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노동자들 또 한국노총 집단 탈퇴

경륜, 경정장에서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 530여 명 공공노조 가입

한국노총을 떠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또 한국노총을 떠났다.

한국노총 연합노련 국민체육진흥공단일반노동조합에 소속되어 있던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538명이 총회를 통해 노조 탈퇴를 결정하고, 민주노총 공공노조에 가입한 것. 이는 지난 12월, 농협중앙회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한국노총을 탈퇴하고 민주노총 사무금융연맹에 가입한 것에 이은 것이다.

이들은 국민체육진흥공단 산하 경륜본부와 경정본부에 고용돼 광명경륜장, 올림픽경륜장을 포함해 전국 20개의 장외지점에서 발매원과 매점원으로 일하고 있는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이에 이들은 민주노총 공공노조 국민체육진흥공단비정규지부 조합원이 되었다.

“한국노총 앞에서 집회도 열었지만 감언이설만...”

이번에 집단 탈퇴한 일용직 노동자들은 그간 사측의 시급제 전환과 용역화 등 근로조건 악화에 맞서 목소리를 모아왔으나 한국노총 소속 노조가 이를 제대로 수용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합원 1400여 명 중 1000여 명이 일용직 노동자임에도 (한국노총 소속 노조는)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지도 못하고, 규약에 따라 대의원을 배정하지 않는 등 파행 운행을 일삼는 한편, 임단협 등 사측과의 교섭에서도 이들을 지속적으로 배제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탈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해 왔던 지부 관계자는 “우리는 매년 재계약을 해야 하기 때문에 시급제든 뭐든 사측이 동의를 요구하면 그냥 끌려 다닐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라며 “한국노총 앞에서 집회까지 열면서 도와달라고 했지만 감언이설로 둘러대기만 했다”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노총이 어용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데, 이것이 증명된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도 “600여 명이 넘는 조합원이 연서를 통해 총회소집을 요구했음에도 이를 묵살했고, 심지어 주도적인 조합원들을 제명했다”라며 “사측도 이에 발맞추어 주도적인 조합원들을 정직 처분하는 등 징계를 일삼아 왔다”라고 일용직 노동자들이 한국노총 소속 노조에서 배제되어 왔던 과정을 설명했다.

이에 일용직 노동자들은 사측과 한국노총 소속 노조의 방해에도 여럽게 서울지방노동청 동부지청장으로부터 총회소집권자를 지명 받아 지난 26일, 잠실아시아공원 원형무대에서 조합원 총회를 갖고 한국노총 소속 노조를 집단탈퇴하기에 이른다.

업무 전체 외주화, 고용불안 및 근로조건 후퇴 예상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정부가 추진했던 공공부문 비정규 대책에 대한 답변자료에서 현재 일용직 노동자들이 하고 있는 업무 전체를 외주화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라 해당 노동자들은 향후 극심한 고용불안과 임금삭감, 근로조건의 후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도 1년 마다 재계약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사측은 무인발매기 도입 등을 노골적으로 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공노조 국민체육진흥공단비정규지부는 “한국노총에 소속되어 있는 일용직 노동자 전체를 조직해 연말 계약해지 및 향후 외주화에 맞서 비정규직 고용안정 쟁취 투쟁을 전면적으로 벌여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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