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중노조 법적대응 가당찮다"

대우조선노조 등 조선분과 노조들도 공동대응키로

임금 교섭을 회사에 위임한 현대중공업 노조와 금속노조가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금속노조는 현대중공업 노사의 이번 합의가 조선업종에 미칠 파장이 크다고 판단, 현중노조를 비판하는 홍보물 5만 4천 부를 2일 전국의 지부.지회에 배포했다. 금속노조에는 현대미포조선, 삼호중공업, 대우조선, 한진중공업, STX조선 등 대규모 조선사업장 노조가 소속돼 있다.

  현대중공업노조 교섭 위임과 관련해 금속노조가 배포한 홍보물 [출처: 금속노조]

현중노조는 이에 대해 "왜곡된 비방"이라며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오종쇄 현중노조 위원장이 직접 금속노조로 전화를 걸어 법적 대응 의사를 전했다고 한다.

금속노조는 3일 "현대중공업 노조의 법적대응 가당치도 않다"는 성명을 내고 "임금 협상을 사측에 위임하는 행위는 노동조합이기를 포기한 처사이며 정당한 금속노조의 일상적 선전홍보활동까지 법적 대응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대우조선노조도 지난달 25일 노조 소식지 <새벽함성>에 현중노조의 교섭 위임 소식을 다루며 "노동조합 존재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처사"라 비판하자 현중노조가 다음날 최창식 대우조선노조 위원장과 최인동 편집장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대우조선노조 등 금속노조 산하 조선사업장 노조들은 지난 2일 오후 2시 경남 창원 민주노총 경남본부에서 조선사업장 대표자회의를 열어 이번 사태와 관련 공동행동을 결의했다.

일부 조선사업장에선 사측이 현대중공업 사례를 직원들에게 교육하려는 움직임도 있어 위기감도 높다. 금속노조 조선분과 대표자들은 "오종쇄 위원장의 교안을 일부 사업장에서 조합원 교육으로 사용하거나 회사가 유인물이나 대자보로 현중노조처럼 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조선분과 대표자들은 조선소 구조조정에 맞서 △소비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동자들의 생활임금 확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회사 잉여금 사회환원 필요성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조합원용 선전홍보와 교육 강화 등으로 맞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