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그룹 계열사인 (주)EG테크는 박정희 전 대통령 아들인 박지만 씨가 최대주주이자 회장으로 있는 회사로, 포스코 광양제철소 냉연강판 산세 공정에서 생기는 폐염산 회수 및 재생 설비의 운전과 정비를 담당하고 있다. 이 공정에서 생산한 산화철은 포스코와 (주)EG에 70% 이상 독과점 공급되고 있다.
금속노조 EG테크지회는 "EG테크가 노무인건비에 대해 포스코와 전단가로 용역계약을 맺고 EG는 포스코로부터 산화철을 저단가에 독과점 매입하고 있어 EG테크 노동자들의 임금수준이 주변 협력사 중 최하위로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 EG테크지회는 20일 오전 7시부터 다음날까지 24시간 경고파업에 돌입하고 파업 결의대회를 열었다. [출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
EG테크 노동자들은 (주)EG에서 분리되기 전 금속연맹에 가입했다가 회사의 압력으로 해산한 후 나은 노동조건을 약속받은 바 있지만, 당시 포스코 협력사 중 상위수준이던 임금은 6년이 지난 현재, 협력사 최하위 수준인 10년 근속자 연봉 2천5백만 원으로 떨어졌다.
EG테크지회는 지난해 12월 23일 결성돼 직원 110여 명 중 53명이 가입했으나 회사측의 회유와 탈퇴작업 등 노조탄압으로 인해 현재는 23명의 조합원이 남아 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회사측이 지회 결성 초기에 조합원 친인척인 포스코 정규직원까지 동원해 노조 탈퇴작업을 벌이고, 금속노조 탈퇴조건으로 회유했다고 한다. (주)EG테크는 지난 2월 노조에 의해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 여수지청에 고발돼 검찰에 사건 송치돼 있다.
EG테크지회가 하루 경고파업에 들어간 것은 회사측이 단체교섭 합의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데서 빚어졌다. 노조는 "회사 쪽이 지난 6월 25일 26차 단체교섭에서 합의한 실무교섭 이행을 거부하고 지난 4월 13차 단체교섭에서 조합에 주기로 합의한 경영관련 자료를 주지 않고 있다"며 파업의 배경을 설명했다.
송일호 EG테크지회 지회장은 "단체교섭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노사간 신뢰형성의 기본인데, 이를 지키지 않은 채 교대근무조와 전환배치를 일방적으로 바꾸고 조합원에 대한 감시대책을 세우는 등 조합의 쟁의행위를 파괴하는 데만 골몰하고 있다"며 "6년 전에는 노동조합을 해산했지만 이번엔 기필코 노조를 끝까지 사수해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권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 파업 결의대회에 참가한 조합원들이 노동조합 깃발에 결의의 한 마디를 적고 있다. [출처: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
EG테크지회는 20일 '2007년 임단협 투쟁 승리를 위한 파업투쟁 결의대회'를 열어 △EG테크자본이 교섭을 해태하고 조합 간부 징계위협 등 노조탄압을 계속할 시 광양지역을 넘어 EG그룹과 박지만 회장에 대한 전국적 투쟁으로 확산시킬 것 △구조조정, 비정규직 차별로 노동기본권을 가로막고 기만적인 노사평화선언을 추진하는 포스코에 맞서 투쟁할 것 등을 결의하고 21일 오전 7시까지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도 "임단협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경고파업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태도가 전향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금속노조와 함께 광양지역을 넘어 EG그룹과 박지만 회장에 대한 전국 투쟁으로 확대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