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 해고자 전국 1500리 도보행진 마쳐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 투쟁에 희망은 있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해고자인 김준규, 서쌍용 씨 등이 전국 1500리 도보행진을 마치고 14일 서울에 도착했다.

지난 8월 27일 '불법파견 정규직화'와 '사내하청 해고자 원직복직' 요구를 전국적으로 알리기 위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출발한 도보행진단은 장장 19일간 560킬로미터를 걸으며 지엠대우자동차 창원공장, 현대하이스코 순천공장,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현대자동차 전주·아산공장, 기아자동차 화성공장, 지엠대우자동차 부평공장 등을 들렀다.

  도보행진단은 13일 지엠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도착해 출근투쟁을 함께 했다. [출처: 도보행진단]

사내하청 노동자인 이들이 도보행진을 하는 와중에도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이고, 지엠대우자동차 부평공장에 비정규직 노조가 설립되고, 코스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경찰 침탈을 당하는 등 간접고용 노동자를 둘러싼 소식이 여럿 있었다. 지난 6일에는 1034억 원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횡령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되기도 했다.

도보행진단은 이같은 사건들에 대해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한 원청 사용자들의 탄압과 억압, 가지지 못한 사내하청 비정규직에는 해고·구속·손배가압류의 탄압이요, 재벌과 가진 자들에 대해서는 면죄부를 주는 유전무죄 무전유죄의 현실이 도보행진 이전과 달라지지 않았다"고 술회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갖고 도보행진을 마무리할 수 있는 것은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스스로 투쟁으로 떨쳐 일어서는 사례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도보행진을 마무리하는 기자회견에서 "도보행진 마무리는 또다른 투쟁의 출발일 뿐"이라며 "해고자들은 원청 사용자 책임 인정과 간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확보를 위해 투쟁하고 현장을 조직할 것이며, 19일간의 강행군 속에 수많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의 격려와 연대를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