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아웃렛 안산점 오픈하며 ‘새 출발’?

이랜드일반노조, “여전히 비정규직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

이랜드그룹, 2년 만에 아웃렛 신규 매장 오픈

1년이 넘게 비정규직 문제로 노사분규를 겪었던 이랜드 그룹이 뉴코아 아웃렛 안산점을 오픈하며 이미지 개선에 발 벗고 나섰다.

뉴코아노조와는 지난 8월 합의를 하고, 홈에버 매장을 중심으로 한 이랜드일반노조의 경우는 홈에버를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에 매각하면서 노사분규에서 일정 홀가분해 진 이랜드그룹이 새 매장을 오픈하며 ‘새 출발’이라며 대대적 홍보를 하고 나선 것.

이랜드그룹은 홈에버 매각 대금 중 채무관계를 청산하고 남은 3천 5백여 억 원을 아웃렛과 패션사업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뉴코아 아웃렛 안산점 오픈은 2006년 9월 울산 매장 오픈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은 “2006년 홈에버 인수로 줄곧 경영난에 시달렸던 그룹이 최근 홈에버 매각 작업이 완료됨에 따라 비로소 경영 정상화 발판을 구축했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다”라고 의미를 밝혔다.

“사과라도 한 마디 했으면...”

그러나 이런 이랜드그룹의 모습을 바라보는 이랜드일반노조의 눈은 곱지 않다. 홈에버 매각 완료로 이랜드일반노조의 사측은 삼성테스코로 변했지만, 비정규직 문제로 1년이 넘게 진행되었던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해 책임 떠넘기기 급급했던 이랜드그룹의 모습이 이후에도 같은 일을 불러올 것이라는 이랜드일반노조의 우려가 남는 것.

이랜드일반노조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홈에버 매각 직전에도 64명의 조합원을 징계했다. 또한 홈에버 직원들에게 돌아간 매각 관련 위로금도 이랜드그룹은 조합원에 따라 차등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남신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동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이나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조치들을 하면서 신규매장을 연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라며 “하지만 늘 가족이라고 말하면서 여전히 피눈물 흘리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이나 사과도 없이 신규 매장으로 이미지 개선할 생각만 하는 것 같아 우려가 된다”라고 전했다.

또한 이남신 부위원장은 홈에버 신규 매장 오픈 당시에도 몇몇 관리직들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을 비정규직으로 채용해 논란이 되었던 것을 기억하며 “이번 매장 오픈에도 많은 비정규직들이 고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런 식이면 이랜드그룹의 신규매장 오픈은 양질의 고용창출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인 광고 사이트에는 파견업체에서 뉴코아 아웃렛 안산점에서 일할 계산원, 보안직원 등을 모집하는 광고가 올라와 있기도 하다.

  한 구인 광고 사이트에 뉴코아 아웃렛에서 일할 계산직원을 모집하는 파견업체의 광고가 올라와 있다.

이어 이남신 부위원장은 “이랜드그룹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몸짓 불리기에 연연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같이 일하는 노동자들의 마음을 추스르고 내실을 기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며 윤리경영을 현실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만드는 일을 먼저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