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은 사고 은폐, 노동청은 자료 축소”

민주노총 충북본부, 비공개 교섭안과 산재은폐 공개

현대건설, 1차 본교섭 합의 사항 파기 후 침묵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충북지역본부(이하 충북본부)가 21일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충북본부-현대건설 교섭 내용과 결과, 하이닉스공장 건설현장 산재은폐, 13일 발생한 산재사고 내용을 공개했다.

현대건설은 1월 15일 충북본부에 교섭을 제의했다. 이어 18일에는 교섭 안을 선정하고 교섭 일정을 확정지었으며, 25일 열린 1차 본교섭에서는 충북본부가 제출한 교섭 안에 대해 몇 가지의 합의사항을 만들었다. 그러나 31일 2차 본교섭에서 현대건설은 1차 본교섭에서 합의된 사항도 파기하며 교섭을 결렬시켰다.

1차 본교섭에서의 합의 사항은 “△하이닉스 공장 증설 건설현장 공개(충북본부의 현장점검 주 1회 보장), △그동안 건설현장에서 발생된 산재 은폐 사례 공개하고 보상 및 사과”였으며, 1차 본교섭에서 미합의 사항의 충북본부 요구안은 △합의 결과 공개(보도자료 배포, 공사현장 내 식당 입구 및 게시판에 합의문 공개)였다.


“노동청, 국회의원이 자료공개 신청해도 은폐”

오늘 기자회견에서 충북본부는 그동안 하이닉스공장 건설현장에서 은폐되었던 산업재해도 발표했다. 충북본부는 지금까지 공개된 하이닉스공장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산재사고 4건 외에 확인된 7건의 산재사고를 추가로 공개하면서 “1년도 채 되지 않는 공사 기간 동안 총 11건의 산재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14명이 다치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하이닉스공장 건설현장 산재 사고 일지

또한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이 정보공개 요청 자료를 축소 보고했다고 지적했다. 충북본부는 “산재은폐 사례 접수 과정에서 추가로 산재신청이 되었던 것과 신청 후 반려된 것이 있음을 확인하였는데도 1월 11일과 2월 18일,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이 단병호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산재신청건수를 총 4건으로만 보고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충북본부는 “노동부 공무원들이 재벌로부터 떡값을 받아 챙겨 노동부의 신뢰도는 이미 바닥에 떨어졌다”며 “자료 보고의 주책임을 담당하는 대전지방노동청 청주지청은 현대건설의 산재은폐 시도에 제동을 걸기는 커녕 자료축소 보고로 동조하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분노했다. 이어 “온갖 핑계로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고 자리만 비굴하게 지키는 청주지청장은 사태의 책임을 질 것”을 촉구했다.

“13일 사고도 산재 은폐” 의혹 불거져

지난 13일에 발생되었던 산재사고도 공개되었다. 오전 9시경 건설노동자 3명은 환경미화를 위해 작업현장으로 이동 중, 시험가동 중인 현장에서 수압을 이기지 못한 파이프가 터져 사고를 당했다. 사고 이후 현대병원(지정병원)으로 후송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시 산재를 은폐하려고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이유는 부상당한 노동자를 구급차가 아닌 일반승합차로 후송했기 때문이다.

당시 부상을 입었던 박 모씨(만 25세)는 현재 서울에 위치한 병원 중환자실에 입원 중이며, 송 모씨(만 53세)와 권 모씨(만 21세)는 입원치료 중이다.

충북본부는 “현대건설은 단 한마디의 사과도 하지 않은 채 온갖 불법만을 남기고 홀연히 충북지역을 떠나려고 한다”며 “하이닉스공장이 모두 완공된다 하더라도 오송생명과학단지의 시공사가 현대건설임을 알고 있기에 하이닉스공장 건설 현장보다 더욱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감시활동을 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경찰과 검찰, 법원은 원만히 합의를 하고 형사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탄원서까지 제출된 건설노동자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구속영장을 발부면서, 사람을 죽인 살인범인 현대건설에 대해서는 동일전과로 집행유예까지 있는 관리자임에도 불구속과 벌금이라는 솜방망이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씁쓸하게 말했다. 또 “자신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건설노동자들의 죽음이 발생되지 않게 엄중한 수사와 법집행을 할 것”을 촉구했다.(천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