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노사 ‘1인 승무’ 놓고 정면충돌

1일 시범운행 철도노조 전면 거부, 열차 운행 중단 위기

1일 철도공사, 신형전기기관차 1인 승무 시범 운행 강행

철도노조가 내일(1일)부터 시행 예정인 신형전기기관차 1인 승무 시범운영을 전면 거부한다. 1인 승무는 부기관사 없이 기관사가 혼자 운행하는 것이다. 이에 전국 10개 기관차 승무사업소에서 담당하는 37개 무궁화호 열차 및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철도노조는 1인 승무와 관련해 철도공사가 지난 5월 노조 측과 합의한 “노사공동위원회 조사 작업을 진행한 뒤 실행방안을 협의한다”는 합의사항을 지키지 않았다며 이를 전면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오늘(31일) 밤 철야농성을 벌이고 내일은 열차에 타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철도공사는 지난 5월부터 경부선, 호남선 등 주요 간선을 운행하는 신형 전기기관차에 1인 승무를 하겠다고 밝혀온 바 있다. 이때도 철도노조는 “신호시스템 및 운전보안장치 미비, 노동조건 악화”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이후 철도 노사가 각 각 조사팀을 구성하기로 했으며 공동보고서를 발간하기로 합의했다. 철도공사 측도 이를 적극 수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철도노조에 따르면 9월 중순부터 철도공사가 노동조합 보고서 중 설문조사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보고서 작성 등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이 반발함에도 철도공사 측은 “시범운영이므로 11월 1일부터 1인 승무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고 노조 측은 전했다. 또한 공사 측은 “1인 승무의 안정을 위해 기관사 경력이 있는 관리자들을 동승시킬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는 “승객을 실제로 태운 상태에서, 장기간 운전업무를 하지 않은 관리자들이 승무하는 일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며 “한꺼번에 37개 열차를 시범운영이라는 미명아래 1인 승무를 강행하는 것은 승객들을 시험대상으로 삼는 무책임 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철도노조, “철도공사, 44명 감원하려고 승객 태운 채 시범운행”

철도노조는 “공사가 인건비를 절감하려는 취지에서 1인 승무를 집요하게 추진해 왔다”라고 설명했다. 철도노조는 “공사가 올해 초 1인 승무 관련 44명의 감원숫자를 정했다”라며 “44명을 감원하고자 승객을 태운 채 시범운영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도시철도 기관사들을 대상으로 카톨릭대 성모병원 산업의학과가 정신건강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며 1인 승무의 문제점을 밝힌 바 있다. 성모병원 산업의학과는 “2인 승무는 승객의 안전을 담당할 수 있는 영역으로 추가 1인이 배치되어, 평소에 승객의 안전을 담당하고 이례적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 2차 사고의 발생의 예방, 사고발생 기관사의 정신건강보호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