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축소 논란 헌법재판소로

인권위 대통령 상대로 권한쟁의심판 청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행정안전부(행안부)의 인권위 조직 축소 결정에 법적 제동을 걸었다.

30일 오전 10시 인권위는 헌법재판소에 '인권위와 그 소속기관 직제 개정령안'에 대해 대통령을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권한쟁의심판의 요지는 행안부가 독립기구인 인권위의 업무를 침해한 것과 직제 개정 과정에서 나타난 절차적 하자 등에 대한 판단이다.

인권위는 이 날 심판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선고 결정이 나올 때까지 직제 개정령의 효력을 정지해 달라는 효력정지가처분 신청도 함께 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지난 26일 차관회의에서 인권위 정원을 208명에서 164명으로 줄이는 직제 개정령안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고, 30일 오후 5시 국무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오전 영화감독 41인은 인권위 조직 축소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김태용, 박찬욱, 임순례 감독 등 2002년부터 인권위의 인권영화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감독들은 "인권위 축소는 문화예술을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인권영화 프로젝트가 한국 사회 인권 실현에 기여했으며, 7년 동안 자발적으로 참여한 2천여 명의 배우와 스텝들도 함께 인권의식을 성장할 수 있었던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 "인권위는 인권 감수성 확산을 위한 문화적 접근을 훌륭하게 해왔다"며 인권위 축소로 어렵게 이루어 가고 있는 사회적 인권의식이 사그라들 것을 우려했다.

41명의 감독들은 인권위가 "더욱 독립적 영역 안에서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야 한다"며 정부의 인권위 조직 축소 강행 방침의 철회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