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클린턴 3기'인가, 논쟁중인 美 진보진영

"무조건적 지지로 얻을 게 있나" vs. "11월 4일 이후 환영해야 할 싸움"

현재로서는 미국 공화당 후보인 매케인 진영에서 민주당 버락 오바마 대통령 후보에 대한 '스캔들 폭탄'을 떨어뜨리지 않는 한 이번 선거는 오바마와 민주당의 승리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다. 워싱턴포스트(WP)와 ABC방송이 공동실시한 출구조사에서 조기투표자의 59%가 오바마를 찍었다고 답했고, 40%는 매케인을 지지했다고 전했다.

시엔엔(CNN) 방송도 주별 확보 선거인단 분석 결과, 이미 오바마는 단선에 필요한 270명을 넘긴 277명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11월 4일로 눈 앞에 다가오면서, 미 진보진영에서는 우리에게도 익숙한 '사표논쟁'과 오바마 이후의 미국 사회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빌 클린턴 3기가 될 것인가'다.

특히,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사상 최악의 금융위기를 겪는 상황에서 오바마 진영이 로버트 루빈, 로런스 서머스 등 클린턴 행정부 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인물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오바마 후보 지지 유세를 하는 등 관계개선이 가시화되면서 이런 논쟁은 가열되고 있다. 논쟁은 매케인 공화당 후보 진영에서뿐만 아니라, 진보진영내에서도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모양새다.

"11월 4일 이후 오바마에 압력가해야"

정치평론가인 데이비드 시로타는 미국의 진보 인터넷 저널인 커먼 드림스(Common Dreams)에 기고한 글에서 "우리는 선거 5일전에 있다. 이번 선거는 부시주의(Bush-ism)에 대한 국민투표날이자, 사회적 점진주의인 클린턴주의에 대한 국민투표날이기도 하다"며 오바마를 클린턴에 빗대는 것에 선을 그었다.

데이비드 시로타는 "오바마는 개인적으로든, 이데올로기적으로든 클린턴 방식을 쓸어버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많은 힘을 부여받았다고 느끼고 있다"고 주장했다. 데이비드 시로타는 "만약 그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그의 정책들이 어려움에 처하게 될 것이고, 정치적 문제를 야기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제적 위기 상황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에서 적극적으로 오바마를 지지한 만큼 오바마의 발을 묶을 수 있는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그래서 저널리스트인 노먼 솔로몬은 영국의 <인디펜던트>에 기고한 글에서 오바마가 당선된 후 '11월 4일'이후가 진보진영에게 더욱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노먼 솔로몬은 "만약 다음주 오바마가 승리를 선언한다면, 이 그룹들(진보진영)들은 우리 눈앞에서 재편이 될 것이고, 기업과 전쟁을 옹호하는 민주당 일부로 부터의 지지를 끌어내려고 하는 우익적 요소들이 작용할 것이다. 이때 이 그룹들이 오바마에게 얼마나 많은 힘을 가할 수 있는 가는 진보진영의 의지와 싸움을 얼마나 지속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즉, 오바마를 당선시키는 것이 대한히 중요한 싸움이지만, 출발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노먼 솔로몬은 11월 4일 이후 오바와 행정부와 치뤄야 할 싸움에 대해 "우리가 환영해야 할 싸움"이라고 썼다.

"무조건적 지지로는 아무것도 얻을 수 없어"

그러나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진보진영이 무조건적 지지를 보내는 한은 아무것도 얻을 수 있는게 없다는 주장도 있다.

조슈아 프랭크 '반체제의 목소리(the Dissident Voice)' 공동편집자는 "사람들은 오바마가 마치 다음 메시아인 것처럼 이야기한다. 창과 앞마당에 '변화(Chaange)'라는 간판을 내걸고 있다. 할로윈 시즌에 사람들이 일종의 오바마 좀비처럼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슈아 프랭크는 반전활동가들이 "그들의 후보(오바마)가 이란에 대해 별 증거도 없이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아프간에 더 많은 병력을 보내기를 원한다고 해도", "이라크에서 즉각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는다고 해도" 모든 슬로건을 오바마 지지 슬로건을 바꾸었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자유권을 이야기 하는 사람들은 시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해외정보감시법(FISA)와 애국법에 찬성을 했는데도 오바마를 지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오바마 후보는 9월 해외정보감시법(FISA)표결에 참가 '해외정보 감시를 할 중요한 수단을 만드는 기회'라며 표결에 참가해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 해외정보감시법(FISA)은 테러방지를 목적으로 정보당국이 아무런 허가 없이도 외국과의 통신을 감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조슈아 프랭크는 1992년 민주당의 빌 클린턴이 대통령직에 올랐을 때도 유사한 모순에 맞딱뜨렸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무런 싸움없이 우리는 신자유주의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로 진행되었고, 통신법, 복지개혁이 진행되고, 글라스 스티걸법(Glass-Steagall Act)이 폐지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글라스 스티걸법 폐지는 이에 따라 상업은행이 투자은행 업무도 병행할 수 있게 되어, 현재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조슈아 프랭크는 민주당와 버락 오바마에게 '무조건적 지지'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