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축소, 협상 내용 왜곡하지 말 것"

보건의료단체, "의약품 협상, 사실상 미국 요구의 일방적 수용일 뿐" 주장

보건의료단체연합은 11일 성명을 내고 “정부는 한미 FTA 의약품 협상 피해규모를 축소 시킬 것이 아니라, 협상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협정문 전문이 공개되면 보다 분명해 질 것"이라고 전제하며, "현재까지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복지부의 의약품 협상 평가는 한마디로 희망사항에 기초한 피해축소와 협정내용에 대한 왜곡일 뿐”이라며 정부 주장을 일축했다.

현재 의약품 협상과 관련해 허가-특허 연계(Patent Linkage), 자료보호 범위확대를 포함해 사실상 미국이 요구했던 18개 요구사항 대부분을 한국 협상단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미국이 호주와 맺은 FTA보다 의약품 특허가 더 강화되고 약제비적정화 방안이 더욱 무력화 됐다는 것이 시민사회단체들의 중론이다.

예를 들어 한국정부가 수용한 허가특허연계의 경우, 이 제도의 특허연장효과는 정부가 주장하는 6-10개월이 아니라 최소 24개월내지 30개월이다. 또한 이 허가특허연계는 그 제도의 본질적 성격상 특허무한연장(evergreening) 효과까지 거론되는 FTA 최대의 독소조항 중 하나이다.

자료독점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번 한미FTA 협상에서 단지 식약청 고시형태로만 편법적으로 운영해오던 ‘자료보호’ 내용을 자료독점으로 인정하고 그 범위를 동일의약품만이 아니라 유사의약품까지 확대한 것으로, 사실상 국내제약회사의 '개량신약' 개발은 매우 힘들어지게 될 가능성이 높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이 두가지 사례만으로도 국내 제약회사가 더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지적하며, "제네릭의약품과 개량신약이 시장에 나오는 시간이 수년간 늦어지고 그 늦어지는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은 더 높은 약 값을 지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미국이 철회했다고 알려진, 약물경제성 평가 연기, 제너릭의약품에도 신약과 동일한 약가협상제 도입 등의 경우도 사실상 '의약품/의료기기 위원회'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다.

심지어 한미FTA의 독립적 이의제기기구에도, 미-호주 FTA의 보험등재 및 약가결정에 대한 '검토절차'(revieing process)의 내용 보다 더욱 강화 된 '독립적 평가 기구'(independent body)로 돼 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은 "위원회 설치와 독립적 이의제기기구는 약제비 적정화방안 무력화로 귀결될 뿐만 아니라 한국의 의약품정책에 대한 미국정부와 다국적 제약회사의 상시적 간섭을 제도화 한 것 이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미 정부의 공개토론제안을 수용하고 공동평가를 제안한 보건의료단체연합은, "현재 협정문 비공개가 매우 아쉬우나 이러한 상태에서라도 우리는 보건복지부와 공개토론을 할 것"이라고 밝히며, "토론의 형식과 내용 등은 보건복지부와 공식협의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지금 해야 할 일은 일방적인 한미 FTA홍보가 아니라 협상의 결과를 공개하고 그것이 미칠 피해를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은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노동건강연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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