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왜 겁도 없을까?"

"'1% 정부' 비판 받으며, 복지예산 축소 왜?"

국회에서 내년도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명박 정부의 복지예산 축소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복지 축소' 비판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은 "경제는 비록 어렵지만 이로 인해 복지가 후퇴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장담했지만, 이를 곧이 받아들이는 이들은 많지 않은 듯하다.

MB "성장이 곧 복지".. '성장' 어디 있니?

당장 '부자들을 위한 세금은 깎아주고, 대신 가난한 사람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을 줄였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이 같은 비판에도 '성장이 곧 복지'라며, 경제성장에 올인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미국발 경제 위기 속에 이명박 정부가 제시한 '747'(7% 성장, 국민소득 4만 달러, 세계 7대 강국) 공약(公約)은 이미 '공약(空約)'이 되어버린 지 오래다. 7%는 고사하고, 금년 4/4 분기 성장률은 2.7%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항간에 떠도는 '747은 코스피 지수를 의미했다'는 얘기가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 상황이다.

또 이명박 정부는 과거 참여정부 시절 '일을 통한 빈곤 탈출'을 연상케 하는 '일자리가 곧 복지'라는 기조로,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했으나 이 역시 난망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5년 간 300만 개, 1년에 60만 개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으나, 2008년 10월 현재 일자리는 9만7천개가 늘어나는 데 그쳤다.

7% 경제성장을 이루고, 경제성장이 3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또 이 일자리가 곧 복지로 연결될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핑크빛 전망은 뿌리부터 흔들리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는 예의 '고통분담', '노사화합'을 강조하며, '국민적' 단합과 협조를 호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7일 라디오 연설을 통해 "불이 났을 때에는 하던 싸움도 멈추고, 모두 함께 물을 퍼 날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의 '성장을 통한 복지' 기조가 밑동 채 흔들리는 지금, 노동·빈곤 등 운동진영은 어떤 대응을 준비해야할까. 이명박 정부의 논리대로 복지는 일단 접어두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또 다시 '고통분담', '나라살리기'에 나서야 하는걸까.

"경제성장이 안 되면, 사회복지가 확대되어선 안 되냐"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09 복지예산안 및 이명박 정부의 사회복지정책 문제점과 대응방향' 토론회에 참석한 강동진 빈곤사회연대 집행위원장은 "경제성장 안 되면, 사회복지 확대되어선 안 되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유럽의 사회보장제도는 경제공황을 겪으면서 확대되었다"며 "복지가 확대된 것은 경제가 성장할 때가 아니라, 거꾸로 경제가 어려울 때였고, 이는 증명된 역사적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이어 "미국이 그나마 지금의 사회보장제도를 갖춘 것도 20년 대 대공황시기였고, 한국도 IMF 금융위기 시기 여러 가지 사회보장제도가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때문에 그는 지금이 오히려 '복지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고, 운동진영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활동을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돈은 없는 게 아니라 제대로 못 쓰는 것"

'복지 축소'와 함께 거론되는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작은 정부' 기조와 관련해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한국은 정부 규모가 OECD 국가에서도 최하위 수준이고, 또 그 중 사회복지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더 작다"며 "GDP 대비 사회복지지출 수준이 OECD 평균의 41.9%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정부가 '선진화 선진화' 떠들지만, 정작 사회복지 지출에서 선진국을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다"고 '작은정부론'의 허구성을 지적했다.

또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항상 '복지 축소'의 근거로 작동하는 어려운 경제상황, 즉 '돈(예산)이 없어서 복지를 늘릴 수 없다'는 주장에 대해 "입에 침도 안 바르고 하는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사회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OECD 평균에도 훨씬 못 비치지만 경제사업의 비중은 OECD 평균의 2배 이상"이라며 "돈이 없어서 사회복지에 투자를 못하는 게 아니라, 다른 데다 쓰고 있기 때문에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을 제대로 못 쓰고 있다"는 게 강동진 집행위원장의 주장이다.

"70%인 빈곤층.불안정노동층 조직화 해 목소리 키워야"

이날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운동진영의 대응방향과 관련해 산재해 있는 빈곤층, 저소득층, 불안정노동층 등의 '조직화'를 최우선의 과제로 제시했다.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예산 축소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종부세 등 부자들의 세금을 깎아줘서 비판받는 마당에 왜 겁도 없이 없는 사람들에게 지원될 돈을 깎을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것은 복지예산과 관련 된 사람들이 가장 힘 없고, 목소리도 크지 않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는 복지 예산을 삭감해도, 별 저항이 없고, 저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이는 빈곤층, 불안정노동층이 조직되어 있지 않은 데에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우리의 대응도 흩어져 있는 빈곤층과 불안정노동층을 조직화하고, 목소리를 키우는 데 모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용안정'으로 70% 빈곤층 설득할 수 있을까"

한편, 이와 함께 이날 강동진 집행위원장은 "이제는 고용안정이 운동의 제1의 목표가 되어야 하나를 진지하게 검토하고, 토론할 때"라며 빈곤층의 '조직화'와 함께 '고용안정' 문제가 검토되어야 한다고 논쟁적인 제안을 던졌다.

그는 이 같은 제안 이유에 대해 "현재 고용이 불안정한 사람이 70%에 이른다. 즉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안정화시킬 고용 자체가 없는 상황"이라며 "이 70% 빈민층, 비정규직, 몰락해가는 자영업자들에게 '고용이 제일이다'라고 하면, 설득력을 얻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빈곤층이나 저소득층은 운동진영에서 항상 제1의 요구로 이야기되는 '고용안정'에 이해관계를 갖고 있지 않고, 이 같은 현실에 맞게 운동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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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 복지예산 , 빈곤사회연대 , 이명박 , 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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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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