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CCTV는 몰래카메라?

공공기관 불법 CCTV 난무... 확대책 무색

공공기관에 설치돼 있는 CCTV가 음성녹음, 줌, 회전 등 불법기능을 사용하고 있는 것과 관련, 전국 38개 인권단체로 구성된 인권단체연석회의가 "공공기관 CCTV는 몰래카메라인가"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인권단체연석회의는 19일 오전 서울 세종로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공공기관개인정보심의위원회가 14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CCTV 관리실태 결과를 알리고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아동 대상 범죄가 터지자마자 정부가 내놓은 CCTV 확대책은 불안을 해소하는 근본 대책이 아니"라며 "공공기관에서조차 CCTV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법률까지 위반하며 무대책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무작위 CCTV 설치를 개인과 민간, 안방까지 확대할 셈인가"라고 성토했다.

이들은 이번 1만2778대의 CCTV 조사가 5일 안에 마쳤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규모이자 부실 조사의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항목뿐 아니라 조치 사항도 미비하고 향후 조치 계획도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장여경 진보네트워크센터 활동가는 이에 대해 "전체 공공기관 CCTV의 10%만을 조사한 결과가 이렇다는 것은 원래의 실태가 더 심각할 것이라는 의구심을 낳게 한다"고 말했다.

또 '공공기관의개인정보보호에관한법률'을 들어 카메라를 임의로 조작하거나 줌, 회전 등을 통해 다른 곳을 비추는 행위, 음성녹음을 하는 행위 등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7백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형사처벌 대상인 만큼, 엄격한 법률 적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보호 차원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주체의 관리통제권' 보장에 대한 조사도 미흡한 사항으로 대두됐다.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 2004년 '공공기관의 방범CCTV 설치 운영 관련 정책권고'에 따르면 "영향을 받는 모든 개인이 자신과 관련된 정보의 존재 확인, 열람요구, 이유부기, 이의제기 및 정정 삭제 보완 청구권을 가진다"고 되어 있다.

장여경 활동가는 공공기관에서 CCTV로 촬영된 개인화상정보가 수사기관과 방송국 등에 원칙 없이 제공되고 있다는 이번 조사결과를 들어 "날 어떻게 얼마나 촬영하고 얼마나 정보를 보관하는지조차 몰라, 자기결정권이 심대히 침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자체 조사한 CCTV 실태가 이같이 '불법' 투성이인데도 이후 조치 계획은 '시정조치 공문발송', '운영 가이드라인 시달', 'CCTV 운영자 인식 제고' 등 부실하다. 더구나 "CCTV 관련 제도 개선사항을 검토해야 한다"며 "사전협의제 적용 여부, 안내판 설치 대상 조정, 음성녹음 예외 인정"이 필요하다고 해, 오히려 현행 법률을 완화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공공기관 CCTV 운영에 예외를 인정해 달라는 조치 계획을 결사 반대하며, 민간 CCTV 규제 제도를 만들겠다는 적반하장을 그만두고 공공기관 스스로 자기들 CCTV나 잘 단속하길 바란다"면서 "독립적인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설치돼고 관련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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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네트워크센터 , CCTV , 개인정보보호법 , 인권단체연석회의 , 통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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