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FL-CIO, “한미FTA 단호히 반대”

개성공단 문제는 민주노총과 이견

4월 2일 미국노총산별회의(AFL-CIO)는 존 스위니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 노동자들에게 이익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한미FTA를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미국 내 자동차 산업 구조조정 압력
조합원의 요구 반영해 강경요구


AFL-CIO는 특히 자동차, 의류, 전자 부문 등 미 제조업 부문에서 고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협상을 통해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에 대한 공식, 비공식 장벽을 해결하는 데 실패한 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을 추가개방하게 되면, 수만 개의 미국자동차 부문 고용을 황폐화 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다뤘다고 보지 않는다”는 평가이다. 또, 가장 중요하게는 한미FTA가 노동권, 환경보호, 투자, 조달 그리고 최근 미 하원 민주당 의원들이 제출한 처방의약품 등의 제안을 반영하기 않았다며 “의원들은 이러한 사항들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모든 협정을 거부해야 한다”고 비준거부를 촉구했다.

이창근 민주노총 국제국장은 AFL-CIO가 관세철폐 등 미국 쪽 자동차 업계와 동일한 요지를 취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시했지만, AFL-CIO가 특히 자동차 관련해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데에는 “최근 미국 자동차 산업에서 구조조정이 강력하게 추진되고 있는 등 노동조건 하락 및 고용 불안정에 위협을 느끼는 조합원의 요구가 반영되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점점 더 많은 한국 노동자들도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것”

AFL-CIO는 한국의 노동자들도 마찬가지로 “강제력 있는 노동기준의 부재로 인해,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반노조적 탄압과 노동기준 하락에 직면할 것이며, 점점 더 많은 노동자들이 좋은 일자리에서 비정규직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해 한국 정부가 강제로 공무원 노조 폐쇄 등 국제노동기준을 위반 했고, 반면 사용자들은 “업무 방해”라는 날조된 혐의를 이유로 소송을 제기해 노동조합과 조합원들을 파산 또는 열악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한미FTA가 예전의 무역협정과 마찬가지로, “미국과 한국 다국적 기업들이 이익을 가져갈 것”이고 “노동자, 농민, 국내 생산자들은 더욱 취약한 상태에 방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개성공단에 대해서는 민주노총과 이견
민주노총,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서 이해해야


그러나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해서는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AFL-CIO는 “협정문의 세부사항들이 아직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FTA가 북한 국경근처 도시인 개성공단에서 생산된 상품에 대해 향후 시장접근 혜택이 가능하도록 문호를 개방한다는 언론 보도에 우려를 표명한다”며 “개성 노동자들은 결사의 자유, 단결권, 단체 교섭권 등 어떠한 권리도 행사할 수 없는 등 노동기본권을 박탈당하고 있다. 이처럼 억압적인 상황에서 생산된 상품이 미국 시장 접근에 대한 특혜를 받는다는 것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노총은 “개성공단 문제는 경제적인 논리를 넘어 한반도 평화와 통일 프로세스의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문제”임을 분명히 하고, “북한이 한국, 미국과는 다른 정치, 경제 체제를 구성하고 있다는 특수성이 고려되어야 하며, 한반도의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 경제협력관계라는 점을 인정하고 이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는 점을 못 박았다.

이창근 국제국장은 자동차 및 개성공단 문제는 “AFL-CIO에서 계속 토론을 요청해왔던 문제이다. 입장의 차이에 대해서는 서로 인식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입장을 동일하게 가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앞으로 계속 토론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AFL-CIO, 한미FTA저지를 가장 우선과제로

이창근 국제국장은 “자동차와 개성공단 문제처럼 양국 노동자들이 처한 처지가 다르기 때문에, 한미FTA에 대한 태도 역시 부분적으로 이견이 존재”하지만, “노동자 민중의 권리 그리고 국가의 역할을 침해한다는 지점에서 확고한 공통의 인식을 갖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그 동안 공동의 투쟁을 통해 공통의 인식이 진전된 것으로 평가했다. “성명서를 보더라도 한국 쪽에서 이야기 해 왔던 부분들과 유사하게 나왔다.”며 지금까지 연대 투쟁의 성과 및 이후 투쟁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창근 국장은 “이번 성명의 어조가 상당히 강력하다. 미국 노총에서는 비준저지를 가장 우선적 과제로 놓기로 결정했다. 규모와 영향력이 있는 만큼 반향을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비준 반대에서 어려움에 봉착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의회비준거부 투쟁에서 연대할 수 있는 여지는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이후 미국 전역에서 AFL-CIO 등 미국 노동계와 조합원이 참여하는 비준 거부 캠페인을 진행을 예정이다. 또, 양국 의원을 상대로 한 의회 브리핑, 전국 동시 의회 로비 활동의 날 조직화, 5월 1일 상호 방문을 통한 체결반대 및 비준거부 투쟁 조직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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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l-cio , 개성공단 , 한미fta , 자동차 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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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꿈이

    유하하게-유사하게

  • 변정필

    오타 수정했습니다. 지적 감사합니다.

  • 피에로

    민주노총의 저 꼴통같은 대가리...
    한반도 평화 안에 가려진 개성공단 노동자들의 자본에 의한 노예로의 편입화...
    물론, 봉건 김씨왕조나 남한 자본이나 거기서 거기겠지만

  • 음..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에 대한 공식, 비공식 장벽을 해결하는 데 실패한 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을 추가개방하게 되면, 수만 개의 미국자동차 부문 고용을 황폐화 시킬 것”
    “자동차 무역 불균형을 성공적으로 다뤘다고 보지 않는다”
    이런 말들을 보면 AFL-CIO는 그저 미국 자동차 자본에 종속된 입장인 것 같은데요. 개성공단에 대한 것도 그런 입장의 연장일 뿐, 개성노동자들에 대한 언급은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