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버스 방화 사건 호도 말라”

경찰 "전철연 조끼 입고 방화"... 목격자들 아연

용산 살인진압 참사현장인 남일당빌딩 앞에 주차돼 있던 전경버스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불이 나 전경버스 한 대가 모두 불탔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24일 새벽 2시 50분께 5~7명의 남성이 천 종류의 물건을 들고 와 전경버스 타이어에 불을 놓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방화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현장에 있던 전경들이 "이들 남성들이 '전국철거민연합'이 쓰여진 조끼를 입고 있었다"고 진술했다며 전철연 회원들의 방화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대책위 농성천막이 불탈 수도 있던 상황"

그러나 '이명박정권 용산살인진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경찰이 전철연을 악마화하는 비열한 작태를 벌이고 있다"고 논평했다.

대책위는 당시 설 연휴 농성을 벌이고 있던 박승흡 민주노동당 대변인 등 민주노동당 관계자들이 불이 난 전경버스 바로 옆에서 천막을 치고 안에 있었다며 "농성 천막 바깥쪽이 소란하여 나가보니 정체불명의 시민들과 전경들이 시비가 붙었고, 이 사람들은 전철연 조끼를 입고 있지 않았다"는 박승흡 대변인 등의 목격 증언을 소개했다.

목격자들은 "이들이 전경차 앞쪽에 불을 지르고 황급히 택시를 타고 갔다. 이들이 불을 놓고 택시를 타고 달아나는데도 주변에 있던 전경들을 그냥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도 말했다.

대책위는 "대책위 농성천막이 전경차 바로 옆에 있었기 때문에 전경차 뒤쪽까지 불이 붙었다면 대책위 농성천막이 불탈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며 "사태가 이러하고 대책위 관계자들 중 목격자가 있음에도 경찰이 '전철연 조끼 입은 사람들'이라고 주장하며 마치 전철연에서 전경차에 불을 놓은 것처럼 사건을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은 "세상에 어느 멍청이가 나보란듯이 눈에 띄는 조끼를 입고 전경차에 불을 지를까?"라며 경찰의 발표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

한승수 총리 참사 현장 방문... "설 민심 잡기 행보 사절"

한편 대책위는 이날 오전 11시경 한승수 국무총리가 참사 현장에 차려진 분향소와 농성장을 찾아와 5분여 둘러보고 간 것에 대해 "여론을 호도하기에 급급한 한승수 총리가 이곳을 방문할 자격이 있는가. 설날 민심 잡기용 행보라면 절대 사절"이라고 논평했다.

또 "한승수 총리가 사태를 슬기롭게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살인진압 관련자들에 대한 문책부터 하라"면서 "그를 의지도 능력도 없다면 괜한 헛걸음할 필요가 없다. 책임자 처벌과 대통령 사과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여당 관계자들이 분향소나 농성장을 방문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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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 철거민 , 전철연 , 대책위 , 한승수 , 방화 , 박승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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