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 무산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 "10조 원 다 알고 있지 않나" 항변

오늘(9일) 오후 2시 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공청회가 언론사회단체 회원들의 항의 끝에 무산됐다.

공청회 시작 10분을 앞둔 1시 50분 경 미디어행동, 범국민행동 등 언론사회단체 회원들은 패널석 앞으로 나가 현수막과 피켓 등을 들고 ‘공청회 즉각 중단’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사회를 준비중이던 유의선 교수는 “논리 대로 하자. 학자의 양심으로 냉정하고 원칙적으로 사회를 보겠다”며 언론사회단체 회원들에게 자리로 들어가라고 요구하자, 회원들은 “대통령 업무보고를 다 끝낸 마당에 무슨 공청회냐, 공청회는 무효”라고 응대했다.

  사회를 맡을 예정이던 유의선 이화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 사진/ 이정원 기자

한 회원은 “왜 국민의 세금을 갖고 하나마나한 공청회를 하나. 국민 세금을 축내는 것 아니냐”고 하자 유의선 교수는 “저는 아무 돈도 안 받는다. 의견을 듣고 의견 수렴해서 수정을 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의선 교수는 재차 원칙적이고 중립적인 사회 진행 의사를 피력했지만, 언론사회단체 회원들은 ‘방통위원이 한 명도 안 나온 공청회’를 지적하며 패널 구성을 문제 삼기도 했다.

“민주적으로 공청회를 진행하자”는 유의선 사회자의 발언에는 “민주주의를 하려면 의견 수렴을 완벽하게 받은 후 대통령 업무보고를 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절차를 지키지 않은 방통위의 공청회를 거듭 문제 삼았다.

신학림 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시행령 개정안은 지상파방송, 보도.종합편성 PP 소유 금지 기업 기준 총자산 3조 원 이하에서 10조 원 이하로 범위를 넓혔다”며 “이 경우 10조3천억 원으로 신고된 CJ가 자산을 조정하면 방송 진입이 가능하다”고 지적하고 CJ의 계열사를 열거해 주목을 끌었다.

이에 대해 김성규 방통위 방송정책기획과장은 “CJ는 10조 원이 넘어 제한 된다. 방송 사업 진입이 안 된다”고 응대했다.

유의선 교수는 “외국에서도 자본의 방송 진입 유입 논란은 어디나 다 있다”고 말하고 “한국 사회에서 어느 정도가 적당한지 논리적으로 이야기하자”며 공청회가 이루어지도록 협조를 요청했다.

유의선 교수가 방통위 측에 “오늘 공청회가 요식적인 건가, 이미 다 끝난 건가”라고 묻자,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은 “방통위원회에서 방송법 시행령을 지난 2월부터 계속 추진한 것은 알고 있죠? 공청회를 했고, 대통령 업무보고를 했는데, 절차적으로 뭐가 문젠가. 대기업 기준을 완화하고 허용한다고 했는데 뭐가 잘못 되었나”라고 대답했다.

  김정대 연론연대 사무처장이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과 절차 문제로 시비를 따지고 있다. 사진/ 이정원 기자

언론사회단체 회원 중 한 명은 “그러니까 그냥 시행하라. 공청회 같은 거 요식적으로 거치지 말고 집행하면 되지 않는가”라고 항변했다.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은 계속해서 “대기업 완화 그게 핵심이다. 몰랐나. 시행령 이미 방송위원회에도 보고하고, 8월 14일 공청회도 기획했다. 10조 원으로 늘린다는 것 다 알고 있지 않는가”라고 맞받으며 입법 추진을 기정사실화 했다.

  김성규 방송통신위원회 방송정책기획과장. 사진/ 이정원 기자

김성규 방송정책기획과장은 시행령안을 만드는 과정에 어떤 의견 수렴을 거쳤냐는 질문에 “부처 안 마련 후 제일 먼저 하는 게 관계부처 협의다. 방송위 때인 2월부터 시작됐다. 방통위로 넘어왔고 위원 간담회 5-6차례 이뤄졌다. 위원이 보고받은 안으로 공청회라든지 온라인을 통해 의견수렴이 진행되는 중이다. 의결하는 과정은 남아있다”고 답했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사진/ 이정원 기자

2시 55분 경 유의선 교수는 휴식을 제안한 후 3시 30분 경 다시 등장해 “사회자로서 상당한 비애를 느낀다,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오늘 공청회를 여기서 마치겠다”고 말하고 퇴장함으로써 공청회는 무산됐다.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은 공청회가 무산되자 “이번 공청회는 절차상 문제가 있고 잘못됐다. 방통위 직원들이 대통령 업무보고로 잘못된 절차를 밟아놓고 (언론사회단체의) 정당한 항의를 비이성적이라고 하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시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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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법 , 범국민행동 , 미디어행동 , 방통위 , 미디어 , 미디어공공성 , 방송법시행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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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우

    좋은 기사 잘 보고 갑니다. 그럼 수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