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21% 축소. .44명 재배치

안경환 위원장 "되돌리고 싶지만 법적 책무 간과할 수 없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정원을 21% 축소하는 직제 개정령이 6일 발효됐다. 인권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인권위 배움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새 직제령 발효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위는 일단 새 직제령에 따른 후속조치를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안경환 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절차와 내용에 흠이 많은 직제령을 하루 속히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동시에 직제령 시행이라는 법적 책무를 간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 직제령에 따라 인권위는 '5본부 22팀 4지역사무소'의 현 직제를 '1관 2국 11과 3지역사무소'로 축소 개편하고, 현 정원 208명 중 44명을 줄여야 한다. 이에 따라 인권위는 우선 이날부로 전 직원을 사무처 소속으로 인사 발령을 내렸다.

인권위는 44명의 인원을 추려 지원 업무 등에 배치해 고용을 당분간 보장할 계획이다. 이 경우 일반직은 공무원 신분을 계속 유지하지만 계약직은 계약 기간까지, 별정직은 6개월 이후에 그만둬야 한다.

인권위 "헌법재판소 가처분 판단 신속히 내려달라"

안 위원장은 직제령 시행에 대해 "일시적으로 위원회 구성원들에게 쓰라린 상처를 안겨줄 것"이라면서도 "그 아픔을 달래면서 국민이 부여한 소임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련의 후속조치를 인권위답게 객관성, 공정성, 투명성을 기초로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인권위는 빠르면 금주 내로 후속조치를 마무리할 계획이지만 대대적 조직 개편에 따른 업무 차질은 불가피해 보인다. 새 직제령에 따라 후속 조치에 들어갔지만 인권위는 헌법재판소의 판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인권위는 지난 달 30일 헌법재판소에 이번 직제령에 대한 효력정지가처분신청과 권한쟁의심판청구를 제기했다.

안경환 위원장은 "위원회의 조속한 업무 정상화를 위해 헌법재판소가 가처분 판단을 신속히 내려줄 것을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인권위는 법적 대응과 별개로 향후 국가권력으로부터의 실질적 독립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