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프랑스 대선, “결선투표는 반 사르코지”

비제도 좌파 2002년에 비해 다소 부진

지난 일요일 치러진 프랑스 대선에서 유권자들은 두 개의 다른 생각을 택했다. 1차 투표 결과 집권 우파 대중운동연합(UMP) 후보 니콜라 사르코지는 31.1%, 사회당 후보 세골렌 루아얄은 25.8%를 획득해서 5월 6일 결선투표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번 선거는 살얼음판에 비교된다. 2002년 대선에서 사회당이 결선진출에 실패하면서, 우파 집권을 우려하는 유권자들이 사표를 막기 위해 선거에 더욱 적극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는 40년간 가장 높은 투표율인 84.6%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서 프랑스 비제도 좌파는 8%, 공산당과 녹색당은 총 3.5%의 지지율을 획득해 2002년 대선 보다 저조한 지지율을 얻었다. 프랑스 좌파는 1차 투표결과가 발표된 직후 루아얄을 지지하지 않지만 우파의 집권을 막기 위해 “사르코지의 당선을 막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2002년 대선의 학습효과
사르코지와 루아얄 결선투표 진출


르팽을 견제하며 극우파의 지지를 호소했던 사르코지의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사르코지는 유세기간 내내 빈민가의 비행 청소년들을 “인간 쓰레기”로 매도하는 등 반인종적 수사를 동원하면서 극우파들의 지지를 호소해 극우파의 지지에 편승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난 2002년 대선 당시 사회당의 죠스팽 후보를 누르고 결선에 진출해 전 세계를 경악케 했던 르팽은 10.5%의 지지에 머물렀다.

2002년 사회당 죠스팽 후보의 결선진출 실패와 극우파 르팽의 결선 진출로 충격을 받았던 좌파 성향의 유권자들은 사표를 막기위해 루아얄에게 표를 던졌다. 루아얄의 지지율은 1981년 당시 프랑스 미테랑 대통령 당선 당시 득표율인 25.8%에 근접해 있다는 점에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2년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획득한 프랑스 공산당 후보 마리 조르주 뷔페는 그 원인을 “사표를 막기 위해 루아얄에게 표를 던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중도 노선의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었던 바이루는 18.5%에 그쳤다.

비제도 좌파 8% 지지에 머물러
“결선투표는 반 사르코지 국민투표”


2002년 대선에서 5.72%의 지지를 얻었던 노동자 투쟁(LO)은 1.48%로 지지율이 하락했으나,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은 2002년 4.25%보다 약간 높은 4.5%의 지지를 얻었다. 공산당과 녹색당을 제외한 비제도 좌파는 전체 8%대의 득표를 획득해 10% 이상이었던 2002년에 비해 낮은 지지율을 얻었다. 여기에는 루아얄에 대한 지지표가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사표논란을 의식해 투표기간 내내 "투표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던 혁명적공산주의자동맹(LCR)후보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성명을 통해 선거 결과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르팽이 결선투표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최고의 소식”이며, “결선투표는 반 사르코지 국민투표가 될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루아얄을 지지하지 않지만 우파 집권을 막기 위해 “5월 1일 프랑스 곳곳의 거리에서 투쟁하는 것뿐만 아니라, (6일) 투표소에서도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올리비에 브장스노는 사회당이 민족주의와 애국주의를 벗어나지 못했고, 여전히 거대기업의 이익을 옹호하며 자유주의를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최초고용법(CPE)반대 투쟁의 연장에서 반자본주의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마리 조르주 뷔페 프랑스 공산당 후보와 아를레트 라기예 노동자 투쟁(LO) 후보도 결선투표에서 루아얄 지지를 호소했다.

사르코지냐 루아얄이냐
사르코지의 당선가능성 높아


5월 6일 결선투표에서 루아얄 보다는 사르코지가 승리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 르팽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사르코지에게 표를 던진다면 사르코지는 40%를 넘는 지지율을 획득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루아얄은 좌파가 모두 지지를 한다고 해도 37%가량이어서 사르코지 지지율에 조금 못 미친다. 그러나 결과는 누구도 점치기 힘들다. 승부는 중도파 바이루에게 표를 던졌던 유권자들이 누구를 택하느냐에서 결판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프랑스 유권자들이 프랑스 사회의 대안으로 미국식 경제시스템의 도입을 주장한 사르코지를 선택할 것인지, 아니면 사회보장 강화를 내건 루아얄을 선택할 것인가는 5월 6일 판가름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