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위반 제소(non-violation complaints)’는 협정에 위반되지 않는 일방 당사국의 조치로 인해 다른 당사국이 협정의 체결로 기대할 수 있었던 혜택이 무효화되거나 침해되었을 경우 국가 대 국가 간 분쟁해결절차에 회부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이다. 말 그대로 FTA 위반 사항이 없어도, 손해 볼 것 같으면 제소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제도이다.
그러나 이런 비위반 제소 조항이 갖는 위험성에 비해, 그간 한미FTA 협상 과정 및 언론 브리핑에서 단 한번도 의제화 된 적이 없다. 오직 범국본과 지적재산권 공대위를 통해서만 언급이 됐을 뿐이다.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 의정대책단은 15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미FTA 분쟁해결 챕터 중 ‘비위반제소의 문제점과 위험성’을 경고했다.
비위반 제소는...
문제는 최근 미국이 체결한 FTA에는 비위반 제소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체결국의 상황에 따라 내용의 차이는 있으나, ‘협정으로부터 부여되었다고 합리적으로 기대한 이익이 “협정과 불일치하지 않는” 당사국의 조치로 인해 무효화 또는 침해된 경우’로 비위반 제소를 인정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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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위반 제소 과련 FTA 비교 표[범국본 작성] |
현재 진행중인 한미FTA 협상에서도 상품·농업·섬유·원산지·서비스·정부조달 분과에 대해 비위반 제소를 허용키로 양측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FTA는 두 나라 사이의 계약이기 때문에 어느 한 당사자가 FTA의 약속한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협정을 위반했을 경우 이를 문제 삼아 절차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반면 비위반 제소의 원인이 되는 ‘기대되는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의 의미와 범위가 막연하고 불분명하다.
이에 대해 범국본은 “규정이 모호하고 적용 요건이 불확실하여, 국가 정책 안정성을 심각하게 저해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한 이런 불분명한 점에 근거, 무분별한 분쟁도 가능해 진다.
예를 들어 합법적인 세금 부과, 광고 규제,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시정 조치,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한 보조금 지급, 소비자 보호 규정 등을 비위반 제소로 문제 삼을 수 있으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새로운 경제, 문화, 환경, 보건 정책을 도입하는 것도 제소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태복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이번 한미 FTA 협정에서 비위반 제소를 인정하면 약가 인하(약제비적정화 방안)는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심지어 WTO의 비위반 제소는 인정되더라도 해당 조치를 철회할 필요가 없다. WTO의 내용은 관세양허로부터 기대한 이익의 균형 회복만으로 제소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 당사국의 재량적 정책수행을 제한하는 주권 침해 요소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미국식 FTA는 ‘이익의 무효화 또는 침해의 제거’를 비위반 분쟁의 해결책으로 정해두고 있다. '침해의 제거'라는 정책 수행을 제한하는 것 내용까지 포함하고 있다. 미국의 다국적제약회사가 자신들의 기대 이익이 침해됐다고 미국 정부로 하여금 한국 정부를 직접 제소하게 할 경우, 손해배상은 물론 한국 정부의 정책 철회 까지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준 없는 ‘기대이익 침해’의 포괄적 문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될 수 있는 비위반제소의 핵심은 ‘기대이익 침해’라는 포괄적 문안이 가진 불확실성에 기인한다. FTA 협정에 충실한다 할 지라도, 비위반제소를 당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의 공공 정책들이 무력화 될 수 있고, 제소 당할 위험에 정부 정책 자체가 후퇴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외교통상부는 “비위반 제소는 우리나라가 체결한 칠레, 싱가폴, EFTA 등과의 FTA에도 포함”돼 있다며 '별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ASEAN과 체결한 FTA에서는 '비위반 분쟁은 허용되지 않는 것으로 함‘이라고 각주까지 달아 불용했던 전례가 있다.
범국본은 “국가간 분쟁이 남용될 소지가 있고, 특히 양자간 협정인 한미FTA협정에서는 견제 장치 없어 남용될 우려가 있다”며 "제외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의제 제외가 불가능할 경우 범위를 최소한, 농업, 지적재산권을 제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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