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중앙위원회를 열어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를 대표로 선출했다. 이에 친노 세력의 대표 인사인 이해찬 의원이 전격 탈당, 친노 세력의 대거 탈당이 이어질 지 주목되고 있다.

신당은 이날 각 중앙위원이 대표 적임자 1명을 적어낸 뒤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계속하는 ‘교황식 선출 방식’을 채택, 1차 투표에서 재석 중앙위원 306명 중 164표를 얻은 손학규 전 지사를 총선 체제를 이끌어갈 대표로 선출했다. 이날 중앙위원회는 정대철 상임고문, 천정배 의원, 추미애 전 의원을 비롯해 문병호, 최재천, 정성호 의원 등 초선의원 그룹이 불참한 채 ‘반쪽 중앙위’로 진행되면서, 당내 계파 간 분열과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손학규, “낮은 자세로 국민 섬기며 쇄신, 변화하자”

손학규 전 지사는 대표직 수락 연설을 통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국민의 목소리는 반성과 쇄신과 변화”라며 “이번 대선을 통해 국민께서 우리에게 주신 엄중한 질책과 채찍을 낮은 자세로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낮은 자세로 국민을 높이 받들어서 우리를 쇄신하고 변화를 추구해 나가자”며 “우리가 낮은 자세로 국민을 섬기고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민의 뜻을 따를 때 국민은 우리에게 따뜻한 손을 내주고 우리를 포근하게 안아주실 것이다”라고 호소했다.

손 전 지사는 “새 정부가 들어서서 경제를 위주로 성장, 세계를 위주로 나아갈 때 우리는 경제를 살리는 일, 일자리를 살리는 일에는 아낌없이 지원하고 협조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 국민이 주인이 되고 사람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새로운 진보적인 사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우리의 몫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우리는 이제 새로운 각오로 새로운 진보세력을 자임하고 이 땅에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데 우리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다가오는 총선에서 겸허한 자세와 진정한 자신을 가질 때 우리는 승리의 길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해찬, “‘손학규당’ 좌표 잃은 정당으로 변질될 것”

이날 손 전 지사가 대표로 선출된 직후 이해찬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국민께 드리는 글-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며’라는 글을 올려 탈당 의사를 밝혔다. 이해찬 의원은 “제가 대통합민주신당을 떠나는 이유는 결코 손학규 개인이 대표가 되었기 때문이 아니다”며 “손학규 대표가 오랫동안 정당생활을 했던 신한국당과 한나라당의 정치적 지향이 결코 제가 추구할 수 있는 가치가 아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해찬 의원은 “손학규 대표가 이끄는 대통합민주신당은 자신의 가치를 지키지 못하고 어떠한 정체성도 없이 좌표를 잃은 정당으로 변질될 것”이라며 “이런 정치 상황이 오는 것을 막아내지 못한 점에 대해 저는 깊은 책임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또 “여야의 주요 정당의 대표를 모두 한나라당 출신이 맡게 된 정치현실이 너무나 안타깝고 그로 인해 민주화 이후 저희들을 일관되게 지지해 주셨던 분들이 느낄 혼란과 허탈감에 고개를 들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친노 세력인 김형주 의원은 이날 당 대표 선출 표결 직전 회의장을 빠져나가며 친노 세력의 독자세력화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현실적으로 그럴 여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집단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보기에 따로 살아남겠다고 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며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