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득, “한나라당에 한국노총 공천권 요구할 것”

“한국노총 출신 한나라당에 많이 갈수록 좋아”

한국노총이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 선언해 노동계의 비난을 사고 있는 가운데,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11일 “한국노총 출신들이 한나라당에 많이 가면 많이 갈수록 좋다”며 한나라당에 내년 총선 공천권을 요구할 뜻을 밝혀 파문이 예상된다.

이용득 위원장은 이날 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이석우입니다’에 출연해 “사용자 출신들은 많이 있는데 노동자 출신 국회의원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한나라당과 그런 얘기를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정계 진출을 노리고 정책연대를 추진한 게 아니냐는 소리를 2년 전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들어와서 저는 가지 않겠다고 이미 수십 차례 공약을 해왔다”며 자신의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했다.

“한나라당 목표로 정책연대 한 것 아니다”의혹 부인

이용득 위원장은 “정책연대는 한나라당을 목표로 했던 것이 아니다”며 “기획 착수 당시 어느 후보가 대통령에 출마할지 몰랐기 때문에 BBK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항간의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정동영, 이회창 후보는 정책연대 후보 결정을 위한 조합원 총투표를 검찰의 BBK 수사 발표 이후로 연기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한국노총이 이를 묵살한 채 투표를 강행, 이명박 후보 지지를 위한 수순을 밟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명박 후보가 응답자 과반에도 못 미치는 낮은 지지율을 얻은 것에 대해서는 “ARS 투표 방식에서 핸드폰 노출을 꺼려해 투표율이 낮았지만, 일반 여론조사가 1, 2천 명 놓고 진행되는 것과 달리 우리는 48만 명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중 응답률은 52%로 일반 여론조사 응답률이 17% 내외인 것에 비하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이용득 위원장은 “응답률이 낮아 지지 후보의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진행자의 지적에 “대통령선거에서 투표율이 50% 이하면 무효되는 거냐”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사회 진보-보수 관계 지나치게 적대적”

이용득 위원장은 “현재 노조 위주의 정책정당이 없다. 민주노동당은 한국노총과 상당히 거리가 있다”며 “이명박 후보의 친기업적인 정책공약에 찬성하지 않지만 노조는 반대할 것은 반대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면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조와 함께 우리 경제와 국가를 선진화시켜 나가는 노사정 공동체 사회를 이루기 위해 한나라당과 정례협의를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친기업적 성향의 후보가 정권을 잡으면 노조와의 충돌이 거세지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조합원 투표를 통한 결과를 문제 삼는다는 것은 우리 조합원에 문제가 있다는 얘긴데, 조합원들이 노동 정책과 연관해 지지 후보를 선택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선문답을 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진보운동 단체인 한국노총이 보수정당인 한나라당을 지지해 뜻밖이고 충격적이라는 반응이 있을 수도 있다”면서 “한국사회에서 진보와 보수 관계는 지나치게 적대적이고 극단적이다. 진보와 보수가 만나 양 날개를 이루며 성장, 발전할 때 역사도 전진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본래 한나라당에서 일자리 창출 외에 별다른 노동정책이 없었지만, 정책연대 이후 한나라당에서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폐지를 적극 검토하고 비정규직 관련 차별시정 청구권을 노조에게 주겠다고 하는 등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