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택 선거자금, 80% 이상이 학원·사학재단·학교장 돈

검찰 ‘공정택 교육감 선거 자금’ 수사 할 듯

검찰이 학원 업자들에게서 돈을 빌려 선거를 치룬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 대해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이 7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수사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노동당은 “사설학원을 감시, 감독해야 할 교육감이 사설학원 관계자들로부터 선거자금의 대부분을 차입한 것은 업무 연관성과 대가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교육시장을 통제하고 규제해야 할 교육 수장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학원들로부터 선거자금을 지원받은 것은 공교육과 사교육의 유착”이라고 규정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일선 학교장에 대한 인사권과 관리감독권을 갖고 있는 교육감이 선거후원금 명목으로 수십명의 현직 교장들로부터 격려금을 받았다는 사실”이라며 “일종의 인사청탁이고 뇌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동당은 “검찰이 주경복 전 후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도 공 교육감의 부적절한 선거비용을 수사하지 않는다면 형평성을 잃은 처사”라며 “공 교육감의 선거자금을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택 교육감 선거 자금, 80% 이상이 학원과 사학재단, 학교장 돈

한편 공정택 서울교육감이 선거를 치룬 뒤인 지난 8월19일 선거사무소 회계책임자인 심 아무개 씨가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보고한 ‘정치자금 수입‧지출부’를 보면 모두 22억4961만여원이 수입이었는데 그 가운데 81%가 학원과 사학재단에게서 얻은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학원 업자에게 받은 돈이 16억여원이다. ‘종로엠학원’ 중구분원 원장으로 한국학원총연합회 부회장을 지낸 최명옥 씨에게 모두6번에 걸쳐 총5억984만원을 빌렸다.

또 신설동에 수도학원을 운영하는 ‘성암학원’ 이재식 이사장에게는 2억9만원을 직접 빌렸고 이 이사장의 보증으로 8억원을 은행에서 대출받았다. 허필수 에듀토피아 중앙교육회장에게서는 30만원의 격려금을 받았다.

사학재단과 일선 교장에게서는 3억1000여만원을 받았다. 장동갑 숭실학원 이사가 가장 많은 3억원을 당시 공정택 후보에게 줬으며 전주에서 자립형 사립고인 상산고를 운영하는 홍성대 상산학원 이사장에게는 100만원을 받았다.

이외에도 서울 초, 중, 고 교장과 사립재단 이사들도 적게는 5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을 ‘격려금’으로 줬다. 당곡고 교장을 지낸 이춘원 한자교육추진연합회 회장에게는 300만원을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수사 하겠다”

서울중앙지검은 수사 의뢰가 들어온 만큼 수사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선거 관련 사안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검사 공상훈) 한 관계자는 “의뢰가 들어온 만큼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어느 검사가 담당할 지는 아직 배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교조가 주경복 후보에 선거 자금을 지원했다는 사안도 공안1부(담당 최철호 검사)에서 수사하고 있다.(최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