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차 산별중앙교섭안 ‘유보’

현대차 노사교섭 마무리에 따른 논란의 불씨 여전

금속노조가 현대자동차 노사의 산별중앙교섭안을 인정하지만 승인을 유보한다고 결정했다.

현대차 산별교섭안, 승인·불승인도 아닌 ‘유보’

현대자동차의 산별교섭안은 △사용자단체 가입을 제외한 산별기본협약 합의 △산별교섭 관련 제반사항 합의 후 내년 중앙교섭 참가를 골자로 하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이에 따라 관련협의체를 10월 중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지난 7일 합의했다.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은 현대차의 산별교섭안이 “가이드라인에 미치지 못한다”며 반발했다. ‘가이드라인’이란 GM대우차의 의견접근안으로 △산별기본협약 수용 △사용자단체 가입·개편 논의 △중앙교섭 조인식 참가이다.

하지만 현대차지부는 지난 8일 지부 공보물을 통해 “7월 15일 중앙교섭이 잠정 합의됨에 따라 중앙교섭 참여라는 목표가 사실상 무의미해지고 GM대우차의 의견접근안이 미타결 사업장의 합의기준이 됐다”며 “단어 표현상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내용상으로는 대동소이하며 강제력을 발휘해 09년에 사측을 중앙교섭에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단체교섭위원 자체회의에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난 8일 열린 금속노조 긴급 쟁의대책회의 [출처: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지부]

결국, 현대차 노사의 산별교섭안은 8일 금속노조 긴급 쟁의대책회의에서 다뤄졌고, “산별교섭안을 존중하지만 승인하지 않고 유보”한다고 결정됐다. 이에 따라 현대차지부는 지부교섭에 집중할 예정이다. 하지만 금속노조 쟁대위 결정이 ‘유보’됨에 따라 현대차 노사교섭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현대차 노사의 산별교섭안이 다시 논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별다른 대응 없이 중앙교섭 승인 논란만

현대차노사의 산별교섭안이 논란이 된 것은 현대차의 파급력 때문이다. 현대차노사의 합의가 기아차, 현대하이스코, 현대로템 등 금속노조의 60%를 차지하는 현대계열사의 산별교섭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현대차노사의 산별교섭안이 ‘유보’된 것은 현실적인 문제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는 “올해 임단협은 중앙교섭 성사 없이는 타결할 수 없다”고 공표했다. 하지만 금속노조는 GM대우차 의견접근안을 논란 속에 개별 승인했고, 쌍용차지부는 잠정합의안에 대해 이미 조합원 찬반투표까지 마무리했다.

또한 금속노조는 지난 7월 16일 완성차 4사를 포함한 중앙교섭참여 미타결 사업장을 제외하고, 금속사용자협의회와 중앙교섭을 타결했다. 이로 인해 현대기아차를 포함한 중앙교섭 불참 사업장에 대한 금속노조의 공동전선은 무너졌고, 불참사업장의 압박은 해당지부 및 지회의 몫으로만 남게 됐다.

현대차의 경우, 사측은 교섭 초기 “중앙교섭 때문에 지부교섭이 진행되지 않는다”고 했지만, 산별교섭 최종안을 제시하며 “중앙교섭 합의 없이 지부교섭 없다”고 현대차지부를 압박했다. 그러나 금속노조와 현대차지부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못했고 산별교섭 최종안 논란에 빠진 것이다.

한편, 금속노조가 중앙교섭에만 몰두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김형우 비정규노조 대표자회의 의장은 “비정규직 문제가 기업별노조였을 때보다 더 다뤄지지 못하고 있다. 특히 단식 60일을 맞고 있는 기륭문제가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게 금속노조의 현실이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앙교섭을 이야기한다는 게 부끄러울 지경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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