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진보신당 당대표 선거 불출마 선언

심상정 “경선 긍정성보다 당의 정치적 자원 모으기 위해”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가 신임 당대표 선출에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보신당은 지난 1일 있었던 1차 당대회에서 단일대표 선출을 결정하고 7일까지 후보등록 마무리, 23일부터 27일까지 당원 직접투표를 진행하고 29일 열릴 2차 당대회에서 신임 당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바 있다.

심상정 대표는 6일 ‘당원동지들게 드리는 글’을 통해 “고심 끝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대표/참세상자료사진

심상정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결정한 데는 당대표 출마가 유력한 노회찬 현 상임대표의 삼성X파일 관련 재판 결과가 크게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노회찬 대표는 1심 재판에서 징역 6개월에 자격정지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 받은 바 있다. 큰 변화가 있지 않는 한 앞으로 있을 재판에서도 실형이 확실시 되면서 2010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등에서 노회찬 대표의 정치적 행보가 위축될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

심상정 대표는 같은 글에서 “당의 주요 지도력 중 한 분인 노회찬 대표의 힘겨운 재판투쟁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심 대표는 “충정어린 조언들이 거취를 결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이제 막 조직체계 구축 등 제2창당의 첫걸음을 내딛은 상황에서 경선으로 만들어질 긍정적 효과보다는 당원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 우선이라는 제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당대회에서는 민주노동당을 탈당해 진보신당을 만든 당원들과 진보신당 건설 이후에 가입한 당원들 사이에 의견 차가 드러나기도 했다. 단일대표체계도 332명의 대의원 중 과반을 겨우 넘긴 167명의 찬성으로 결정된 바 있다.

또한 창당 이후 1년여의 시간 동안 임시체계를 유지함에 따라 지적되었던 사업 집행 등에 있어서 책임성의 불분명함, 소통체계의 불안정성 등을 극복하기 위한 당대표 선출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제기도 당 내부에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무리한 경선보다는 정치적 표상으로서 강력한 리더쉽을 구축해 당의 중심을 분명히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심상정 대표는 “우리당이 새롭게 출발함에 있어 책임 있는 리더쉽의 구조를 갖추어야 하고 아울러 당의 정치적 자원들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는 당원동지들의 바람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는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에서 특히 초기일수록 당의 리더쉽을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하고, “그것의 핵심은 리더쉽의 권한과 책임을 바로세우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심상정 대표는 “진보정당이야말로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전략적 선택이 중요”함을 강조하고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는 그 튼튼한 기초를 쌓아가는 출발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심상정 대표의 불출마 선언으로 진보신당의 이번 당대표 선거는 노회찬 대표의 단독출마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회찬 대표는 곧 후보등록을 마칠 예정이며, 다른 사람들의 출마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노회찬 대표의 단독출마로 이번 당대표 선거가 쟁점 없이 싱겁게 진행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심상정 대표는 “대안과 비전의 경쟁을 통해 당의 새로운 추진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지만 사실상 두 상임대표의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긍정적 측면만을 강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보신당은 9일 오전 당대표, 부대표 후보들이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가지는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당대표 선거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문] 당대표 경선 불출마를 결정하며 당원동지들께 드리는 글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저는 고심 끝에 이번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 당대회에서 단일지도체제가 가까스로 통과되기까지 과정을 지켜보면서 지도력구성과 관련한 당원동지들의 깊은 고뇌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우리당이 새롭게 출발함에 있어 책임있는 리더쉽의 구조를 갖추어야하고 아울러 당의 정치적 자원들도 하나로 모을 수 있어야 한다는 당원동지들의 바람을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당이 아직 반석위에 서 있지 못한 조건에서 제가 어느 자리에 서는 것이 당원동지들의 뜻에 부합하고 우리 당과 진보정치의 발전에 최선을 다하는 길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였습니다.

제가 거취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당을 걱정하고 당의 발전을 바라는 많은 분들이 의견을 주셨습니다. 대안과 비전의 경쟁을 통해 당의 새로운 추진력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견해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두 상임대표의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긍정적 측면만을 강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또 당의 주요 지도력 중 한 분인 노회찬 대표의 힘겨운 재판투쟁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이런 충정어린 조언들은 제 거취를 정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제 거취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제가 오랫동안 부여잡고 씨름했던 것은 진보정치의 발전을 위해 우리당의 이름으로 이루어내야 할 일이 너무도 많고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과 시간은 녹록치 않다는 절박함이었습니다. 우리는 선언이상으로 채워야할 내용 또한 많습니다. 이름값만으로 서는 대안 정당은 없으며, 중요한 것은 대중이 검증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실천적 결과입니다. 그것은 대표의 지위에서 뿐만 아니라 모든 당원들이 다양한 위치에서 또 당 안밖을 넘나들며 열정과 혼신을 쏟아내야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줄탁동기란 말처럼 안팎의 노력이 있어야 껍질을 깨고 새로운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지도부는 지도부로서 당을 이끌고, 당원들은 안팎에서 힘과 기반을 넓히는 일에 몸을 던져야 합니다. 누군가 그 일에 솔선해야 한다면, 그것이 저의 소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당원들과 함께 그 길을 개척하고 우리 정치의 지평을 넓히는 일에 무한책임의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당원동지 여러분.

우리는 지난 한계를 넘어 새로운 진보정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진보신당 창당 이후 1년간 창당 당시보다 세배가 넘는 당원이 우리와 함께함으로써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또 한편 새로운 진보정치를 열망하는 당 안팎의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지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동안 진보정당의 지도자라는 무거운 책임은 저에게 리더쉽에 대한 깊은 성찰을 요구하는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동지들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것처럼 새로운 진보정당운동에서 특히 초기일수록 당의 리더쉽을 제대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것의 핵심은 리더쉽의 권한과 책임을 바로세우는 것입니다. 지도체제에 대한 논의과정에서 당대표의 과도한 권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이 있었습니다만, 권한행사의 범위는 곧 책임의 범위를 의미합니다. 진보정당이야말로 불확실한 미래를 향한 전략적 선택이 중요한데 협소한 권한은 오히려 책임있는 지도력행사를 회피하는 중요한 기제가 될 수 있습니다. 먼저 리더십이 온전히 가능하게 한 뒤 그것이 만들어낼 수 있는 권위주의적 요소를 풀어가는 노력이 더욱 절실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전당대회는 그 튼튼한 기초를 쌓아가는 출발이 될 것입니다.

사랑하는 당원 동지여러분.

그동안 상임공동대표로서 부족함에 대해 머리숙여 송구스러움을 전하며 실천의 광장에서 다시 만나 뵙겠습니다.

2009년 3월 6일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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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 노회찬 , 당대표 , 진보신당 , 심상정 , 불출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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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진보노동자

    진보정치란,3DT(시기)업종이다.(어려울때 힘들때 위험할때)

  • 그냥

    그냥 간단히 "저는 서울시장 선거를,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노회찬 공동대표가 단일대표로 나눠먹기 하기로 했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뭐 이리 군더더기 자기합리화하는 말이 많은지.

  • 쓴다

    심상정은 청산되어야할 구태정치의 능구렁이 표상이다.

  • 그냥

    어려운 제2창당시기. 힘든과제와 부담은 떠넘기고(?)-물론 애초그럴 능력도 없었지만- 후보로 나가 얼굴마담하며 정치력 구축하려는..?

  • 민주노조

    심상정이나 노회찬이나 그 나물에 그밥이 아닌지 모르겠소이다. 상정씨 제발 단 한 순간을 살더라도 양심이란 걸 지니고 사시길 바랍니다. 당신의 기회주의적 출세주의 이제 신물납니다.

  • 그냥3

    '충정어린 조언' 좀 그렇네... 그냥 '동지들의 애정있는 조언'은 안되었나? 은평구가 제2 고향이라 자기에게 출마를 권한다고 하더니... (제2고향, 일산은? 파주랑 가까워서 고향이고... 한국이 다 고향이지 뭐.. ) 이제 완전 정치인이 되었구만... 참... 씁쓸...

  • 물.

    왠거지같은 넘들의 댓글이...니들 땅나라개들이냐? 아님 어용노조아랬것들이냐.쓰레기만도 못한 넘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