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언니들의 서울구경

김은희, 채성미, 정수운, 임정애 조합원의 버스순회투쟁

비정규법이 잘 한일은 언니들을 만나게 한 것

언니들은 “즐겁다”

험한 꼴 다 보고 해고당하고, 길거리로 내몰려 세상 사람들이 욕하는 ‘투쟁’이라는 것을 하고 있으면서도 언니들은 “즐겁다”고 했다. 언니들은 농성을 하고 있는 국가인권위 건물이 “집”이라고 했다. 그래서 집에 들어갈 때면 행복하고 즐겁다고 했다.

언니는 송파구청에서 5년 동안 일했지만 비정규법 시행 전 날 해고된 임정애 조합원이고, 성신여고 행정실에서 12년 동안 일했으나 비정규법 때문에 해고된 정수운 조합원이고, 언주초등학교에서 7년 동안 방과 후 학교에서 보육교사로 일했지만 하루 아침에 해고된 채성미 조합원이고, 보라매서울대병원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해준다는 2년을 1개월 남기고 해고된 김은희 조합원이다.

그녀들은 하는 일도 다르고, 사업장도 달라 서로를 알지 못했다. 노동조합의 ‘노’자도 몰랐던 그녀들이 서로를 안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비정규법 때문에 해고가 되고 그녀들은 하나가 되었다. 세상에 혼자인 줄 알았던 그녀들이 서로에게 언니가 되어주고 동생이 되어주었다. “서로 만나게 됐으니, 비정규법이 좋은 일도 했네요”라는 기자의 너스레에 언니들은 “맞네~ 하하하”하며 맞장구를 친다.

  언니들은 버스순회투쟁을 시작하며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는 정부가 해고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언니들은 오늘(7일) 관광버스를 타고 서울구경에 나섰다. 수 십 년 동안 서울에 살았을 텐데 언니들은 떨리는 마음으로 버스에 올랐다. 버스는 서울시청 앞에서 출발해 서울대병원으로, 서울시교육청으로, 송파구청으로 달렸다. 언니들이 일했던 곳이다. 매일 같이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했을 그 곳에 이번에는 수 십 명의 노동자들과 함께 ‘버스 순회 투쟁’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도착했다.

언니들은 버스를 타기 전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언니들은 “비정규법을 만든 정부가, 우리를 해고한 공공기관이 답할 차례”라며 한 목소리로 “투쟁”을 외쳤다.

  언니들은 "비정규법을 만든 정부가 답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녀들은 모두 공공기관에서 일하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학교에서 행정업무를 처리하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구청에서 전화안내를 하고, 병원에서 환자들에게 식사를 나눠주던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정부는 공공기관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겠다며 ‘공공기관 비정규직 대책’을 내놓았지만 정작 비정규직 노동자인 그녀들에게 돌아온 것은 해고였다.

24개월 되기 한 달 전

보라매서울대병원에서 일한 김은희 조합원은 “23개월 만에 해고되었다”라고 말했다. 24개월이 되면 정부가 보호하겠다는 비정규직이 될 수 있었다. 비정규법이 시행되기 직전 서울대병원 측은 그녀에게 7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일할 수 있는 6개월짜리 계약서를 쓰라고 했다. 그런데 계약서를 쓰고 1주일이 안돼서 담당부서장은 그녀에서 계약서를 1개월짜리로 바꿀 것을 요구했고 그녀는 1개월이 된 7월 31일, 일한지 23개월 만에 해고되었다.

그녀는 자신이 하던 일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식사를 나눠주는 일을 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르게 짜여 진 식단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전달하는 일은 인간에게 밥이 생명이듯 꼭 필요한 일이었다. 그녀는 “환자들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건네면 환자들은 너무나 고마워 했어요”라고 했다. 그녀는 그냥 차려진 밥상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에게 식사를 통해 심리적 안정을 전달하는 일을 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비정규직이었다. 정부는 “핵심, 비핵심 업무를 나눠 핵심 업무를 무기계약화하겠다”라고 한 바 있다. 정부가 보기에 그녀는 ‘비핵심’ 업무일지 모른다. 서울대병원 측에서 보면 그저 없어져도 그만인 비정규직 노동자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녀는 “내 업무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것이에요. 그냥 밥을 나르는 게 아니고 환자의 상태를 잘 살펴가며 해야 하는 아주 전문적인 일이죠”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녀는 “세상에 필요 없는 일이 있을까요”라고 물었다.

  언니들은 버스에 올랐다.

당당한 언니들의 브이

버스 안에서도 그녀들의 즐거운 목소리가 이어졌다.

정수운 조합원의 8살 된 아들이 한미FTA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후 “미친 소는 먹으면 안 된다”고 학교에 가서 일장 연설을 했다는 얘기며, “고등학교 다니는 자식 영어 과외를 못시켜 마음이 아프다”는 김은희 조합원의 얘기... 결국 채성미 조합원이 “나는 더 불쌍하게 보이려고 임신한 배를 막 내밀어요”라는 슬픈 얘기가 버스를 박장대소로 가득 차게 만들었다.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언니들은 해고되었지만 누구 보다 당당한 노동자로 자신이 일하던 회사 앞에 서 있었다. 서울대병원에 도착했다. 서울대병원 측은 “외부사람이 들어오면 안 된다”, “환자들 있는데 왜 병원 안에서 집회를 하냐” 등의 말을 했다고 했다. 그러자 언니들은 “해고 안 했으면 이런 일도 없을 것 아니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돌아가야 할 시간이다. 언니들을 사진에 담는다. “언니들! 사진 한 장 찍어야죠”라는 기자의 말에 언니들이 어깨동무를 한다. 하나, 둘, 셋. 언니들의 브이가 당당하다.

  임정재 조합원, 김은희 조합원, 채성미 조합원, 정수운 조합원(왼쪽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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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공공부문 , 인권위 , 비정규법 , 버스순회투쟁 , 임정재 , 김은희 , 관광버스 , 서울구경 , 해고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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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리경찰

    비정규직 미친 게으름뱅이 새끼들은 봐라.

    비정규직 들먹이기전에
    니가 공부열심히하고 앞날을 잘준비해서 취직했다면
    비정규직안됐을꺼다.

    그러니까 사람은 공부를 해야하고 정신똑바로 차려야해.

    참 한심들한 독사의 자식들이여,
    누가 아무데서나 일하겠다고 해봐라 대 환영이지
    그렇게 머리들이 짧으니 민노총 깡패들한테 끌려다니지

    처맞고있는 놈들
    자기들 노력은 하나도 없이
    비정규직이라고 떠들어대기만하는 안타까운것들
    맞아도싸고 북으로넘어가서 살아라 빨갱이의 후손들아.
    운동권은 북한 공산당의 졸개일뿐이다. 세금내기는하냐?

    경찰은 진압들어갈만하니까 들어가는거다.
    너희들이 한짓은 폭동에 가까웠다.
    너희들이 한짓에 그렇게 당당할수있냐?
    준법정신은 베이스에깔고 생활하냐?
    저렇게 벌인다고 누가써주나??제발 의경들좀 괴롭히지마.

    남들 죽어라고 노력해서 정규직 갈때
    노력안하고 대충 되는대로 살다가 비정규직으로 들어간 넘들이
    꼭 대우는 동일하게 해달라고 악을쓰지.......
    회사입장에서 봤을땐 연구원하고 청소부하고
    똑같이 정규직으로 취급해달라는건데.......
    이게 말이돼??

    나같으면 저렇게 몇시간동안 앉아서 저거할때 일을하겠어 ...

    티비에 나오면 집안형편 어쩌고저쩌고 하는데
    저딴건 왜해서 시간낭비해??
    저렇게 해서 시민들한테 피해주면 너네도 속편하니?
    니들 가족들은 집안일 나몰라라하고 다니는 꼴 봐주나보구나.
    살만들하네 니들 하는 꼬락선으론 70 80 넘 아까웠겠다.

    스스로의 오류에 빠진 민노총...
    노동에 대해 정말 제대로 일해본적이 없는 이들이..
    무슨 노동을 말하고 다니는가?
    실제로 노조치고 열심히하는 사람이 어디있어?
    그저 쉬는것 제때제때 챙겨먹고...
    회사의 성장에는 아무관심없는 사람들 아녀?

    솔직히말해봐봐봐~~
    일 열심히 않하잖여~~그러니까 비정규직이지.
    회사의 성과는 아쉽게도 당신들과는 무관혀..게으른 비정규직이니까.
    90%는 다른 사람들, 즉 정규직의 성과지..
    비정규직은 성과에 상관없지... 니들은 고마운줄 알아야돼..
    불쌍한 것들 거두어주니까.....은혜를 원수로 갚고있어......
    물에 빠진 사람 건져주니까 보따리 내놓으라는 딱 그꼴이다.

    지금자라고있을너희들의 자식새끼들이 불쌍하다.
    빨갱이의 자식으로태어나 참 좋은세상에 살겠구나.
    너희아들딸들은 용돈인상해달라고 데모할인간들이다!

  • 진상짭새

    야 또라이 진리경찰 씹새야. 토욜 대낮에 인터넷하는 니 직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 아마 짭새 알바니 비정규직일것 같긴 하다 - 열심히 공부하고 앞날잘 준비해서 취직하면 정규직 될거 같냐? 씹새야 대전 대덕단지에 가봐라 석박사 유학출신 비정규직들이 수두룩하다. 그라고 공부 열심히 한다고 다 서울대가냐 무식한 씹새야. 좃도 모르는 새끼가 옆에서 씨부리는거 몇 개 주워듣고 지랄이야 지랄이. 니가 지금은 비정규직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정규직이 파업이니 투쟁이니 하면 또 그놈의 독사의 혓바닥을 놀려되겠지. 회사의 성과가정규직의 성과라고 진짜 인정은 하냐 썩을 놈아. 좃도 모르는 새끼가 맨날 도배질만 하구 자빠졌어. 그렇게 비정규직 알바해서 얼마 받냐? 닌 니가 비정규직인지도 모르고 살것구나 불쌍한 파리목숨 같은놈.

  • 오타...

    송파구청 비정규직 노동자는 임정재조합원입니다....이름이 오타가 난것 같아서...

  • 진실로

    비정규직이란 것은 누가 만들어 냈는가? 누가 똑같은 일을 하며 비정규직대우를 받고 싶은가? 몇 년을 열심히 일해도 발전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