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조선소 노동자 3명 산재 사망

삼호중공업, 대우조선서 과로사, 추락사 등

국내 굴지의 조선소인 삼호중공업과 대우조선에서 이틀새 3명의 노동자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삼호중공업지회 조합원, 5주째 야간작업 도중 협착 사망

지난 12일 새벽 4시 35분경 삼호중공업 도장1부 블라스팅공장에서 빅 도어 블록 입출고 작업을 하던 임대한 씨가 도어 개폐 스위치를 조작하다 상체가 도어에 협착돼 사망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금속노조 삼호중공업지회에 따르면 고인이 5주째 연속 야간작업으로 심신이 피로한 상태였다고 한다.

삼호중공업지회는 오늘 오전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대책을 논의하고 중식시간에 추모집회를 연 후 대표이사에게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항의서한에는 대표이사 공개사과, 작업을 강행한 관리책임자 엄벌, 재해 방지를 위한 노사 합동 현장 안전점검 등의 내용을 담았다.

대우조선 비정규직 노동자 2명, 과로사-추락사

한편 대우조선에서는 12일과 13일에 잇따라 두 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대우조선 협력업체인 두광기업 소속 정길홍 씨는 지난 12일 오후 5시 50분경 1도크에서 작업 도중, 현장에서 함께 일하던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온 사이 의식을 잃고 쓰러졌으며, 이후 대우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심폐소생을 실시했으나 끝내 숨졌다.

13일에는 역시 협력업체인 한남ENG 소속 김성호 씨가 오전 11시경 2도크에서 선미 윙브릿지 하부에 발판을 설치하는 작업을 하다 23미터 가량의 도크 바닥으로 추락해 사망했다. 대우조선노조에 따르면 이번 사고의 경우 발판과 발판 사이를 번선으로 묶지 않은 채, 발판을 배열만 한 상태에서 지지대를 이탈해 일어났으며 2005년에도 이와 같은 사유로 비정규직 노동자가 추락사한 일이 있다고 한다.

대우조선노조는 두 사고에 대해 "생산관리와 안전관리에 총체적 부실을 드러낸 최악의 상황"이라며, 두 고인이 모두 협력사 노동자인 점을 들어 "협력사에 대한 관리가 얼마나 허술하고 취약한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비판했다. 노조는 회사측에 "업체대표를 즉각 퇴출시키고 법적 책임을 물라"고 촉구하는 한편, 사고 직후 2도크 서편 전체에 작업중지권을 발동하고 장례대책위원회를 가동, 사고원인 조사에 착수했다.

노동부 방치 속에 중대재해 끊이지 않는 조선소

한국의 조선산업은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이지만 국내의 주요 조선소에서는 생산 지상주의에 기인한 안전관리의 소홀 속에서 블록 전도, 추락, 협착, 과로사 등 중대재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나마 감소 추세에 있던 조선업 산업재해율은 2006년을 기점으로 다시 증가하고 있으며 전체 산업의 재해율에 비해 2.5배나 높은 산재율을 보이고 있다.

전체 산업재해율에서는 100인 미만의 중소업체에서 전체의 80% 이상의 재해가 발생하고 있는데 반해, 조선업에서는 2천 명 이상 사업장에서 전체 재해의 62%가 발생하는 특징을 보여 심각한 수준임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삼호중공업과 대우조선을 포함해, 국내 대부분의 주요 조선소가 노동부에 의해 '우수업체'로 선정돼 있어 안전보건 지도감독을 면제받아 왔다. 이와 관련해 조선소 노동조합들은 '노사자율안전관리정책'의 폐기와, 노동조합의 참여가 실질적으로 보장되지 않는 '조선업산재예방협의회'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