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한국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 없어"

한나라, 유엔 '인권위 독립성 보장' 서한에 '유감'

국가인권위원회를 대통령 직속 기구화하려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방안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까지 나서 인권위의 독립적 지위 보장을 권고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은 계획대로 인권위의 조직개편을 밀어붙이겠다는 태세다.

루이즈 아버 유엔인권고등판무관은 최근 인수위에 보낸 서한을 통해 "인권위의 국제적 위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국내 지위도 약화시킬 수 있다"며 "인권의의 독립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계획을 재검토하라"고 요청했다.

유엔인권고등판무관실이 인권위의 독립적 지위 보장 문제를 거론하고 나선 데 대해 박형준 한나라당 대변인은 21일 "인수위가 왜 인권위를 조직개편 하는지에 대한 의도를 정확히 읽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형준 "업무 수행 상 독립성만 보장되면 된다"

그러면서 그는 루이즈 아버 판무관의 서한에 대해 "인권위의 독립성을 해치지 말아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수준의 내용을 담은 서한을 우리정부에 보내 온 것은 한국의 특수상황에 대한 이해가 다소 결여된 느낌"이라고 우회적으로 유감의 뜻을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앞으로 인권위의 기능이 실질적으로 운영되도록 정치적 균형을 갖춘 합리적 운영을 위한 업무 수행 상 독립성만 보장된다면 조직의 법적 위상은 문제가 아니다"고 루이즈 아버 판무관의 권고를 일축했다.

박 대변인은 인권위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권력층의 코드에 맞추느라 보편적인 인류의 인권개념을 실천하는 역할보다 정권의 시녀노릇을 충실하게 해왔다"며 "유엔에 상정된 대북인권결의안에 우리정부가 기권하거나 애매한 태도를 취하도록 방관하고, 정권의 친북노선을 성실하게 따라온 죄과가 있다"고 맹비난했다.

한편,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과거 한나라당 소속 위원 전원의 이름으로 인권위의 독립성을 주장한 법안을 제출한 적도 있다"며 "그럼에도 인수위가 새삼스럽게 이러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태그

한나라당 , 인권위 , 인수위 , 유엔인권고등판무관 , 이명박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김삼권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