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일자리-복지동맹' 제안

16일 일자리 나누기 공개간담회

이명박도 하자는 ‘일자리 나누기’

문제는 ‘일자리 나누기’라는 말에서 시작한다.

이명박 대통령까지 ‘job sharing’이란 말로 일자리 나누기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보수언론도 연일 일자리 나누기에 나선 기업들을 칭찬하고 있다. 경제 위기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어려우니 있는 일자리라도 나눠가져야 하지 않겠냐는 논리다. 이들의 전제는 노동자의 양보, 특히 임금 양보다. 이를 위해 노사정이 사회적 대타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금속노조도 일자리를 나누겠다고 발표했다. 금속노조는 지난 8일 모든 노동자의 해고를 반대하고 총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의 일자리 나누기 방안을 발표했다. 이것은 양보가 아닌 노동자들 간 ‘연대’와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를 필요로 한다.

지난 총선 때부터 ‘노동시간 상한제’ 도입을 주장했던 진보신당은 16일 오전 10시 30분 당사에서 이에 대해 간담회를 열었다. 진보신당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앞으로 공개토론회 등으로 '일자리-복지동맹'을 구체화 시킬 계획이다.

‘일자리 나누기’ 용어 놓고도 쟁점

이날 간담회는 ‘일자리 나누기’라는 용어부터 쟁점이었다. 금속노조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기 전 밤샘 격론 끝에 일자리 나누기라는 말을 폐기하고 ‘일자리 만들기’라는 말로 정리했다.

노중기 진보신당 정책위원장은 ‘일자리-복지 동맹’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노 위원장은 “수세적 방어투쟁이 아니라 공세적 요구투쟁이 필요하다”며 “기본 전략은 노동계급 내적으로는 ‘일자리 동맹’에 기초한 총고용 보장, 그리고 계급 간 사회연대 수준에서는 ‘복지동맹’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성희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은 “보수언론과 현 정부가 임금감축을 전제로 하며 ‘일자리 나누기’를 자기 용어로 만들어버렸다”라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노동계가 주장하는 총고용 보장과 비정규직 피해 방지 등을 담고 있으면서 임금 감축을 전제로 하는 일자리 나누기와 상대화되는 개념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상호 금속노조 정책연구원은 “고용연대는 일자리를 지키고, 나누고, 만드는 개념이다”라며 “조합원이나 내부의 논쟁과 오해를 불식하고 생산적인 대안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키고 나누고 만들기'를 종합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어떻게’ 일자리를 나눌 것인가

이는 ‘어떻게’ 일자리를 나눌 것인가라는 쟁점으로 연결된다.

15일 지하벙커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제로 열린 2차 비상경제대책회의에선 대졸 초임을 낮추는 방안 등 노동자의 임금을 낮추는 것을 전제로 한 일자리 나누기가 제시되었다. 이에 기획재정부는 일자리를 나누는 기업에 인센티브나 재정 지원을 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노중기 정책위원장은 “자본이 임금삭감-양보교섭을 전제로 한 일자리 나누기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세적인 반대투쟁이나 무조건적인 총고용 보장으로 대응할 수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부담을 비정규직에 전가해 내부 균열을 더 심화할 개연성이 크다”라고 밝혔다. 또 “상층중심의 합의를 전제로 한 수동적인 교섭이나 타협 전략으로 나가서도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중기 정책위원장은 “노동 측의 일자리-복지동맹은 국가와 자본이 요구하는 고통분담(전담)이 아니라 비정규직과의 연대 등을 위한 실질적인 고통분담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며, 이를 정규직 조직된 노동자들이 수용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최소한의 비용부담이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총고용 슬로건이 옳더라도 그것에 수반하는 우리 쪽의 무언가가 있지 않으면 총고용 슬로건은 더 이상 정치적 의미를 갖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일자리 나누기라는 사회적 요구가 있다면 현실에서 발생하는 임금 축소의 문제를 임금 양보로 볼 것인가 임금연대로 볼 것인가, 노동자 책임론으로 갈 것인가 사회연대로 볼 것인가의 문제가 생긴다”라고 밝혔다. 오건호 연구실장은 “임금연대를 했을 때 경제위기의 책임자는 저쪽인데 그 책임이 우리에게 오는 우려와 저들은 우리가 조금 양보하면 더 밀어붙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라며 “하지만 이를 지나치게 예단하지 말자. 문제는 경제적 손익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효과를 어떻게 창출할 것인가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동맹군의 필요성

이명박 대통령의 ‘job sharing’이 노동자들의 일자리 연대, 일자리 동맹이 될 수 있는 가는 노동사회정치운동의 주체적 힘에 달려 있을 것이다.

김성희 소장은 “정부와 보수언론, 그리고 시민단체 까지도 노동을 압박해 노동만 고립될 가능성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김성희 소장은 “자영업자, 실업자, 노년층, 청년층 등 새로운 동맹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들과의 연대가 정규직 중심의 일자리와 어떻게 배치될 수 있는지 세련되고 현실 가능한 정책으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조돈문 카톨릭대 교수는 “노동계가 국민적으로 신뢰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고, 내부적으로는 1사 1노조도 못하는 조직에서 총고용 보장을 말하면 과연 이에 대한 신뢰가 생기겠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조돈문 교수는 “제조업과 그 제조업을 지원하기 위해 발생한 서비스업이 함께 지역을 거점으로 일자리 동맹을 만들어가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영일 영남노동운동연구소 소장은 “다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급박한 상황으로 인식하고 있는데, 문제는 발등에 떨어진 불이 3-4년 동안 갈 거라는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임 소장은 “지금 상황은 원하든 그렇지 않든 노동 쪽은 마지막 교두보만 남았다. 이미 노동 안에선 비정규직 입장이냐, 정규직 입장이냐 등으로 갈등이 있는데 한 가지 기준으로 대책을 만드는 것은 위험하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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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 경제위기 , 금속노조 , 진보신당 , 이명박 , 일자리 나누기 , 일자리 동맹 , 복지 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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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손노동자

    뭔 말들을 하는건지... 헷갈리게 수사 붙이지 말고요 지난 시간 그래서 낭비한 것들이 어딘데

    쉽게 말해 결국
    자본과 그의 수행자 부루조아 정권이 노동자 너네 더 양보하라! 그거잖아요. IMF 빌미로 저들은 고통분담 입에 달고 다니고, 노동계는 폼나게 정리해고 구조조정에 도장 꾸~욱 찍고 말여.

    현재 상황은 세계 불황 빌미로 [노동 너희 더 내어 놓아! 자본 살려고 안간힘 - 노총을 필두로 어정쩡하게 이것도 저것도 아닌 자세 취하기] 이거잖오. 노총 입장은 대 국민 여론 어쩌고 할 것이고,,, 오늘자 동아일보에 현자 파업 결의 상정 앞두고 쐐기를 박는 기사 띄워놓았더군여,,, 십년 전 수년 전과 똑같은 논조여~ 이것을 뒤엎을 기치도 없이 노동도 마찬가지 하세월 보내기 같어. 말 다한거조.

    솔직히 말하면 헷갈리게 하는 중간자들 없으면, 기묘한 장막 쳐놓은 것 좀 걷어내면 뭔가 확실한 전략 전술이 나올 듯도 해여. 이미 비정규직 천만시대! 왜 또 굳이 갈라치기하여 뭘 말하자는 건 무슨 울궈먹기 밖에 더 되겠슴까.

    제발, 노동 자신이 판단하여 어케 좀 해 봅시다.
    천만... 다 어디있나여. 불필요한 존재들만 항상 등장하는거지...
    끝내 가야 할 방향 제시 절대 없어라.

  • 결국 정규직 노조한테 자본에 백기 투항하라는 소리 ㅋㅋㅋ

    악질들 니들이 말하는데로 정규직이 투항하면 자본이 비정규직 챙겨줄꺼 같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저들이 그렇게 정규직을 이데올로기/물리 적으로 공격하는 이유를 진짜 모르냐?

    조직된 정규직 노조 깨고 나면 비정규직 x도 아닌거 아니까 그러는거 아니냐 금속을 비롯해서 소위 말해 좀 힘있는 노조들 그런 노조들 깨려고 혈안이 되어있는데 아주 놀고 자빠졌네

  • 빈손노동자

    위 동그라미님/ 정규직노조 1사1조직 세번 부결시킨 금속노조 현자지부부터 이미 자본에 백기투항한 것 아니던가요?
    죽은자슥 뭐 만지듯 미련 누가 갖고 잇는거지요?
    현장 정서라는 것부터 알려고하지 않은 행윈거지요. 식당 줄서기부터 다른, 봉건시대 신분 가르기치럼 깊은 계급 차별 현장 하청 비정규직 다 다 아는 거요.

    위 ㅁ내 말은 이런 지경이니 쟤들 좀 버리지 이제 그만!

  • 빈손노동자

    하루 이틀도 아니고 언론이란 언론엔 죄다 대공장 정규직 노조 야그 밖에 없지라. 왜일까요?

    지겨워.....

  • 진보신당반대

    진보신당노중기는 한신대 학생회 '등투 방해공작 장본인'이다.
    지난 민족한신 총학생회 다수 등투 저지 투쟁시기 재단측과 학생회 의견 방해공작 서슴치않았던 이른바 진보적 교수란 사람이 학생의견 깡그리 무시했다. 네 참 어이가 없어 이런 사람이 진보신당정책위원장이라니 학생울겨먹고 노동자 서민 기만하는 쓰레기 같은 사람 집단이 진보신당이다. 노동자 민중이 앞장서 이런 집단 없애자. 무슨 낮짝으로 챙피한줄 알아야지...

  • 현장에 있는 정규직 비정규직 차별 모르는 사람 어딨습니까?

    근데 그게 그렇다고 해서 결론이 정규직 죽어라 이거 입니까? 왜 자본이 정규직 비정규직 구분하고 정규직에게 상대적으로 비정규직보다 나은 처우를 해주는데요? 그건 정규직 비정규직 분열시켜서 정규직 부터 처버리고 비정규직 정리하려는거 아닙니까?

    저는 현장에서 정규직들이 비정규직 문제 외면하는거 아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민투위 문제나 여타의 정규직 노조들의 잘못된 운동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해결방법이나 결론이 정규직 죽이자 혹은 정규직 나쁜놈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게 바로 자본이 원하는겁니다.

  • 빈손노동자

    정규직 죽이자!라고 제가 그랬나요?
    정규직 아닌 조직 역량도 제대로 없는 천만노동자들 어케 좀 해보자라는 것이 제 주장 요지입니다.

    정규직 살릴 전략으로 나가고 싶으면 그런 세력들 글케 하면 됩니다. 빈손노동자들의 동조가 필요한 것인가요?

  • 빈손노동자

    o/ 말할 가치없다 느껴 하지않으려 했는데 현자 민투위라 하셨나요? 손학규같은 한나라당에서 민주당으로 갈아탄 자본 종넘을 지지한 자가 몸담고 있던 동네로 기억하고 있는데요.
    장치 이런 본성이 잠재한 동네로 알고 있슴니다.
    또한 몇 년 전이던가 비정규직노조가입 활동했다고 탄압받던 젊은 노동자가 자살했는데 모른 채 방치한 주 세력들 아니던가요?

    그래도 힘이 세어서 잘 나가는 조직 대단한거죠.

  • 혁명적 사회주의

    진보신당은 부르조아 야당 이다 ㅎㅎㅎ
    개웃음거리...진보신당 각성하라 !

  • 브르조아 야당 좋아하네

    현대차 정규직들이 비정규직 가입안시키고 자기 밥그릇 지킬동안 진보신당 당원들은 현대중공업 경비들한테 머리통이 깨지고 있구만.. 무슨 헛소리들을 지껄이고 있는 것이냐?

  • 우중진담

    강남 간 민주당 쒸레기 사깃꾼이 6.10군부독재 종식투쟁 주역이 강남화이트칼라이며 이들이 민주당 지지층이라고 똥변이던데,, 이런 부르좌본성과 무슨 연대어쩌고 붙어먹는 민주노총이라는 노동이라는 이름 팔아먹는 사기집단도 .

  • 우중진담

    위 노중기교수 왈 고통분담 정규직이 비정규직과 연대 최소비용 지불 어쩌고 한 거 노무현이 귀족노조 연봉 육천만원 어쩌고 양보하라 말한 것과 무슨 차이인지
    그것이 진정 진보신당 공식 정책인지
    현대미포조선 해고투쟁 굴뚝 농성 노동자를 두고 비용지불 어쩌고 하는 말이 나오게 생겼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