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코아-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홈에버 상암점 점거농성이 10일째 이어지고 있는 9일 오전 ‘mbn뉴스광장’에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오늘 중으로 상당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으나 노조 측은 “사실무근”이라고 황당해 했다.
교섭은 사측에서 제안해 내일(10일) 진행될 예정이다. 이에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상당히 정확한 소스다”라고 밝혔지만 이는 이상수 장관의 바람으로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 사측은 몇 차례의 교섭에서 진전된 안을 제시하지 않고 ‘선 농성해제 후 교섭’의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며, 노조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농성을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히려 뉴코아 강남점을 점거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노사 갈등은 사측이 점진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는 한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안성일 홈에버 노사협력실장은 9일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서 “회사의 경우 교섭에서 한 달 동안 평화기간을 갖고 집중논의하자고 제안했다”라고 말해, 이랜드 사측은 농성을 우선 풀고 대화를 하자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 뉴코아-이랜드 노동자들의 점거농성이 10일째를 맞이하고 있다./참세상 자료사진 |
신변보호도 안 해주면서 대화하자?
이렇게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겉으로는 이랜드 노사의 대화를 중재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아 보인다.
이랜드일반노조에 따르면 민주노총과 뉴코아-이랜드일반노조 공동투쟁본부가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해 성사 직전까지 갔으나, 체포영장이 내려진 김경욱 이랜드일반노조 위원장의 신변보호를 약속하지 않아 무산되었다. 홍윤경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은 “위원장이 장관하고 면담하러 가다가 잡혀갈 순 없지 않은가”라며 “신변보호 요청도 거부하는 정부가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상수 장관은 "사태가 지속되면 경찰투입도 고려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노조가 단계적인 사고를 가져야 하는데 너무 한꺼번에 얻으려고 하는 것 아니냐"라고 노조 측을 비판하기도 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3년으로 늘리고, 정규직도 유연화하는 것
비정규법 바람직한 방향?
한편,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이번 사태의 근본적 원인인 비정규법에 대해 “고용제도를 크게 바꾸는 시기기 때문에 갈등이 조금 있을 수 있다”라며 “이랜드 사태만 보고 성급한 결론을 내리면 안 된다”라고 말했으며, “이 법이 비정규직을 쓰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라며 “문제는 자유롭게 비정규직을 2년 쓰다가 정규직화 하는 것인데 현재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정규직화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갈 것이다”라고 말해 여전히 비정규법의 문제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이상수 장관은 지난 번 전경련 초청 간담회에 이어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3년으로 늘려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상수 장관은 “정부는 비정규법을 만들 때 사용기간을 3년으로 주장했었고, 파견도 더욱 확대시키려 했다”라며 “애초 정부의 생각이 옳았다고 생각하며, 3년으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라고 주장하고, “1년 정도 모니터링해서 법을 보안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은 “지금 필요한 것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되 정규직 시장을 유연화 해야 한다”라며 “고용조정을 쉽게 한다든지, 정규직의 임금을 성과급으로 바꿔 정규직 노동자를 더욱 유연하게 만든다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는 현재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해고에 대해 노조 측이 “이는 비정규직만을 향한 것이 아니라 정규직을 향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비정규법의 시행으로 인해 정규직의 고용마저 불안해지는 효과를 노동부가 정책적 입장으로 가지고 있음이 이상수 노동부 장관의 입으로 증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