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떨어지는 주식에 국민연금 쌈짓돈 운용”

국민연금공단, 美모기지에 투자한 500억 원 모두 손실

국민연금공단, 리먼 등 투자로 600억 원 손실에 이어 모기지 투자로 500억 원 몽땅 날려

국민연금공단이 이번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에 엄청난 투자금 손실을 입은 것으로 밝혀져 연기금운용계획의 전면 수정이 필요하다는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파산한 리먼브라더스와 전격 매각된 메릴린치, 도산 위기에 있는 AIG 등에 연기금 7215만 5천 달러(한화 838억원)을 투자했으나, 15일 현재 이에 대한 평가액이 2430만 달러에 그쳐 4785만 달러에 달하는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전혜숙 한나라당 의원에 따르면 국민연금공단은 미국 주택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도 4608만 4965 달러를 투자했으나 이 두 회사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사실상 주식이 휴지조각이 된 상황이다. 전혜숙 의원은 “국민연금공단이 모기지 사태가 악화되고 있음에도 투자를 늘려 손실을 더 키웠다”라고 주장했다. 전혜숙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총 투자금액은 2006년 804만 7268달러에서 2007년 2968만 8597달러로 3배 이상 늘어났다.

그래도 주식투자 늘린다 “국민연금이 정부 쌈짓돈이냐”

국민연금의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이 잇따르고 있지만 정부는 올 해 안으로 10조 원 이상을 주식시장에 더 투자하고, 내년에는 국민연금기금의 29%인 약 80조 원을 주식시장에 투입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해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12년까지 예상 연기금 총액 420조 원 중 40%인 160조원을 주식에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공공노조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국민연금기금을 마치 정부의 쌈짓돈인 양 주식시장에 9월에만 2조 가까이 쏟아 붓고, 9월 이후에도 10조 원을 투입하며 투자심리 회복을 위한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라며 “현재 경제위기에 대한 이렇다 할 대책도 없이 떨어지는 주가를 떠받치기 위해 국민연금기금에 함부로 손을 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노후를 위해 매달 조금씩 모은 사회연대기금”이라며 “계속되는 연기금의 금융투기는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증폭시키고 있으며, 국민노후가 파탄나고 있다”라고 밝히고, △국민연금공단의 주식투자확대 계획의 전면 재수정과 △연기금 금융투기 중단 △투자 손실분에 대한 정부 보전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