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임금상승률이 선진국 및 경쟁국에 비해 과도하게 높을 뿐만 아니라 생산성 증가분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면서 "세계경제의 호황에도 불구하고 각국의 임금상승률은 미미한 수준이었던 데 반해, 우리나라는 잠재성장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낮은 성장세를 보인 해가 많았음에도 임금은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경총은 보고서에서 "빠른 시일 내에 고임금 구조를 개선하지 못한다면 장기간 경기침체로 극도로 허약해진 기업의 수익구조가 더욱 악화될 위험이 있다"면서 "기형적으로 높은 대졸초임을 향후 상당기간 동안 동결함으로써 임금안정의 시금석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총, "삶의 질 최하위인데 임금동결 웬 말"

그러나 민주노총이 뒤이어 낸 논평에 따르면 이는 사실과 다르다. "생산성보다 임금인상이 높다"는 경총의 주장과 달리 한국의 노동생산성 증가율은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수준에 속하는 반면, 단위노동비용 증가율은 미국이나 호주, 뉴질랜드, 영국보다도 인상폭이 낮다는 지적이다.

민주노총은 생산성본부가 발표하는 노동생산성 지표 자료를 근거로 들며 "노동생산성이 2001년 0.7%로 크게 추락했다가 2002년 11.8%로 회복된 뒤 현재 9.3%인 반면, 노동자의 실질임금 인상률은 2002년 8.2%를 정점으로 현재 3.9%로 낮은 상태"라고 밝혔다. 따라서 "인건비 증가율이 세계 최고라는 일면적인 주장은 노동자들의 임금인상 요구를 거세하기 위한 의도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것.

민주노총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이나 노동생산성은 세계 최고 수준이나 임금증가율은 중간수준에 불과하고, 더욱이 OECD 국가 노동자들이 임금 외에도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는 반면 우리나라는 임금에만 의존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며, 노동시간이나 소득분배, 교육과 의료 등 삶의 질 면에서 최하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경총이 대졸초임을 국제비교 대상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도 "기업규모간 임금격차, 학력간 임금격차, 비정규 저임금 노동자들의 임금을 비교해서 발표해야 최소한의 도덕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임금격차 해소를 위해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실현과 법정 최저임금 대폭 인상, 비정규직 대폭 임금인상 등이 수반돼야 함에도 대기업 노동자들의 임금동결을 주장하는 것은 기업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돌리는 것"이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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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임금 , 경총 , oec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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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리

    그것도, 몇십시간 차이가 아니라, 몇백시간 차이로 가장 높지요. 시간당 임금으로만 나눠도 저런 얘기는 못할듯.. 머.. 경총이라는 데서 하는 얘기야.. 맨날 저런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