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취재 - 촛불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교과부, 美쇠고기 홍보 수업자료 배포 계획에 전교조 반발

전교조 기자회견 열고 “교사들이 정권 홍보용이냐” 비판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7일, 16개 시도교육감 회의를 긴급 소집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홍보하는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중고등학생들이 미국산 쇠고기 반대 촛불집회에 대거 참여하자 대책을 논의하겠다며 시도교육감들을 소집한 바 있다.

이에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오늘(9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어 “교육과학기술부의 일방적인 계기수업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교과부 시도교육감 회의 소집, “군사정권 시절 관기기관대책회의와 흡사”

전교조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시도교육감 회의를 소집한 것에 대해 “마치 과거 군사정권 독재시절 ‘관계기관대책회의’와 흡사하며, 나아가 학교 현장교사의 자율성을 말살하고 정권 홍보를 위해 교육을 수단화하자는 것”이라고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시도교육감 회의에서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은 중고등학생들의 촛불집회 참여에 대해 “뒤에서 종용하는 세력이 있다”며 촛불집회의 배후로 전교조를 지목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그동안 견지해 온 인내의 한계를 넘는 행위이며 명예훼손”이라며 “망언에 대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농림수산식품부에서 만든 미국산 쇠고기 홍보만화.이 만화에는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정보들을 “다 근거 없는 헛소문”, “원래 뜬소문이 부풀려 지는 법”이라는 말을 써가며 비하하고 있다.

전교조는 교육과학기술부의 행태에 대해 “미국산 쇠고기 협상의 잘못은 덮어둔 채, 잘못된 정부의 협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학생들의 의견만을 문제 삼는 어른스럽지 못한 행위”이며 “청소년들의 자발적이고 자유로운 의사표현의 권리를 박탈하는 비교육적 행위”라고 지적했다.

지난 7일에는 학생들 사이에 돌고 있는 문자메세지의 유통경로를 찾겠다며 경찰이 한 고등학교를 직접 방문해 학생들을 조사하는 일도 있었다. 이에 대해 전교조는 “학생들이 최근 촛불문화제에 나서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4.15 학교자율화 조치로 인해 자신들이 잘못된 정부에 의해 ‘교육’이 아니라 ‘사육’ 당하고 있다는 불안의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원인을 살피고 해결책을 찾아 제시해야 할 정부가 또 다른 불안을 야기시키는, 아무런 저항 수단도 없는 학생들에 대한 무차별 폭력 행위”라고 비판했다.

전교조, “美쇠고기 학교 급식 사용 안하겠다는 학교장 답변서 요구할 것”

이어 전교조는 “전국교육감 회의 자료 어디에도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 문제에 대한 근본적 문제점과 그에 대한 객관적 설득 논리를 찾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배포하겠다는 학생용 만화자료에는 광우병의 위험성을 알리는 정보들에 대해 “다 근거 없는 헛소문”, “원래 뜬소문이 부풀려 지는 법”이라는 말을 써가며 비하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가 계기수업 자료를 배포한다면 전교조는 “전문가의 견해가 포함되고 대다수 국민들이 객관성을 인정하는 자료를 엄선해 모든 조합원과 교사들에게 배포”하는 것으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이에 더 나아가 전교조는 학부모들과 함께 “미국산 수입 쇠고기를 학교 급식자재로 사용하지 않겠다는 학교장의 답변서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를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공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