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um, '삼성' 항의에 노조추진위 카페 폐쇄 논란

삼성코레노 노조추진위, "삼성해고자들은 인터넷 카페도 못 만드나?"

다음(daum.net)이 삼성의 하청 노동자들이 노조를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개설한 인터넷 카페를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음은 지난 11일 자사 사이트에 개설된 삼성코레노 민주노조추진위원회(노조추진위) 인터넷 카페(cafe.daum.net/korenolove)를 폐쇄조치했다.

  삼성코레노 민주노조추진위 인터넷 카페(cafe.daum.net/korenolove).현재 카페에는 일반 회원 뿐만 아니라 카페 운영자도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삼성코레노, "명예훼손" 민주노조추진위 카페 폐쇄 요청

삼성코레노 노조추진위는 지난 해 10월부터 다음에 카페를 개설해 최근까지 온라인 상에서 노조 건설 활동을 벌여왔다. 노조추진위는 삼성코레노에서 노조를 만들려다 해고된 노경진 씨가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고, 현재 인터넷 카페에는 100여 명의 회원들이 가입되어 있다. 평택에 위치한 삼성코레노(한국니토옵티칼)는 삼성전자와 일본계 전자부품 업체인 니토덴코의 합작회사로 LCD편광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다음 측이 노조추진위 카페를 폐쇄한 것은 삼성코레노 측의 압박 때문으로, 삼성코레노 측은 "노조추진위 카페에 자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게시물이 게재되어 있다"며 다음에 폐쇄요청을 했다.

이에 다음은 삼성코레노 측의 권리침해신고를 받아들여 자체적으로 '사이버 가처분'이라는 일종의 카페 접근금지조치를 내렸다. 그러나 '사이버 가처분'은 해당 카페 정보들이 삭제만 되지 않을 뿐 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돼 사실상의 폐쇄조치에 다름 아니다.

다음 권리침해신고센터는 삼성코레노 측의 권리침해신고 접수를 받고, 자체적인 규정에 따라 조치를 했을 뿐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다음의 내부규정에 따르면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면 카페 운영자에게 문제가 된 해당 게시물의 자진 삭제와 '사이버 가처분' 예고를 이메일로 발송하게 된다. 이에 대해 2일 안에 개선조치가 없을 경우 '사이버 가처분', 즉 접근금지조치를 취하도록 되어있다.

노조추진위, "다음, 삼성 측 말만 듣고 일방적 폐쇄 통보"

그러나 이에 대해 카페 운영자인 노경진 위원장은 "교통사고로 병원에 입원해 이메일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이메일을 확인했을 때 이미 다음 측에서는 카페를 폐쇄했다"고 밝혔다. 다음 측이 노경진 위원장에게 예고 이메일을 발송한 것은 지난 8일이고, 노경진 위원장은 닷새가 지난 13일에서야 이메일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발송한 이메일을 확인한 후 이틀도 아니고, 다음 쪽에서 이메일을 보낸 지 이틀 만에 회사 쪽의 말만 듣고 일방적으로 카페를 폐쇄해 버린 것은 부당하다"며 "삼성에서 일하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인터넷 상에서 카페도 하나 만들지 못 하는 신세"라고 토로했다.

무노조 신화의 삼성답게 그간 삼성코레노 사측은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활동을 전방위적으로 봉쇄해왔다. 노경진 위원장은 삼성코레노 공장에서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 노조 설립을 준비하다 지난 해 10월 사측에 의해 해고됐다. 노경진 위원장은 "같은 해 6월 노동자들의 노조 설립 움직임을 알아챈 삼성코레노 사측은 갖은 협박과 회유로 노조 설립 활동을 방해했다"고 밝혔다.

이번 삼성코레노 측의 요청에 의한 노조추진위 카페 폐쇄 역시 '무노조 삼성'의 '집요함'을 잘 보여주는 사건이다. 뿐만 아니라 이미 노경진 위원장은 삼성코레스 측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 상태다.

노경진 위원장은 "삼성코레노 측이 제시한 명예훼손 근거 중 카페 관련 게시물은 단 한 개다. 그것도 내가 직접 쓴 글이 아니고, 다른 게시판에서 회원들이 퍼온 글"이라며 "설령 카페의 특정 게시물이 문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해당 글만 접근을 막으면 되는 것이지, 카페 전체를 폐쇄한 것은 다음과 삼성코레노 측의 횡포"라고 반발했다.

다음, '절차적 문제없어, 운영자 책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다음 권리침해신고센터 관계자는 "2일간 스스로 문제가 되는 내용을 정리할 수 있는 기한을 주었지만, 아무런 수정작업이 이루어지지 않아 삼성코레노의 신청을 받아들였다"며 절차적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책임을 노경진 위원장에게 넘겼다.

이어 이 관계자는 "사이버 가처분은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삭제이며, (명예훼손 사건에 대한) 재판 결과에 따라 완전삭제 또는 복구가 될 수 있다"며 "판결이 나기 전까지는 카페 접근금지조치를 풀 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