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비법 개정, 한국판 ‘팬옵티콘’이 온다

서갑원 의원 주최 인터넷 감시 우려 토론회...이번주 '공동행동주간'

팬옵티콘.

죄수를 감시할 목적으로 1791년 처음 설계된 원형 감옥. 이 감옥 중앙에 위치한 감시탑은 항상 어둡다. 이 감시탑을 둘러싸고 배치된 방의 죄수들은 알 수 없는 감시자로부터 늘 감시받고 있다는 느낌을 가지게 되고, 결국 감시가 내면화되어 스스로를 감시하게 된다.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현재 국회에서 논의 중인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 등 인터넷의 감시와 규제를 강화할 법안들이 통과된 이후의 한국을 팬옵티콘에 비유했다.

서갑원 민주당 의원 주최로 20일 열린 ‘인터넷 규제 강화, 빅브라더 탄생하나’ 토론회에서 송경재 경희대 교수는 “인터넷과 통신 관련 법안 개정은 단순히 정당 간 색깔 차이 내지는 진보·보수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이 감시사회로 가느냐 아니면 감시받지 않고 자유를 누리며 살 것이냐의 갈림길이다”고 말했다.

송경재 교수는 한국에서는 △유해 도메인 접속 차단 방식 △중개자인 ISP(Internet Service Provider)를 통한 통제 △개인에 대한 직접 법집행 △겁주기 효과로 자기검열 방식 등 4가지 규제 방식이 통합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통신비밀보호법 개정안을 “감시사회의 백미”로 지목했다.

송경재 교수는 “이 법안은 모든 국민이 언제 어디서나 범죄를 저지를지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통신 비밀에 해당하는 내용들을 사업자가 보관 혹은 관리토록 하고, 수사기관이 원할 때 제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터넷과 휴대전화, 유선전화를 국가관력인 수사기관 감시망 속에 가두어 국민 감시체계를 만드는 빅브라더가 탄생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교수는 지난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저작권법 개정에 대해 “도로교통법을 3회 위반한 자동차가 지나간 도로는 왜 폐쇄한다면 말이 되겠냐”고 비판했다. 저작권법 개정안은 저작권법 위반 게시물이 올라올 시 3차례 삭제 명령을 내리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게시판 자체를 폐쇄할 수 있도록 했다.

민경배 교수는 “인터넷 감시 관련법들을 모든 사이트에 일괄적으로 적용하고 일일이 살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렇다면 선별적으로 목표를 만들어 적용할 공산이 큰데 이 순간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높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런 우려의 목소리는 이번 주 내내 다양한 행사로 터져 나올 예정이다.

진보네트워크센터, 문화연대, 미디어행동, 인권운동사랑방, 민가협, 한국진보연대, 참여연대, 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정보인권사회단체들은 이번 주를 ‘통신비밀보호법 반대 집중행동주간’으로 지정했다.

21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22일은 네티즌들이 게시판에 통신비밀보호법을 반대하는 글을 올리고 문자를 보내는 등 ‘네티즌 행동의 날’로, 23일은 색안경을 착용하고 감시를 반대하는 사진을 찍는 ‘목요일엔 색안경’ 날로 보낸다. 24일에는 서울대학교 공익인권법센터 주최로 ‘테러방지와 인권보호의 조화’라는 주제의 토론회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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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시 , 인터넷 , 정보통신망법 , 통신비밀보호법 , 팬옵티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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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목록
  • 이꽃맘

    이 기사에 '파놉티콘'이라는 이름으로 달아주신 덧글이 스팸삭제 과정에서 실수로 삭제되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파놉티콘'님의 제기는 이 기사에 사용된 팬옵티콘이라는 말보다는 파놉티콘이라는 말이 더 많이 사용되는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확인 후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지적 고맙습니다.

  • qos

    나쁘게만 볼게 아니라 개정후 국민들이 볼수있는 이익과 혹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알아보려 노력해야 할것같네요.. 반대를 위한 반대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안됩니다.

  • 바야바

    통비법이 개정되면 요즘처럼 흉악한 범죄가 많이 발생하는 때에 어떤 면에서는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아닌가요?

  • 푸코

    기사 첫머리에 소개된 '팬옵티콘'은 1971년이 아닌 1791년 영국의 제레미벤담에 의해 최초로 설계되었습니다. 하지만 벤담이 '설계'한 원형감옥은 실제 '건축'에 이르지는 못하였지만, 후에 프랑스 철학자인 미쉘푸코가 그의 저서 "감시와 처벌"에서 근대 정치권력의 형태를 묘사하기 위한 메타포로 사용하면서 후에 감시사회를 상징하는 단어로 상용되었습니다.