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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국립공원과 연안해양의 난개발 그리고 주민생존권 파괴 우려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42) - 정치적 악용,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

총선 앞두고 국회가 새만금사업과 연안개발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

지난 22일 국회 제 269회 정기 전체회의에서는 우리 갯벌과 연안, 그리고 해상 국립공원을 심각하게 파괴시킬 두 가지 특별법을 통과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오는 12월 19일 제 17대 대통령 선거와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맞아 국회가 새만금사업과 연안개발을 정치적으로 악용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먼저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안’은 국회의원 182명이 참석한 가운데 찬성 157명, 반대 14명, 기권 11명으로 가결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3월 13일, 전라북도가 ‘새만금종합개발특별법(안)’을 만들고 전북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서 국회의원 173명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원들의 입법 청원 형태로 김원기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하여 심의가 이루어졌다. 이후 농림해양수산위원회의 법안소위원회가 주관이 되어 국회에서 2시간 동안 농림부, 국토연구원, 전라북도, 환경단체 등이 참석한 가운데 공청회를 열었다.

개발을 더욱 용이하도록 하는 특별법

  지난 11월 22일, 특별법 제정 당시 국회앞에서 법안 파기를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모습
환경단체는 위헌적 개발악법이라면서 전면 폐기를 주장하였고 중앙정부도 반대의견을 냈다. 하지만 정부는 끝까지 반대하지 않고 5월말에 전라북도와 협의하여 수정법안을 만들어 법안소위원회에 제출하였다. 당시 전라북도는 “당초 취지가 크게 훼손되지 않은 범위 내에서 조정가능한 사항을 중앙부처와 협의하여 수정하였다”고 하면서 “법 제정통과에 최우선을 두고 추진하였다”고 주장했다. 이같이 수정된 법안은 농림해양수산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안소위원회, 전체회의를 통해 그대로 의결함에 따라 국회 본회의에 상정되었던 것이다.

결국 이번에 제정된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처음 제출되었던 ‘새만금종합개발특별법’보다 일부 수정되기는 했지만 개발절차를 간소화하고 규제를 대폭 완화시켜 개발을 더욱 용이하도록 하는 특별법이라 할 수 있다.

이 특별법은 농지조성을 목적으로 추진하던 새만금사업을 농업용지, 산업용지, 관광용지, 농촌도시용지, 환경용지 및 에너지용지 등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지금까지 새만금사업 추진에 있어 국회가 농지조성기금을 사용하도록 허용해 놓고, 이제 와서는 정부 마음대로 다른 용도로 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해 결국 예산을 편법적으로 전용하도록 해 농지관리기금법을 무시한 행위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국정감사때마다 농지조성에 맞추어 수질문제 등 환경문제에 대해 정부와 전라북도를 감사하던 태도와는 다른 이율배반적인 행동이라 하겠다. 작년 대법원의 새만금 소송에서도 당초 목적인 농업용지로 이용하겠다는 조건으로 사업을 계속해도 된다는 판결을 내렸으나, 이를 무시하고 다른 용도로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해 주고 있다.

이 법에는 매립공사의 준공인가 전에 사업시행자에게 매립면허로 인한 권리를 양도할 수 있도록 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는 새만금사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개발부담금 농지보전부담금 등을 감면할 수 있도록 했고, 국가는 민간투자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예산의 범위 안에서 사업시행자에게 보조금을 교부하거나 장기대부를 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이 법에는 농림부장관은 기본구상을 계획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경우에는 미리 전라북도지사의 의견을 듣도록 하고, 전라북도지사는 기본구상에 대한 사항을 농림부장관에게 제안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결국 간척지 내부 개발시 전라북도의 주장이 강하게 작용하도록 했고, 농림부 등 중앙부처는 예산확보를 하도록 했다. 더욱이 환경문제 저감 및 예방대책은 부실하게 취급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법은 재정경제부장관은 새만금사업지역 중 일부를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 할 수 있고, 국가 또는 전라북도는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첨단산업기업 및 외국인투자기업에 대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새만금 산업단지 내의 국·공유 토지 또는 건물 등을 50년의 범위 안에서 임대 가능하고 이 경우 임대기간을 50년의 범위 안에서 연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는 국민의 혈세를 들여 사업을 추진해서 엄청난 해양생태계 파괴는 물론 지역주민들의 생존권을 파괴해 놓고, 결국 대자본을 가진 소수 국내외 기업에게 특혜를 주겠다는 것이다.

정부가 지난 4월 3일에 확정한 새만금 간척지내 토지이용계획 변경안도 재원마련(최소 3조 6천억원~최대 6조 9백억원), 토사확보 방안, 필요 용수확보, 수질문제 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 확정되었는데, 더욱 확대된 개발을 허용해 주는 이 특별법은 이같은 사항들을 더더욱 검토하지 않은 것이라 할 수 있다.

동서남해안권발전법안, 국립공원도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커

한편 새만금개발특별법을 통과시킨 국회는 같은 날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안’을 재석 179명 중에 찬성 135명, 반대 23명, 기권 21명으로 가결했다. 이 법은 지역간 균형발전 및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해당 지역 국회의원들이 2006년 8월과 9월에 제출한 남해안개발특별법안과 2006년 12월에 제출한 동해안권개발특볍법안을 병합 심의하면서 건설교통위원회의 수정법률안으로 제출된 것이었다.

이는 결국 정부와 국회가 협의하고 제정해 운영하고 있던 국립공원 등을 보호 관리를 위한 자연공원법과 연안관리법, 해양보호 관련 법들을 무력화 시키는 위헌적인 법률이라 하겠다.

이 법의 내용을 보면, 동서남해안권발전종합계획안을 시도지사가 공동으로 동서남해안권별로 입안하며, 건설교통부장관은 이 안을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동서남해안권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결정하도록 했다. 또한 건설교통부장관은 시·도지사의 요청에 따라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한 후 중앙도시계획위원회와 국립공원위원회 및 동서남해안권발전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동·서·남해안권개발구역을 지정 고시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시도지사는 개발구역 안에 동서남해안권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과 투자유치를 위하여 필요한 지역을 동서남해안권투자진흥지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갯발사업 시행자에게 농지보전부담금 등 부담금 감면과 이 지역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 용지매입비의 융자, 토지 등의 임대료 감면, 그 밖의 개발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의 지원 등을 요청하는 경우 최대한 지원하고, 정부는 개발사업 중 일부사업에 대한 국고보조금의 보조율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인상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률은 결국 연안을 끼고 있는 해상 국립공원도 심각하게 훼손될 가능성이 커지도록 길을 열어 주어 준 것이다. 즉 특별법에 의해 종합계획을 확정할 때 국립공원이 포함된다면 건설교통부는 환경부와 협의해야 하지만 환경부가 거부하더라도 집행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종합계획은 공원계획(공원용도지구계획, 공원시설 계획 등)에 우선하게 된다는 점이다. 즉 개발사업이 시행되는 ‘개발구역’은 공원법 제2조에 따른 공원구역 및 공원보호구역을 포함할 수 있으며, 이는 건교부가 환경부의 국립공원에 대한 관할권을 가져간다는 의미이다. 이는 헌법상의 권한쟁의심판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특별법이 제정됨으로서 해상 국립공원과 갯벌을 포함한 연안해양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들이 사업단지와 관광위락단지 등을 무분별하게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해 연안해양생태계와 해상국립공원을 파괴하고, 수산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하도록 해서 지역주민의 생존권을 더욱 심각하게 훼손할 것으로 우려된다. 더욱이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릴 람사총회(습지 보존과 현명한 이용 등 람사협약 이행을 위한 당사국 총회)를 유치한 경상남도가 법 제정에 앞장섰다고 하니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하겠다.

사업시행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초법적이고 위헌적인 독소조항을 일반화시킨 법

따라서 이들 특별법은 개발절차의 간소화는 물론 사업시행자에게 각종 특혜를 주는 초법적이고 위헌적인 독소조항을 일반화시킨 법이며, 앞으로 또 다른 개발특별법을 만들어지게 해 특별법 공화국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새만금생명평화전북연대와 전북환경운동연합, 연안개발특별법제정저지 전국대책위원회와 한국환경회의는 19일부터 23일까지 국회앞 1인 시위와 함께 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치적을 위해 일반법을 무력화시키고 난개발을 부추기는 특별법을 제정했다며 23일 규탄 기자회견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계속적으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촉구와 헌법소원, 특별법 조기폐기와 인터넷 서명운동 전개, 지속가능한 지역발전 대안 제기, 개발 후 발생할 문제점을 모니터링하고 문제제기해 나갈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모두 특별법 파기 촉구와 범국적인 여론형성에 나서야 한다. 더 나아가 지역적, 생태적, 문화적, 경제적 가치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는 갯벌과 하구, 해양과 연안을 잘 보존관리하고, 지역공동체를 위한 지속가능한 ‘현명한 이용’ 방안을 찾도록 공동 노력할 것을 거듭 촉구한다.

특별법이 제정되었지만 우리는 끝까지 희망을 갖고 새만금지역을 비롯한 우리나라 전 해안의 갯벌과 연안을 되살리기 위해 계속 나서야 할 것이고, 그 변화된 모습을 기록하고 찾아내어 돈과 권력으로 가려진 눈을 다시 새롭게 떠 진실을 바라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볍법안,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안 표결상황

◎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볍법안
□ 투표의원(182인)
□ 찬성의원(157인)
강길부 강봉균, 강창길, 고조홍, 고홍길, 곽성문, 권영세, 권오을, 권철현, 김근태, 김기현, 김덕규, 김덕룡, 김동철, 김명자, 김명주, 김무성, 김병호, 김부겸, 김석준, 김성조, 김애실, 김양수, 김영숙, 김영주, 김우남, 김원기, 김재경, 김재윤, 김재홍, 김정훈, 김종률, 김종인, 김진표, 김춘진, 김태년, 김태환, 김학송, 김형오, 김홍업, 김효석, 김희선, 김희정, 남경필 노현송, 맹형규, 문병호, 문석호, 문학진, 문희상, 박계동, 박기춘, 박상돈, 박순자, 박재완, 박희태, 배기선, 배일도, 백원우, 서병수, 서상기, 서재관, 선병렬, 손봉숙, 송영길, 신국환, 신기남, 신상진, 신중식, 신학용, 심재엽, 심재철, 안경률, 안명옥, 안영근, 안택수, 양승조, 엄호성, 오영식, 우윤근, 우제창, 우제항, 원혜영, 원희룡, 유기준, 유선호, 유시민, 유인태, 유정복, 유필우, 윤두환, 윤원호, 윤호중, 이강두, 이강래, 이경숙, 이경재, 이계경, 이광철, 이군현, 이규택, 이기우, 이낙연, 이명규, 이상득, 이상열, 이석현, 이성구, 이시종, 이영호, 이원영, 이윤성, 이은영, 이인기, 이재웅, 이종구, 이주영, 이주호, 이진구, 이해봉, 장복심, 장영달, 장윤석, 장향숙, 전병헌, 전여옥, 전재희, 정두언, 정문헌, 정세균, 정진섭, 정화원, 정희수, 조배숙, 조성태, 주승용, 지병문, 진수희, 진 영, 차명진, 채수찬, 채일병, 최규성, 최규식, 최병국, 최 성, 최연희, 최인기, 한광원, 한명숙, 한병도, 한선교, 허 천, 허태열, 홍재형, 황우여, 황진하

□ 반대의원(14인)
강기갑, 고희선, 김영덕, 김용갑, 박세환, 심상정, 안민석, 안홍준, 이영순, 정장선, 제종길, 천영세, 최순영, 현애자

□ 기권의원(11인)
고진화, 김기춘, 김정권, 이계진, 이상배, 이인영, 이재창, 장경수, 정갑윤, 정성호, 정청래

◎ 동·서·남해안권 발전 특별법안
□ 투표의원 (179인)
□ 찬성의원(135인)
강길부, 강봉균, 고조홍, 고홍길, 김희선, 공성진, 곽성문, 권경석, 권영세, 권오을, 권철현, 김광원, 김기춘, 김기현, 김덕규, 김덕룡, 김명주, 김무성, 김병호, 김석준, 김성조, 김송자, 김애실, 김양수, 김영덕, 김영숙, 김영주, 김용갑, 김원기, 김재경, 김재윤, 김재홍, 김정권, 김정훈, 김종률, 김종인, 김춘진, 김학송, 김학원, 김형오, 김홍업, 김효석, 김희정, 남경필 노현송, 류근찬, 맹형규, 박계동, 박명광, 박병석, 박상돈, 박성범, 박세환, 박재완, 박찬숙, 박희태, 배기선, 서병수, 서상기, 손봉숙, 신국환, 신기남, 신상진, 신중식, 신학용, 심재엽, 안경률, 안명옥, 안영근, 안택수, 안홍준, 양승조, 엄호성, 우윤근, 우제창, 원혜영, 유기준, 유선호, 유승민, 유인태, 윤두환, 윤원호, 윤호중, 이강두, 이계경, 이계진, 이규택, 이낙연, 이명규, 이상득, 이상배, 이영호, 이윤성, 이은영, 이인기, 이재웅, 이주영, 이주호, 이진구, 이해봉, 이혜훈, 장복심, 장영달, 장윤석, 장향숙, 전여옥, 정갑윤, 정두언, 정문헌, 정장선, 정진섭, 정청래, 정화원, 정희수, 조배숙, 조성태, 조일현, 주승용, 진수희, 진 영, 차명진, 채수찬, 채일병, 최구식, 최규식, 최병국, 최연희, 최인기, 최철국, 한선교, 허 천, 허태열, 홍재형, 황우여, 황진하

□ 반대의원(23인)
강기갑, 강창일, 권선택, 김우남, 단병호, 문병호, 박기춘, 선병렬, 심상정, 안민석, 오영식, 우원식, 우제항, 이경숙, 이영순, 이원영, 임종인, 정성호, 제종길, 지병문, 천영세, 최순영, 한광원

□ 기권의원(21인)
고진화, 김동철, 김명자, 김태년, 문학진, 박영선, 배일도, 서재관, 오제세, 유시민, 유정복, 유필우, 이광철, 이기우, 이목희, 이방호, 이시종, 이인영, 장경수, 전병헌, 전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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